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영하 추위 속 길게 늘어선 무료 급식소 사람들
얼마 전 서울 종로 탑골공원 근처에 있는 무료 급식소 앞을 지나갔다. 이른 아침 영하의 날씨에도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오랜 시간을 기다린 사람들이 받아가는 것은 주먹밥 하나와 된장미역국 한 그릇이었다. 음식을 받은 사람들은 보도 한 구석에 쪼그려 앉아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은 노인만이 아니다. 안정된 일자리를 잡지 못한 20~30대도 무료 급식소 근처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무료 급식소 운영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후원금을 기부하거나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사람은 줄어든 반면, 물가 상승으로 운영비는 늘었다. 이 때문에 급식 횟수를 줄이기도 하고, 운영난을 겪다가 결국 문을 닫는 곳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정부 지원금이 있지만 급증한 식재료비를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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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을 악화시키는 것은 또 있다. 무료 급식소 중에는 무허가 시설이나 불법 건축물에서 운영되는 곳이 많다. 시·군·구청에서 단속이 나오면 과태료를 내거나 철거해야 한다. 재개발이 이뤄지면 그곳에서 운영되던 무료 급식소도 문을 닫는다. 새로 문을 열 곳을 찾으면 좋겠지만 일반 상가에 무료 급식소를 열기는 쉽지 않다.

고물가로 취약계층의 생계는 더욱 힘들어졌다. 언론 보도를 보면 앞으로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다. 무료 급식소마저 하나둘 사라진다면 주먹밥 하나를 받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추위 속에 기다리던 사람들은 또 어디로 가서 한 끼 식사를 해결해야 할까.

우연정 생글기자(원주금융회계고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