트랙을 도는 과정은 고통스러워도 완주하고 나면 그 고통이 성취감으로 바뀐다. 학업에 매진하는 게 당장은 힘들어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뤄낼 수 있다면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뙤약볕 아래에서도 PAPS(학생건강 체력평가제도)가 시행됐다.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다섯바퀴 달리기’(1.6㎞, 즉 1마일 달리기)다. 숨이 가빠오고 땀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초주검이 된다.나는 체육시간에 이 다섯바퀴를 돌면서 문득 고등학생의 인생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랙을 도는 과정은 고통스러워도 완주하고 나면 그 고통이 성취감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학업에 매진하는 게 당장은 힘들어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뤄낼 수 있다면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출발’도 중요하지만 ‘마침표’가 더 중요하다는 점도 깨달았다. PAPS 달리기의 기록은 완주해야만 종료된다. 처음엔 넘치는 체력으로 빠르게 달려나간다. 그러나 두 바퀴가 되는 순간, 무리했던 그 페이스는 되풀이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지쳐서 더 늦게 결승선을 통과한다. 빠르게 달리다 지치는 것보다 꾸준히 달리는 게 중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힘든 것은 한순간이고 기쁨은 영원하다는 사실이다. 트랙을 세 바퀴 돌 때부터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잠시 걸어갈까’ 하는 유혹도 생겼지만, 지쳐 걸어가는 다른 학생들의 모습이 너무 허탈해 보였다. 오히려 쉬지 않고 달린 나를 돌아보며 높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끈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트랙을 돌 때 가장 힘든 구간이 세 바퀴째다. 체력도 다하고,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행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고등학교 2학년은 꼭 트랙의 세 바퀴째 같다. 친구들이 모두 용기를 얻고 무사히 삶의 한 트랙을 완주하면 좋겠다.
김진영 생글기자(상산고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