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기원전 11세기. 블레셋인들이 이스라엘을 침공하였습니다. 블레셋의 군대에는 ‘골리앗’이라는 이름의 덩치 큰 군인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군대는 섣불리 공격하기 두려워했습니다. 골리앗은 기세등등하여 이스라엘군을 향해 자신과 1 대 1로 붙어 지는 쪽이 이기는 쪽을 섬기라며 도발했죠. 이때 양치기 소년인 ‘다윗’은 이스라엘군에 있는 형들에게 왔다가 이 말을 듣고 골리앗과 싸우게 됩니다. 골리앗은 코웃음을 치며 나왔지만 다윗의 돌팔매질에 이마를 맞게 되었고, 이 틈에 다윗은 골리앗의 목숨을 거둡니다. 호주와 중국의 무역분쟁최근 국제적인 분쟁 중 다윗과 골리앗이 어울리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바로 호주와 중국입니다. 지난해 호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지를 조사하자고 나서 중국으로부터 무역 보복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수출품이라고 할 수 있는 ‘석탄’ 수입을 금지하였죠. 2020년 기준으로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세계 2위, 호주는 13위입니다. 덩치로 따지면 중국은 ‘골리앗’, 호주는 ‘다윗’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지금 상황은 어떨까요. 현재 중국은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로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중국이 최근 전력난을 겪고 있는 것도 호주산 석탄 수입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죠. 오히려 호주는 중국으로 자국산 건초가 수출되는 것을 금지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여 중국을 난감하게 하였습니다.

호주와 중국의 무역 분쟁 배후에는 세계 정치·경제의 패권을 거머쥐려는 숨 막히는 전쟁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입니다. 미국은 세계 1위 경제 대국이며 중국은 이를 추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새로 부상하는 세력이 기존 지배 세력의 자리를 빼앗으려 할 때, 극심한 구조적 긴장이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현재는 포탄이 떨어지는 전쟁만 없을 뿐, 미국과 중국은 여러 분야에서 갈등이 극심한 상태입니다. 중국과 호주의 무역 분쟁도 호주가 미국과 가까워지고, 미국도 호주와 ‘오커스(AUKUS)’를 통해 협력하며 중국을 견제하면서 나타난 패권 전쟁 과정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쟁은 서로에게 상처만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은 상대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무역 분쟁에서 나타나는 ‘보호무역주의’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서로 필요한 질 좋고 저렴한 제품에 관세를 매기거나 수출을 규제해 가격이 비싸지면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되죠. 기업 입장에서도 필요한 원자재를 제대로 조달하지 못하니 계획했던 생산·투자를 하지 못해 글로벌 공급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눈에 보이는 승리를 위해 세계 경제의 침체를 가져오는 분쟁은 옳지 않습니다. 강대국의 패권 전쟁은 역사를 돌아보면 좋지 못한 결과가 많았으니까요.

▶오커스(AUKUS:Australia, United Kingdom, United States)

미국, 영국, 호주의 인도·태평양 지역 3자 외교·안보 협의체다. 오커스라는 명칭은 호주(Australia), 영국(UK), 미국(US)의 첫글자 및 이니셜을 따 지은 것이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