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경제학
(110) 금융과 신뢰
(110) 금융과 신뢰

굳게 믿고 의지한다는 뜻의 ‘신뢰’는 금융 영역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내 소득을 은행에 저축할 수 있는 것은 은행이 고객 돈을 잘 관리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고객에게 받은 예금을 바탕으로 기업이나 가계에 대출해 경제의 ‘혈액’을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신뢰가 없다면 금융 활동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겠죠? 은행에 맡긴 돈을 못 찾는다면?금융기관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경제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 때문이죠. 대표적으로 은행은 고객이 맡긴 돈의 일부를 가지고 있다가 고객의 인출 요구가 있으면 이에 응합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해 특정 은행의 고객들이 대규모 자금 인출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은행은 모든 인출 요구를 들어줄 수 없게 되고, 해당 은행을 신뢰하지 못하는 더 많은 고객이 은행으로 달려가겠죠.
그것이 바로 ‘뱅크런(Bank-Run)’입니다. 뱅크런이 해당 은행에만 국한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은행 전체에 대한 신뢰 상실이 대규모 뱅크런으로 이어진다면 국가 경제 차원에서는 시중에 돈의 흐름이 끊기는 심각한 위기가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금융기관이 신뢰를 잃지 않으려면 사전에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위기가 발생해도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고객에게 강한 신뢰를 심어주어야 합니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