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디지털 경제와 신뢰
디지털 경제는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과 데이터에 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면에서 신뢰가 중요.
기업의 생존을 위해 수익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기업활동의 ‘동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은 사회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갖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우리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을 때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다. 비행기 회사가 안전에 소홀할 경우 수백 명을 해치는 무기로 둔갑할 수 있다.
디지털 경제는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과 데이터에 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면에서 신뢰가 중요.
![[디지털 이코노미] 영국 퀘이커 교도들의 비즈니스 성공 비결은?](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AA.33880289.1.jpg)
사람들이 모든 기업의 행동을 감시할 수 없다. 소비자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서 기업이 한 약속을 지킬 것이고, 고의적으로 피해를 입힐 리 없다고 기대한다. 페이스북을 쓰면서 가족이나 친구와 쉽게 연락하고 나의 상황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그 과정에서 데이터는 허용한 범위 내에서만 사용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사실은 달랐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선거 진영은 데이터 기업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를 고용했다. 이들은 8700만 명의 페이스북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정치 광고를 만들었다.신뢰 중시한 영국 퀘이커 교도사람들은 집단의 이익을 높이는 데 협력하는 사람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기업이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사람들은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에서 일하기를 원하고 대가를 주고 싶어한다. 그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보다 관대한 입장을 취한다. 하지만 기업이 고의적으로 피해를 입혔다는 걸 알게 되면 배신감은 훨씬 더 클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 이익에만 관심 있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하지 않고, 법적인 문제가 있으면 처벌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우버가 경쟁자인 리프트의 서비스를 고의적으로 방해하고, 리프트 운전자를 빼내기 위해 특별팀까지 꾸렸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들은 우버를 악당으로 여겼다.
기독교의 한 종파인 퀘이커 교도의 사례는 신뢰가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영국에서 퀘이커 교도는 1828년까지 대학에 가거나 정치에 참여하는 일이 금지됐다. 대거 비즈니스 영역에 참여하게 된 배경이다. 1700년대 중반 시작된 산업혁명 시기 이들은 크게 두각을 보였다. 그들의 비즈니스가 신뢰에 기반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퀘이커 교도가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아도 약속을 지킨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영국의 철강산업을 이끈 다비 가문이 대포를 생산하는 일을 거부한 게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비즈니스를 통해 공동체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 1850년대 퀘이커 교인은 영국 인구의 0.5% 수준이었지만 많은 비즈니스 분야에서 성공을 이뤘다. 바클레이스 은행, 클락스 신발, 캐드버리 초콜릿이 대표적이다.비즈니스 세계에서 ‘신뢰는 화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