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8)
지난 6월 21일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돼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 누리호에 이어 우주를 향한 또 한 번의 큰 발걸음이 예정돼 있다.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인 ‘다누리’가 오는 8월 3일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우주탐사 경쟁이 치열했던 냉전시대에 미국은 패권을 잡기 위해 우주 개발에 몰두했다. 그 결과 아폴로11호를 세계 처음으로 달에 착륙시켰다. 그 후로도 몇 번 더 달에 가서 실험 장비를 설치하고 월석을 지구로 가져와 분석하는 등의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냉전이 끝난 뒤 아폴로 프로젝트는 중단됐으며, 이후 달에는 그 누구도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다시 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달에는 첨단 산업에 꼭 필요하지만 지구에 매장량이 많지 않은 희토류가 풍부하다. 달은 화성 탐사를 위한 중간 기지 역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나라가 달에 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차근차근 달 탐사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
8월 3일 발사 예정인 달 탐사선 다누리. 연합뉴스
8월 3일 발사 예정인 달 탐사선 다누리. 연합뉴스
다누리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미 우주군 기지에서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개발한 발사체 팰컨9에 실려 우주로 나간다. 다누리는 ‘부메랑 방법’이라고 불리는 탄도 달 전이(BLT·Ballistic Lunar Transfer) 방식으로 발사된다. 달 반대 방향으로 150만㎞를 날아갔다가 지구와 달의 중력을 이용해 방향을 바꿔 달에 가는 방법이다. 달을 향해 곧바로 날아가는 것보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연료 소모가 반으로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다누리는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달 상공 100㎞ 궤도를 돌면서 1년 동안 달의 지형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다. 다누리에는 달 지형 관측을 위한 고해상도 카메라와 달 표면 입자 분석을 위한 광시야 편광 카메라 등 6개 장비가 실려 있다.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한국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달 탐사에 성공한 나라가 된다. 우리나라는 2031년 달에 착륙선을 보내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우주 발사체에 우리가 만든 달 착륙선을 싣고 우리나라 우주센터에서 발사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에 벌써 기대가 된다. 머지않아 한국 우주인이 달에 착륙해 태극기와 함께 인증샷을 찍어 보내는 날이 올 것이다.

김철희 국립중앙과학관 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