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同床異夢 (동상이몽)
▶한자풀이
同: 같을 동
床: 침상 상
異: 다를 이
夢: 꿈 몽


같은 잠자리에서 다른 꿈을 꾸다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함을 이름
- 남송(南宋)의 학자 진량(陳亮)<201>

중국 역사에서 춘추전국시대는 혼란기였다. 주(周) 왕실의 권위가 무너지면서 제후국들은 합종연횡(合從連橫)을 거듭했다. 힘이 약하면 뭉치고, 힘이 강해지면 어제의 동맹을 먹이로 삼는 걸 서슴지 않았다. 공자 맹자가 인(仁)과 덕(德)을 주창한 배경이며, 오늘날에도 합종연횡에서 음모적 색채가 짙게 배어나는 이유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은 같은 잠자리에서 다른 꿈을 꾼다는 말이다. 겉으로는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을 이른다. 남송(南宋)의 학자 진량(陳亮)이 처음 사용한 말로 전해온다.

상(床)은 평상 또는 잠자리를 가리킨다. 예로부터 침대를 써온 중국에서는 나무로 다리를 세우고 그 위에 널빤지를 얹혀 잠자리로 썼는데, 이게 상이다. 온돌 문화인 우리나라에서는 방바닥 잠자리가 상인 셈이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기상(起床)이라 하고, 병자가 앓아누운 자리를 병상(病床)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동상이몽은 동상각몽(同床各夢)으로도 쓴다.

면종복배(面從腹背)는 겉으로는 복종하지만 속에는 딴마음을 품고 있음을 이른다. 우리 속담 ‘앞에서 꼬리치는 개가 뒤에서 발뒤꿈치 문다’와 뜻이 같다. 입에는 꿀이 있고 배에는 칼이 있다는 구밀복검(口蜜腹劍), 마음이 음흉해 겉과 속이 다르다는 표리부동(表裏不同)도 면종복배와 뜻이 겹친다.

공자의 동이불화(同而不和)는 소인(小人)의 사귐을 이르는 말이다. 겉으로는 화(和)하고 동(同)하는 듯하지만 속은 다르다는 뜻이다. 군자의 화이부동(和而不同)과 대조되는 처신이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우리는 세상이라는 전쟁터에 가면을 쓰고 나간다. 내 속내는 감추고, 상대의 속내를 들추려 애쓴다. 때로는 그 가면이 나를 가려 내가 누구인지를 내가 모른다. 겉이 화(和)하면 속도 동(同)한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