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1등급 고3의 80% 이상이 수능서 등급 하락
모평 참여 않던 재수생에 밀려
올해 6월 모의평가 성적표가 오는 30일 배부된다.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정시 목표대학을 점검하고 수시 지원전략을 세우는 일이다. 수시는 목표하는 대학, 학과에서 요구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6월 모평 성적을 토대로 본수능의 성적 향상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막연한 기대감은 금물이다. 최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에 참고가 될 수 있는 지난해 고3 학생들의 6월 모평 대비 수능 성적 변화를 분석해본다.
지난해 6월 모평 고3 1등급 학생, 80~90%가량 수능서 등급 하락 겪어6월 모평에서 본수능 사이 성적 변화는 개인별 학습의 양과 질 차이 때문임이 분명하지만, 고3과 재수 등 N수생 간 경쟁의 결과에 기인하는 부분도 크다. 수능에 강한 N수생 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고3이 수능에서 성적 하락을 겪을 가능성은 높아진다. 통상 6월 모의평가에는 N수생의 절반 정도가 시험에 참가한다. 2021학년도의 경우 6월 모평에서 N수생 비율은 14.1%였고, 본수능에선 29.9%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N수생 비율은 2005학년도 현행 수능체제 도입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 여파는 곧바로 고3 학생들의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모평 참여 않던 재수생에 밀려
종로학원이 지난해 고3 학생 7831명의 표본을 분석해본 결과, 6월 모평에서 국어 1등급을 받았던 학생 중 87.3%가 본수능에서는 등급하락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등급을 유지한 비율은 12.7%에 불과했다. 6월 모평 2등급대 학생은 77.4%가 등급 하락을 겪었고, 3등급 학생은 60.1%가 등급이 하락했다.
지난해 수학 가형(이과)의 경우 6월 모평 1등급 학생 중 92.3%가 수능에서 등급이 떨어졌다. 수학 나형(문과)은 6월 모평 1등급 중 80.9%가 등급이 하락했다. 수학 가형에서 고3 학생들의 등급 하락폭이 유독 큰 것은 의치한의대 및 수의예과 등을 목표하는 이과 최상위권 N수생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영어는 절대평가 영향으로 등급 하락보다는 유지 및 상승 비율이 더 높았다. 6월 모평 영어 1등급 학생 중 등급유지는 56.0%, 하락은 44.0%로 나타났다. 2등급에서 하락은 31.1%에 그쳤다. 영어는 N수생의 영향이 없고, 개인 간 학습량의 차이가 성적 변화를 결정 지은 것으로 보인다.
등급 하락 폭은 1~2등급 하락이 많았다. 이런 경우가 등급대별로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수학 가형 6월 모평 1등급 학생 중 46.2%가 수능에서 1개 등급이 하락한 2등급을 받았다. 6월 모평 2등급의 경우 1개 또는 2개 등급이 하락한 비중은 55.2%로 나타났다. 수능 등급 예측, 6월 모평보다 1~2개 등급 낮게 보는 것이 현실적N수생 비율이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에도 본수능에서 성적이 상승한 고3 학생이 분명히 있다. 국어는 6월 모평 3등급 학생 중 11.2%가 등급 상승을 이뤘다. 4등급에서 상승은 19.4%로 분석됐다. 수학 가형은 3등급에서 상승이 4.3%, 수학 나형은 2등급에서 상승이 13.8%로 나타났다. N수생 강세에도 본인 노력에 따라 성적 향상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입시전략은 냉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성공전략이다. 고3 학생은 수능에서 성적이 상승하는 경우보다는 하락하는 사례가 절대적으로 많다. 더군다나 올해는 약대가 정원 내 1743명 학부선발을 시작하고, 주요 대학 자연계 첨단학과의 증원 등으로 최상위권 N수생들의 도전이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3 학생들의 성적 하락 가능성은 예년보다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올해 수능 수학에서 주로 문과 학생들이 응시하는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학생은 등급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올해부터 국어, 수학 문·이과 통합수능이 시행되면서 수학에서 이과생(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의 강세가 뚜렷하다.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 1등급 내 이과생 비중은 84.3%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과생들이 수학에서 상위등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수능 성적 예측은 6월 모평보다 1~2개 등급 낮게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특히 학습량이 부족하고 평소에도 난이도에 따라 등급이 요동치는 등 안정적이지 않은 과목은 더욱 그렇다. 6월 모평에서 수능 3개 영역 등급합 6을 충족했다면, 실제 수능에선 등급합 7~8까지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수능에서 성적이 오르는 경우는 수시에서 하향 지원했다고 해도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수시 면접·논술 등 대학별 고사를 보지 않고 일부러 불합격을 유도해 ‘수시납치’를 피하고 정시에 지원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수시 목표대학 조정 후 대학별고사 본격 준비 시작해야최대한 보수적인 접근으로 수시 목표대학의 수능최저 충족 여부를 점검하기를 권한다. 목표대학의 수능최저가 자신의 수능 예측 성적과 비교해 과도하게 높다면, 수시 목표대학의 조정도 고려해봐야 한다. 주요 15개 대의 수시 주요 전형 수능최저는 수능 영역별로 1~2등급을 받아야 하는 수준이다. 고려대 학교추천 인문계가 국·수·영·탐(2) 3개 등급합 5로 높은 편이고, 홍익대가 국·수·영·탐(1) 3개 등급합 7~8로 상대적으로 기준이 낮은 편이다.
수시 목표 대학 및 학과를 최종 결정하면 서류 및 대학별고사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지원동기, 전공적합성 등을 중요하게 따지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자기소개서에 관련 내용을 녹여내야 하고, 논술전형은 목표 대학의 출제유형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자기소개서, 논술대비 등 수시준비는 수능 학습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균형 있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 올해 재수생 강세가 더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수능학습을 게을리하지 않는 학습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