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처럼 현장 실습생이 죽거나 다치는 일이 생기면 관련 기관은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기 바쁘다.실습생들이 제대로 일을 배우고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생글기자 코너] 반복되는 현장실습생 사고, 대책 마련 시급하다
전주 콜센터 현장 실습생 자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다음 소희’가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에서 비평가 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이 작품에서 춤추기를 좋아하는 특성화고 학생 소희는 콜센터 실습 후 비극적인 선택을 하고, 사건을 담당한 형사 유진은 조사 과정에서 소희가 겪은 부당한 일에 분노한다.

현장 실습생 관련 사고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일어난다. 2021년 10월엔 여수에서 현장 실습하던 특성화고 학생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학생은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떼어내라는 지시에 따라 청소를 하던 중 사망했다. 수중에서 작업해야 함에도 제대로 된 잠수 장비를 제공받지 못했다. 나중에 장비를 받았지만 크기가 맞지 않았고 그나마 산소호흡기는 고장 나 있었다. 피해 학생은 잠수 장비를 벗고 나오려 했으나 허리에 차고 있던 납 벨트 때문에 빠져나오지 못했다.

사건 발생 후 특성화고가 불법 파견업체 역할을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다음 소희’에서 형사 유진은 사건 조사를 위해 교육청 장학사를 찾아간다. 그러나 “교육부까지 가야 속이 풀리겠느냐”는 답을 듣고 돌아온다. 영화에서처럼 현장 실습생이 죽거나 다치는 일이 생기면 관련 기관은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기 바쁘다.

지금도 열악한 환경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위험에 노출된 현장 실습생이 있을지 모른다. 실습생들이 제대로 일을 배우고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재현 생글기자(이대부고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