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와 센티는 국제단위계에서 기준단위의 '1000분의 1', '100분의 1'이란 의미를 더하는 접두어다. 각각 미터, 그램, 리터에 붙어 배수(倍數) 관계를 나타낸다. 센티도 센티미터 외에 센티그램, 센티리터도 있다.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1킬로'는 무게일까? 길이일까? 배수 뜻하는 접두어…부피·전력에도 사용](https://img.hankyung.com/photo/202112/AA.28276308.1.jpg)
나노미터의 나노(n)는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접두어로, 소문자 n을 기호로 쓴다. 단위기호와 마찬가지로 접두어도 대문자·소문자를 엄격히 구별해 써야 한다. n을 자칫 대문자 N으로 쓰면, 이는 자석이나 나침반 따위에서 북쪽을 나타내는 기호가 된다. 또는 ‘질소’의 원소기호이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상에서는 ㎞(킬로미터)를 대문자 KM 또는 Km으로 잘못 쓰는 사례가 많다. K는 ‘켈빈’이라는 전력 단위고, M은 ‘메가(100만 배)’를 뜻하는 접두어라 이상한 표기가 되고 만다.
전력을 표시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가령 ‘100㎽’를 무심코 ‘100㎿’라고 적었다면 어떻게 될까. ㎽는 밀리와트이고 ㎿는 메가와트다. 메가(M)는 밀리(m)의 10억 배이므로 그 차이는 엄청나다. dB(데시벨)는 소리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인데, 자칫 이를 DB라고 쓴다면 우스운 꼴이 난다. DB는 데이터베이스(data base)를 나타내는 약호이기 때문이다. 현실 어법이 굳어 거리나 무게로도 쓰여한국 사람은 ‘밀리(m)’와 ‘센티(c)’ ‘킬로(k)’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사전 풀이가 의미심장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밀리와 센티를 ‘미터법에 의한 길이의 단위’로 설명한다. 하지만 이것은 부족한 풀이이다. 아마도 밀리나 센티를 밀리미터(mm), 센티미터(cm)의 준말로 본 것 같다. 그런 배경에는 사람들이 밀리나 센티를 관용적으로 그리 쓰고 있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을 터이다.
하지만 예전에는 그랬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에 보완할 필요가 있다. 밀리와 센티는 국제단위계에서 기준단위의 ‘1000분의 1’, ‘100분의 1’이란 의미를 더하는 접두어다. 실제로 밀리미터뿐만 아니라 밀리그램(mg) 밀리리터(mL)로도 흔히 쓰인다. 각각 미터, 그램, 리터에 붙어 배수(倍數) 관계를 나타낸다. 센티도 센티미터 외에 센티그램(cg), 센티리터(cL)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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