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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의 경자유전 원칙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달 22일 충남 홍성의 한 마을을 찾아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한 현장 농업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단군 이래 처음이라는 농지 전수조사와 농지법 개정이 최근 농촌지역과 사회에서 큰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습니다.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이 투기 목적으로 논밭을 소유하는 것을 막고 농지와 관련한 각종 데이터도 잘 구축하겠다는 제도 개선의 뜻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고령과 건강 문제 때문에 농지를 관행적으로 임대해온 농지 소유주들이 자칫 땅을 강제매각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나면서 농민들의 반발이 커졌습니다. 최근 정부는 투기 목적이 아닌 관행적인 임대차나 휴경(농사 짓지 않는 농지)에 대해서는 강제처분을 유예해주기로 한발 물러섰습니다.이번 이슈는 이재명 대통령이 헌법상의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강조한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경자유전이란 용어는 생소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토지제도와 농정(農政)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개념이기에 공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경자유전은 말 그대로 농사 짓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실제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게 하고, 농사 짓지 않는 사람이 투기나 임대 목적으로 농지를 소유하는 것을 제한하는 제도적인, 철학적인 기반이죠. 농업이 기본이었던 근대 이전 사회에선 토지가 가장 중요한 생계 수단이자, 지배층의 권력 기반이었습니다. 농민이 땅을 가져야 나라가 안정된다고 생각했죠. 일제강점기 때는 수탈이 심한 소작농 제도로 인해 농민의 고통과 불만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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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콤한 유혹 ‘최고가격제’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14일자 A8면에 ‘6개월 다 됐는데 … 출구전략 못 찾는 석유 최고가격제’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미국-이란 전쟁이 종전은커녕 중동 전역으로 번지고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한시 조치’에 그쳐야 할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장기화할 우려가 커졌다는 기사입니다. 기억이 많이 흐려지기도 했고 종료 시점을 점치기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최고가격제를 키워드로 한 번 더 공부해 보겠습니다.‘물가 방파제’ 역할 했지만석유제품 최고가격제는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국내 물가의 연쇄적인 상승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3월 13일 도입했습니다. 정유회사가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석유류 공급 가격에 상한선(price ceiling)을 정해 시장가격을 통제하고, 이에 따른 정유사의 손실을 정부 재정으로 보전해 주는 프로세스로 진행됩니다.석유 최고가격제는 시행 직전, 논란이 적지 않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해외 변수로 인한 국내 경제 충격파를 막기 위해 비상조치가 필요할 수 있지만, 부작용이 워낙 커 극히 예외적이고 한시적인 시행에 머물러야 한다는 게 중론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가격과 수급은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완전히 시장에 맡겨졌는데, 최고가격제 시행은 이를 30년 만에 거스르는 조치라는 점에서 우려가 컸습니다.다행히 시행 6개월 동안 성과는 있었습니다. 이 제도가 없었다면 지난 6~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개월 연속으로 3%를 넘길 수 있었는데, 실제론 2%대에 묶였습니다. 8월에도 물가상승률이 3%대 중반까지 갈 수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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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지배구조의 새 흐름 '인적분할'

    LG화학으로부터 분할된 2차전지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2022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신규 상장 기념식을 치르고 있다. 한경DB한국경제신문은 지난 7일자 1면에서 ‘지배구조 새판짜기, 키워드는 인적분할’이란 제목의 기사를 주요하게 다뤘습니다. 요즘 국내 기업들이 지배구조와 사업구조를 다시 짜는 핵심 수단으로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택하고 있다는 요지의 기사입니다.기업분할 뉴스는 증권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어마어마합니다. 기업을 쪼개는 방식에 따라 기존 회사(존속회사)의 주가가 춤을 추게 되는데, 주가가 급락할 경우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특히 물적분할은 제3자 유상증자와 함께 기업가치는 물론, 주주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악재로 받아들여지곤 합니다. 청소년에겐 용어가 다소 생소하고 내용이 딱딱할 수 있지만, 기업분할 방식을 대체적으로 이해하게 되면 기업과 자본시장이 돌아가는 원리와 그에 얽힌 스토리를 재미있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순환출자 해소에서 기업가치 제고까지기업을 쪼개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과거엔 순환출자가 문제였습니다. A기업이 B기업의 최대주주가 되고, B기업은 같은 식으로 C기업을 지배하며, 다시 C기업은 A기업의 지분을 대량으로 매입해 서로 얽히고설키는 지배구조가 우리나라 대기업에 흔했습니다. 적은 자본으로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최대한 높이려고 한 결과인데요, 이로 인해 그룹 오너의 독단적 경영이 심했고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이 불투명했던 게 사실입니다.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같은 순환출자 해소에 나섰습니다. 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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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도라의 상자’ 된 노란봉투법

