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진로가 확고하거나, 주도적으로 학술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흥미가 있는 학생은 특목고·자사고에 진학하면 적성에 잘 맞을 것입니다. 반면 진로를 탐색 중인 학생은 일반고에 진학하기를 권장합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일반고·특목고·자사고…내게 맞는 학교 고르기
2024년도 수시 전형의 변화와 외고·국제고·자사고 폐지 등의 이슈를 톺아본 후 제가 직접 느낀 일반고와 특목고·자사고의 차이를 통해 고교 진학 및 전편입에 대한 기준을 수시전형 중심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해 8월 2024학년도 대입 기본사항을 발표했습니다. 핵심 내용은 자소서 및 생활기록부의 비교과영역 일부분이 더 이상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특목고·자사고 학생들은 낮은 내신에도 좋은 비교과 활동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특목고·자사고 학생들에게 불리한 소식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대학에서 비교과영역을 적게 본다는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고, 비교과영역의 핵심인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경우에는 축소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2024학년도 수시 전형 변화에 의해 특목고·자사고가 특별한 불이익을 받는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또 2025년에 외고·국제고·자사고는 폐지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2022~2024학년도 입학생의 경우에는 기존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커리큘럼을 이수할 수 있습니다.

특목고·자사고는 ‘대학교와 가까운 고등학교’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관심 분야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영재학교, 과학고, 외고, 국제고의 경우에는 학교의 특성에 따라 수학·과학 혹은 언어, 국제 과목의 시수가 높고 과목에 따라 대학 학부 수준의 내용을 배우기도 합니다. 학생들의 능동적 활동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도 대학교와 비슷합니다. 이는 생활기록부의 자율활동과 진로활동 기록에서도 명징하게 드러납니다. 일반고에서 외고로 전편입한 제 사례를 들자면, 일반고에서 기재한 생활기록부의 자율활동과 진로활동에서는 MBTI검사, 다중지능검사, 민주시민교육 등 학교가 주도하는 내용들이 기재돼 있습니다. 반면 외고에서는 제가 주최한 포럼 활동이나 동아리에서 주최한 모의국회, 창의 주제선택활동 등 학생 주도적인 내용들이 기재돼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점을 통해 일반고와 특목고·자사고에 진학하면 좋을 학생 유형을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진로가 확고하거나, 주도적으로 학술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흥미가 있는 학생은 특목고·자사고에 진학하면 적성에 잘 맞을 것입니다. 반면 진로를 탐색 중인 학생은 일반고에 진학하기를 권장합니다. 일반고는 학비가 상대적으로 낮고, 특목고·자사고에서는 쓰기 힘든 학생부교과전형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편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약 앞서 제시한 기준을 고려했을 때 다른 유형의 학교로 옮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가능한 한 빠르게 결심하고 준비하는 편을 추천합니다.

이동욱 연세대 경제학부 22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