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합격 가능한 대학 라인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두 가지 전형을 모두 고려하고 준비할 것을 추천합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수시 올인 전략 또는 정시 올인 전략의 위험성
부산국제외국어고를 졸업한 저는 고3 때 정시로 서울대 인문계열에, 이후 수시 반수를 통해 서울대 경제학부에 합격했습니다. 오늘은 수시 전형 올인 또는 정시 전형 올인을 고민하는 친구들을 위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대학 입시 전형에는 크게 수시와 정시가 있습니다. 보통 학생들은 어떤 전형이 더 유리한지 파악하고 자신의 주력 전형을 선택합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둘 중 어떤 것을 핵심적으로 준비해야 하는지 더 뚜렷해집니다. 하지만 저는 수시와 정시를 모두 준비했고, 이 글을 읽는 학생들도 지원할 수 있는 대학교 라인이 3계단 이상 차이 나지 않는다면 어느 한쪽을 포기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시 전형은 불확실성이 큽니다. 내신이라는 정량적 요소가 존재하긴 하지만 자기소개서, 생활기록부, 면접 등 다양한 정성평가 요소가 들어갑니다. 따라서 특정 연도에 합격할 수 있었던 학생도, 그 다음 연도에는 합격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정시는 수능 점수로만 합격 여부가 결정되는 전형입니다. 단 하루의 시험 성적으로 대학이 결정됩니다. 수많은 연습과 대비로 변수를 줄일 수는 있지만 수능 당일 일어나는 일을 모두 통제하지는 못합니다. 평소 점수에 비해 성적이 매우 낮게 나오는 일도 흔하게 발생합니다. 둘 중 하나의 전형만 준비한다면 각각의 전형에서 발생할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고, 생각보다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도 생각해봅시다. 수시 전형에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해당 연도 모집 단위에 지원한 사람 중에서는 우위를 점해 합격할 수도 있고, 수능 날에 자신 있는 유형의 문제가 많이 나와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한쪽 전형을 포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는 수시 전형과 정시 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 라인이 크게 다르지 않아 둘 다 준비했습니다. 실제로 수능 성적이 6월, 9월 모의평가보다 더 높게 나와서 수시 전형으로 지원한 대학 중 서울대 면접에만 참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역 때는 면접에서 실수를 많이 해 수시 전형에선 탈락을 맛봐야 했고, 정시 전형으로 서울대 인문계열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수시 전형으로 한 번 더 도전해 원하는 전공을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둘 중 하나의 전형에 소홀했다면 저는 원하는 학교, 학과에 진학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합격 가능한 대학 라인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두 가지 전형을 모두 고려하고 준비할 것을 추천합니다.

이승주 서울대 경제학부 21학번(생글 14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