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국지수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직원들이 국내외 증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경DB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직원들이 국내외 증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경DB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또 불발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지난달 22일 ‘2023년 연례시장 분류 결과’에서 우리나라를 선진국 대상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포함하지 않았다.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려면 관찰대상국에 1년 이상 올라 있어야 한다. 이로써 한국 증시의 선진국지수 편입 도전은 다음 기회인 내년 6월로 넘어갔다. 한국이 내년 6월 관찰대상국에 지정된다면 1년 뒤인 2025년 6월 선진국지수 편입이 정식 발표되고, 2026년 6월 실제 편입이 이뤄진다. 해외 큰손들의 투자 결정에 영향 미쳐대한민국은 선진국일까, 개발도상국일까. 국내총생산(GDP) 세계 10위에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달러를 넘었으니 경제적 위상이 여러모로 선진국 반열에 오른 지 오래다. 하지만 국제 자본시장에서는 온전히 선진국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 증시의 숙원인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번번이 불발되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

MSCI 지수란 미국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가 1969년 만든 세계 주가지수다. 국가마다 S&P500, FTSE100, 닛케이225 등 대표 주가지수가 있지만 구성 방법이 제각각이다. 여러 국가에 분산 투자하는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MSCI가 글로벌 차원의 지수를 설계한 것이다. MSCI는 주식시장의 발전 단계에 따라 국가별로 그룹을 분류해 선진국지수, 신흥국지수, 프런티어지수를 산출한다. 한국은 중국, 인도, 대만, 브라질 등 27개국과 함께 신흥국지수에 들어가 있다.

한국이 신흥국지수에서 선진국지수로 이동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외국인 투자금이 국내 증시로 흘러들어와 주가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MSCI 지수를 참조해 투자 결정을 내리는 패시브 펀드 자금은 2020년 말 기준 14조5100억달러에 달한다. 선진국지수(12조1050억달러)를 벤치마크로 삼는 자금이 신흥국지수(2조4050억달러)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앞서 MSCI는 지난달 8일 발표한 ‘시장접근성 평가’에서 총 18개 항목 중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등 6개 항목을 지난해와 같이 ‘마이너스’(개선 필요)로 평가하고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분류했다. 올해 한국의 선진국지수 편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애초부터 많았다. 지수 편입 최종 불발…내년에 기회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선진국지수 편입은 불발됐지만, MSCI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식시장 관련 제도 개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영문 공시 단계적 의무화, 배당 제도 개선 등의 방안을 잇달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