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走馬加鞭 (주마가편)
▶한자풀이
走 : 달릴 주
馬 : 말 마
加 : 더할 가
鞭 : 채찍 편


달리는 말에 채찍질한다
잘되는 일을 더 몰아침을 비유
- 《순오지(旬五志)》

《순오지(旬五志)》는 조선후기 학자 홍만종이 저술학 잡록(雜錄)이다. 잡록은 소설·가사·제문 등 여러 종류의 글을 모아 수록한 책을 말한다. 《난후잡록(亂後雜錄)》은 조선 선조 때 학자이자 정치인 류성룡이 임진왜란 후 보고 들을 것을 쓴 글이다. 《순오지》에는 우리나라의 역사·고사(故事)·일화(逸話)·전기(傳記)·가사(歌辭)·속요(俗謠) 등이 두루 수록돼 있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은 《순오지》에 나온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한다는 것은 그 말로 인해 더 힘을 내도록 한다는 뜻이다(走馬加鞭 言因其勢而加之力).’ 주마가편은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말로, 형편이나 힘이 한창 좋을 때 더욱 힘을 더한다는 의미다. 힘껏 하는 데도 더 잘하라고 격려함을 이르는 뜻으로도 쓰인다.

한자성어에는 말(馬)이 포함된 것이 많다. 주마간산(走馬看山)은 달리는 말 위에서 산천을 구경한다는 말이다. 일이 바빠서 이것저것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대강 훑어보고 지나치는 것을 비유한다. 주마등(走馬燈)은 안팎 두 겹으로 된 틀의 안쪽에 갖가지 그림을 붙여 그 틀이 돌아가면 안에 켜놓은 등불로 인해 다양한 그림이 종이나 천으로 바른 바깥쪽에 비치게 만든 등이다. 사물이 덧없이 빨리 변해 돌아가는 것을 이른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마이동풍(馬耳東風)은 ‘말의 귀에 동풍’이란 뜻으로, 남의 비평이나 의견을 귀담아듣지 않고 흘려버리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사마난추(駟馬難追)는 네 마리 말로도 따라잡지 못한다는 말로, 말을 한 번 내뱉으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의미로 쓰인다. 인생의 길흉화복은 미리 헤아릴 수 없다는 새옹지마(塞翁之馬), 주인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견마지로(犬馬之勞), 가을을 이르는 천고마비(天高馬肥) 등에도 모두 말(馬)이 들어 있다. 한자성어가 생겨난 고대에는 말과 인간이 더 함께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