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시간 투자는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기 위한 전략적 베팉ㅇ이라고 보면 됩니다.
단순히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고 해서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수능 시간표에 맞춰 공부시간 균형을
수능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수능까지 남은 시간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그런 만큼 수능을 준비하는 데 계획이 중요합니다. 수능에서는 여덟 과목(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영역 2과목, 제2외국어 영역)을 봅니다. 이 많은 과목을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요? 공부 계획을 세우는 저만의 방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는 우선 실제 수능 시간표를 이행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조금 의아할 수 있습니다. ‘수능 시간표에 맞춰 공부하는 건 일러도 수능 한 달 전쯤 하지 않나?’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수능 시간표를 이행한다는 건 수능 시간표를 그대로 따라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2학기 초반에는 학교에서 수시로 입시 상담 등이 이뤄져 수능 시간표에 맞춰 생활하고 싶다 해도 쉽지 않죠. 제 방식은 ‘비율’을 고려하는 겁니다. 그 비율은 실제 과목별로 주어지는 시간을 뜻합니다. 국어 80분, 수학 100분, 영어 70분, 한국사 및 탐구영역 30분. 이맘때부터 8:10:7:3:3:3 비율을 가볍게 맞춰주는 겁니다.

예를 들어 10시간 정도 공부한다면 국어는 2시간, 수학은 3시간, 영어는 2시간, 한국사와 탐구 과목은 1시간 정도씩 하는 거죠. 수능에서도 이렇게 시험 시간을 설정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수학은 창의력과 추론 실력을 요하는 고난도 문제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한국사는 꾸준히 공부했다면 10분 내로도 풀 수 있을 만큼 크게 어렵지 않죠. 그래서 저렇게 대강 틀을 잡아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틀을 잡았다고 해서 무조건 끝까지 그대로 이행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수학은 대한민국 1등에 최고 대학의 교수들과 대적할 수 있는 실력이지만 영어는 apple도 읽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고 칩시다. 이런 학생이 수능 시험 시간 비율에 맞춰 굳이 수학을 3시간이나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리고 영어를 고작 1시간 공부해서 무얼 바꿀 수 있을까요? 투자 시간이 부족하거나 공부 방법이 맞지 않으면 공부를 열심히 해도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예로 든 학생의 경우 수학 실력은 이미 다 갖춰졌지만 영어는 매우 심각합니다. 이럴 때는 수학에 배정한 3시간 중 상당 부분을 영어에 재배정해야 합니다. 시간 투자는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기 위한 전략적 베팅이라고 보면 됩니다. 단순히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고 해서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보람찬 수험 생활을 합시다!

이찬우 성균관대 인문과학계열 22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