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無爲而化(무위이화)
▶ 한자풀이
無 : 없을 무
爲 : 할 위
而 : 어조사 이
化 : 될 화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교화함
꾸밈이 없어야 백성들이 따른다는 의미 -《노자》


무위(無爲)는 도가(道家) 사상의 핵심이다. 무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일을 인위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도가를 설명하면서 자주 언급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은 바로 이를 뜻한다. 도가는 인위적으로 선을 긋지 말라 한다. 선을 그으면 피아가 구별되고 선과 악, 높고 낮음, 밝고 어둠이 갈라지면서 세상을 이분법으로 보게 된다는 것이다. 상선약수(上善若水)는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는 뜻으로 노자 사상에서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는, 이 세상에서 으뜸가는 선의 표본으로 여기어 이르던 말이다.

《노자(老子)》 제57장 순풍(淳風)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나라는 바른 도리로 다스리고, 용병은 기발한 전술로 해야 하지만, 천하를 다스림에 있어서는 무위로 해야 한다.(중략) 그러므로 성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백성들이 스스로 감화되고(我無爲 而民自化), 내가 고요하니 백성들이 스스로 바르게 되며(我好靜 而民自正), 내가 일을 만들지 않으니 백성들이 스스로 부유해지고(我無事 而民自富), 내가 욕심을 부리지 않으니 백성들이 스스로 소박해진다(我無欲 而民自樸).’”

노자는 문화를 인류의 욕심이 낳은 산물로 본다. 문화가 인류의 생활을 편하게는 하였지만 인간의 본심 또한 잃게 만들었으니 학문과 지식을 버리라고까지 한다. 현대인의 시각과는 어긋나지만 함의는 깊다. 무위이화는 무위이민자화(無爲而民自化)를 줄인 것으로, 힘써 공들이지 않아도 자연의 이치로 다스리면 백성들이 감화한다는 뜻이다. 자연 상태 그대로의 인간 심성과 자연의 큰 법칙에 따르는 통치가 바로 무위이화다.

작가/시인
작가/시인
《논어》의 위령공 편에도 무위에 관한 내용이 보인다. “공자가 말하기를, 함이 없이 다스리는 자는 순임금이다. 무엇을 하였는가. 자기를 공손히 하고 똑바로 남쪽을 향해 있었을 뿐이니라.” 여기서의 무위는 덕치(德治)로 해석된다. 덕으로 다스리면 백성들이 마음으로 따른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