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會者定離 (회자정리)
▶ 한자풀이
會: 만날 회
者: 놈 자
定: 반드시 정
離: 헤어질 리


만남에는 반드시 헤어짐이 있다
인연의 무상함을 이르는 말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부처의 열반(涅槃)이 다가오자 제자 아난자가 슬퍼했다. 부처가 아난자를 위로했다. “인연으로 맺어진 이 세상 모든 것은 덧없음으로 귀결되니, 은혜와 사랑으로 모인 것이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헤어지기 마련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이 그렇거늘 어찌 슬퍼하고 근심만 하랴.”

아난자는 여전히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하늘이나 땅에서 가장 거룩하신 스승님께서 머지않아 열반에 드신다니, 어찌 슬퍼하고 근심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이 세상의 눈을 잃고, 중생은 자비하신 어버이를 잃나이다.”

부처가 다시 아난자의 슬픔을 달랬다. “아난아, 슬퍼하지 마라. 내가 비록 한 겁을 머문다 해도 결국은 없어지리니, 인연으로 된 모든 것의 근본이 그러하니라.”

석가모니의 열반을 중심으로 편찬한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에 나오는 얘기다.

회자정리(會者定離)는 ‘만남에는 반드시 헤어짐이 있다’는 뜻으로, 불교의 윤회(輪廻)와 선이 닿는다. 떠남이 있으면 반드시 돌아옴이 있다는 거자필반(去者必返)과 대구로 많이 쓰인다. 태어난 자는 반드시 죽는다는 생자필멸(生者必滅)도 회자정리와 함의가 같다.

불교와 관련된 사자성어는 많다. 아비규환(阿鼻叫喚)은 아비지옥과 규환지옥이라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비참한 지경이나 고통에 처한 상황을 이른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는 의미의 불교용어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한다는 뜻의 염화미소(拈華微笑), 교리는 문자로 세우는 게 아니라는 불립문자(不立文字), 큰 도리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대도무문(大道無門), 형체는 헛것이라는 색즉시공(色卽是空), 큰 혼란 상태에 빠진 곳이나 그 상태를 이르는 아수라장(阿修羅場)은 모두 불교와 관련 있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모든 인연은 맺고 흩어진다.
하지만 떠나도 흔적은 오래 남는다. 그 흔적이 한 사람의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