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 하락은 로스앤젤레스, 뉴욕 맨해튼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통계 회사 코스타그룹은 올 1분기 미국 전체에서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비어 있는 오피스 비율이 12.9%로, 2000년 집계 시작한 이후 최고치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어 공실률은 내년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임대도 안 되는데 금리까지 계속 오르자 부동산 회사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불안이 은행권으로 고스란히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회사들이 주로 중소 은행에서 돈을 빌렸기 때문이다. 미국 부동산 정보업체 트레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는 5조6000억 달러(약 7400조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이 1조 달러를 넘는다. 만기 도래 때는 높아진 시중금리를 반영해 대출금리도 오르게 된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대출에 한층 깐깐한 잣대를 들이미는 중소 은행들이 아예 돈을 빌려주지 않을 수도 있다. 상업용 부동산이 줄줄이 강제 매각되는 과정에서 은행이 또 다른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임대 수익이 줄어든 부동산 회사가 건물을 담보로 빌린 원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브룩필드, 워터브리지캐피털, 블랙스톤 등 일부 상업용 부동산은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가격 더 내려갈 것” vs “폭락 우려는 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