    제2조와 3조의 개정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개정 노동조합법, 일명 ‘노란봉투법’이 다시근 주목받고 있습니다.작년 8월 법 개정을 앞두고는 파업과 같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범위를 좁히는 게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그런데 진짜 ‘판도라의 상자’는 노동쟁의의 대상을 넓혀놓은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에 대해 삼성전자 노조가 노란봉투법을 근거로 반대 입장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노동자 권익 확대, 산업 평화의 문제를 넘어 국가경제적인 중대 요인이 되고 있어 청소년 여러분의 관심도 필요해 보입니다.노란봉투법의 뼈대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파업으로 손해가 발생할 때 조합원 전원에게 연대 책임을 묻던 관행 대신, 조합원 개개인의 참여 정도에 따라 책임을 나누게 한 게 첫 번째입니다. 파업 참가 노조원의 손해배상 책임에 일정한 제한을 가한 것이죠. 다음으로 사용자의 범위를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로 넓혔습니다. 이로써 하청 기업의 노동자가 원청 기업 측과 직접 임금, 고용조건 등을 교섭하는 길이 열렸습니다. ‘사업경영상의 결정'이란 모호한 개념문제는 마지막 노동쟁의 개념의 확대 부분입니다. 종전엔 임금과 근로시간 같은 좁은 의미의 근로조건만 쟁의 대상이었고, 이들 건에서 노사 양측이 대립할 때만 파업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노란봉투법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까지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이 부분이 호남반도체 투자 프로젝트와 연결되고 말았습니다. 삼성전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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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찮아서, 부끄러워서…"거스름돈 안 받아요"

    “거스름돈 가져가셔야죠” “괜찮아요. 안 가져갈래요”서울 시내 버스 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카드를 들고 오지 않아 현금으로 요금을 내는 승객 가운데 귀찮거나 부끄럽다는 등의 이유로 거스름돈을 외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한 마을버스 기사는 “학생 중 10%는 현금을 내는데, 거스름돈을 가져가지 않는 비율이 체감상 절반 이상”이라고 했다. 교통카드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은 아예 ‘현금 없는 버스’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동전 사라지는 속도, 작년보다 2배 빨라동전을 쓰는 사람이 갈수록 줄면서 중앙은행 금고에 쌓여가는 동전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주화(鑄貨) 순환수 금액은 15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7억 원)의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순환수액이란 환수액에서 발행액을 뺀 금액이다. 이 수치가 급증한 것은 그만큼 시중의 동전 수요가 높지 않아 재발행 속도를 늦췄다는 뜻이다.한은은 매년 꾸준히 진행하던 ‘범국민 동전 교환 운동’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2019년 5월 동전 2억2100만 개(총 322억 원어치)를 은행권으로 바꿔준 게 마지막이다. 한은은 “2018년까지만 해도 주화 수요가 상당히 높았지만, 카드와 같이 현금이 아닌 지급 수단의 이용이 확대되면서 주화 사용도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가계지출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1.6%(2021년 기준)까지 낮아졌다. 신용·체크카드(58.3%)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사실 ‘비용 효율성’을 생각하면 동전은 안 만드는 게 나은 물건이다. 액면가치보다 제조원가가 비싸서다. 동전은 구리를 비롯한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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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히 살고 싶어요, 관광 그만 와주세요"

