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디지털 경제와 비즈니스 모델
디지털 신생기업이 기존 기업의 핵심 서비스만 빼내는 디커플링 전략에도 수익 모델 변경으로 건재.
디지털 신생기업이 기존 기업의 핵심 서비스만 빼내는 디커플링 전략에도 수익 모델 변경으로 건재.

과거에는 TV 구입을 위해 매장에 가고, 제품을 고르고, 그중 하나를 선택해 구매하는 과정을 베스트바이 한 곳에서 끝냈다. 하지만 신생 디지털 기업들은 이 연결고리를 끊고, 그중 하나만 담당한다. 아마존은 고객이 베스트바이에서 제품을 선택하고 구매로 넘어가는 연결고리를 깨뜨렸다. 제품 선택은 베스트바이, 구매는 아마존으로 분리한 것이다.
버치박스도 유사하다. 버치박스는 뷰티 제품의 테스팅과 선택 및 구매를 분리했다. 테스팅은 버치박스에서, 선택과 구매는 다른 소매점에서 하게 된 것이다. 신생 디지털 기업은 기존 기업이 예전부터 제공하던 서비스 단계 중 일부만 도태시키고, 그렇게 분리해낸 일부를 중심으로 전체 비즈니스를 구축했다. 전통적인 경쟁에서는 경쟁자가 성공한 기존 기업의 모든 비즈니스를 대체하려 했지만, 신생 디지털 기업은 달랐다. 고객에게 약간의 가치만 제공하더라도 고객을 빼내 올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기업의 모든 부분을 대체할 필요가 없었다. 매장 임대료, 판매원 인건비, 생산시설 등에 투입되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더더욱 기존 기업을 완전히 대체할 필요가 없었다. 탈레스 테이셰이라 하버드 경영대학 교수는 신생 디지털 기업의 이런 전략을 ‘디커플링’이라고 정의한다.핵심은 공간의 효율적인 재활용기존 기업은 신생 디지털 기업의 디커플링 전략에 속수무책이었지만,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베스트바이가 대표적이다. 베스트바이는 쇼루밍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아마존 가격에 판매하기도 하고, 매장에서 아마존 검색을 막기도 했다. 하지만 고객들의 행동 변화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때 베스트바이는 수익 창출 대상을 고객에서 가전제품 제조사로 변경했다. 베스트바이는 삼성에 매장 내 삼성 전용 제품 공간 설치를 제안하며 수수료를 요구했다. 눈에 잘 띄는 전시 공간을 별도로 내주고 비용을 받겠다는 것이다. 2013년 삼성과의 계약을 시작으로 LG,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과도 같은 계약을 체결했다. 비즈니스 모델이 판매에서 쇼룸으로 바뀐 것이다. 수익률은 급상승했다. 오늘날 베스트바이 수입의 대부분은 입점 수수료가 차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