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會稽之恥 (회계지치)
▶한자풀이
會: 모을 회
稽: 상고할 계
之: 갈 지
恥: 부끄러울 치


회계산에서 받은 치욕이란 뜻으로
결코 잊지 못하는 수모를 이름
- 《사기(史記)》

회계산은 춘추시대 월왕(越王) 구천(勾踐)이 오왕(吳王) 부차(夫差)에게 패해 사로잡힌 곳이다. 구천은 온갖 수모를 당하고 겨우 월나라로 돌아가 20년간 쓰디쓴 쓸개를 씹으며 설욕을 벼르다 오나라를 멸망시켰다.

여기서 유래한 고사성어가 회계지치(會稽之恥)다. ‘회계산의 치욕’이란 뜻으로 마음에 새겨져 결코 잊지 못하는 수치나 수모를 일컫는다. 흔히 쓰는 와신상담(臥薪嘗膽)도 오나라왕 합려와 부차, 월나라왕 구천 간에 얽히고설킨 싸움에서 유래했다. 가시 많은 거친 나무 위에서 자고 쓰디쓴 쓸개를 먹는다는 뜻으로, 목적 달성이나 복수를 위해 온갖 고난을 참고 견디는 것을 이른다.

국경을 인접한 오나라와 월나라는 앙숙지간이었다. 오월동주(吳越同舟)는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탔다’는 뜻으로 서로 미워하는 원수 간에도 공통의 어려움이 있으면 힘을 합한다는 의미다.

작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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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갈고 마음을 썩인다’는 의미의 절치부심(切齒腐心)도 뜻이 비슷하다. 진나라의 장군이던 번오기(樊於期)는 진왕에게 복수하려면 그의 목이 필요하다는 형가에게 “이는 제가 밤낮으로 이를 갈며 속을 썩이던 것입니다(此臣之日夜切齒腐心也). 이제 드디어 가르침을 받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스스로 자신의 가슴을 찔렀다. 자신의 목을 이용해 자신의 원수를 갚아달라는 뜻이었다. 형가는 번오기의 목으로 환심을 사 진왕에게 접근했고, 비수로 왕을 찔렀으나 몸에 못 미쳐 결국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했다. ‘공동의 적’에게 복수하려다 두 목만 달아난 셈이다. 회계지치와 절치부심은《사기(史記)》가 출처다.

몹시 분해 이를 갈고 팔을 걷어붙이며 벼른다는 절치액완(切齒扼腕)도 같은 의미로 쓰인다. 고대 중국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다. 전술과 전략, 권모술수, 원한과 복수에 관련된 고사성어가 많은 이유다.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會稽之恥 (회계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