    이탈리아 피렌체는 지난 6월 역사지구 내 신규 단기 주택 임대를 금지했다. 쉽게 말해 가정집을 에어비앤비 숙소로 용도 변경할 수 없게 한 것이다. 피렌체는 해마다 평균 1500만 명이 찾는 세계적 관광도시다. 하지만 제한된 공간에 관광객이 과잉 유입되다 보니 시민들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집주인들이 수입이 짭짤한 에어비앤비 임대로 몰리면서 정작 현지 주민의 보금자리가 부족해진 문제가 대표적이다. 피렌체에서 월세를 살려면 급여의 72%를 지출해야 한다는 충격적 통계까지 나왔다. 여행자 덜 오게 하려고…입장료 걷고 규제 늘려관광객이 지나치게 몰려 주민과 관광객 모두 불편을 겪는 현상을 ‘오버투어리즘(over tourism)’이라고 한다. 오버투어리즘에 질려 여행객 유입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꺼내드는 도시가 잇따르고 있다.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의 구시가지에서는 바퀴 달린 여행가방을 끌다가 적발되면 벌금 265유로(약 38만 원)를 내야 한다. 돌과 자갈로 포장된 길에서 캐리어가 일으키는 소음에 고통을 호소한 주민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수상 도시 베네치아는 내년 1월부터 3~10유로(약 4000~1만4000원)의 입장료를 걷는다. 베네치아 본섬 역사지구와 리도·무라노·부라노 등 주변 섬을 찾는 당일치기 여행객이 대상이다. 숙박객에게 관광세를 부과하고 있는 만큼 당일치기 여행객에게도 부담을 지우겠다는 것이다.늘어난 관광객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순기능도 하지만 교통체증, 환경 훼손, 임대료 상승 등의 부작용도 유발하는 만큼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얼떨결에’ 관광 명소가 되어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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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32% 뛴 나스닥…상승세 주도한 '7총사'

    ‘31.7%’. 미국 나스닥지수의 올 상반기 상승률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1983년 이후 40년 만에 최대치다. 상·하반기를 통틀어 범위를 넓히면 닷컴 버블 때인 1999년 하반기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나스닥지수는 1년 동안 33.1% 떨어지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해가 바뀐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분위기 반전을 이끈 키워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다. 챗GPT 열풍으로 생성형 AI와 관련된 기술기업 주가에 불이 붙었다. AI 열풍 속 거침없는 상승…美증시 ‘구세주’로“‘매그니피센트7’이 증시를 주도했다.”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일 뉴욕증시의 강세 원인을 분석한 기사에 나오는 표현이다. 매그니피센트7은 애플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알파벳, 테슬라, 아마존까지 7개 기업을 일컫는 신조어다. 원래는 1960년대 서부 영화 ‘황야의 7인’의 영어 제목(The Magnificent Seven)인데, 최근 증권가에서 새로운 의미로 쓰이고 있다.AI 테마에 올라탄 이들 7개 종목은 올 들어 주가가 적게는 30~50%, 많게는 150~200% 올랐다.경제계에서는 그때그때 주목받는 기업들의 머리글자를 딴 신조어가 종종 등장한다. 3~4년 전만 해도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앞글자를 딴 ‘팡(FAANG)’이 고성장 기술주를 상징하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이제 “FAANG주의 시대는 끝났다”(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게 투자자들 반응이다.나스닥시장에 상장한 빅테크 중 상반기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종목은 엔비디아다. 연초 대비 189.4% 수직 상승하며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는 AI 학습에 꼭 필요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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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눈으로 본 한국 증시, 아직 자격 미달?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또 불발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지난달 22일 ‘2023년 연례시장 분류 결과’에서 우리나라를 선진국 대상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포함하지 않았다.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려면 관찰대상국에 1년 이상 올라 있어야 한다. 이로써 한국 증시의 선진국지수 편입 도전은 다음 기회인 내년 6월로 넘어갔다. 한국이 내년 6월 관찰대상국에 지정된다면 1년 뒤인 2025년 6월 선진국지수 편입이 정식 발표되고, 2026년 6월 실제 편입이 이뤄진다. 해외 큰손들의 투자 결정에 영향 미쳐대한민국은 선진국일까, 개발도상국일까. 국내총생산(GDP) 세계 10위에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달러를 넘었으니 경제적 위상이 여러모로 선진국 반열에 오른 지 오래다. 하지만 국제 자본시장에서는 온전히 선진국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 증시의 숙원인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번번이 불발되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MSCI 지수란 미국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가 1969년 만든 세계 주가지수다. 국가마다 S&P500, FTSE100, 닛케이225 등 대표 주가지수가 있지만 구성 방법이 제각각이다. 여러 국가에 분산 투자하는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MSCI가 글로벌 차원의 지수를 설계한 것이다. MSCI는 주식시장의 발전 단계에 따라 국가별로 그룹을 분류해 선진국지수, 신흥국지수, 프런티어지수를 산출한다. 한국은 중국, 인도, 대만, 브라질 등 27개국과 함께 신흥국지수에 들어가 있다.한국이 신흥국지수에서 선진국지수로 이동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외국인 투자금이 국내 증시로 흘러들어와 주가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MSCI 지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