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口尙乳臭 (구상유취)
▶한자풀이
口: 입 구
尙: 오히려 상
乳: 젖 유
臭: 냄새 취


입에서 아직 젖내가 나다
말과 행동이 아주 유치함
-<사기(史記)>

한나라 왕 유방(劉邦)이 초나라의 항우(項羽)와 천하를 걸고 싸우던 때의 일이다.

한때 한나라에 복종했던 위나라 왕 표(豹)가 부모의 병간호를 핑계로 평양으로 돌아가버렸다. 그런데 귀국한 표는 하진(河津)을 차단하고 항우 편에 붙었다. 분노한 유방은 표를 치기 위해 한신(韓信)을 보냈다. 군대를 싸움터로 보내면서 유방이 역이기에게 물었다.

“표 군사의 대장은 대체 누구냐?”

“백직(栢直)이라는 자입니다.”

“뭐, 백직이라고?”

유방이 코웃음을 쳤다.

“그런 자는 구상유취(口尙乳臭)야. 백전백승(百戰百勝)한 한신을 절대 당해낼 수 없지.”

유방의 호언장담처럼 표는 도저히 한신의 적수(敵手)가 되지 못했다. 한신은 순식간에 위나라 군사를 무찌르고 표를 사로잡아 유방에게 압송했다. 끌려온 표가 머리를 조아려 간청하자, 유방은 노여움을 거두고 형양의 수비를 맡겼다. <사기(史記)>에 나오는 이야기다.

구상유취(口尙乳臭)는 ‘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는 뜻으로, 말과 행동이 아주 유치함을 일컫는 말이다. 어리고 하잘것없음을 비난조로 이르는 말이다. 입에서 젖비린내가 난다는 황구유취(黃口乳臭) 황구소아(黃口小兒)도 뜻이 같다. 황구(黃口)는 새 새끼의 주둥이가 노랗다는 뜻에서 비롯됐으며, 철없는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표현이다.

삼척동자(三尺童子)는 키가 석 자 정도밖에 되지 않는, 철없는 어린아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무식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그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다’ 식으로 쓰인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공자는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부모는 부모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고 했다. 세상에는 몸은 키다리이면서 생각은 난쟁이인 자가 의외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