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과학과 놀자 (32) 생활 속의 식물조직배양기술
5~6년 키워야 하는 인삼도 유용물질만 대량 생산 가능
우리는 식물의 고마움 덕분으로 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식물은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동화작용(광합성)으로 산소, 식량, 의약품 그리고 종이, 의류 등 각종 산업소재를 생산한다. 그래서 식물을 최고의 공장(plant)이라고 한다. 산업혁명 이후 과다한 화석에너지 사용으로 식물을 비롯한 생물종이 위협받고 있어, 유엔(UN)은 1993년 '생물다양성협약'을 체결해 생물종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과학과 놀자 (32) 생활 속의 식물조직배양기술
5~6년 키워야 하는 인삼도 유용물질만 대량 생산 가능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생물종은 계속 감소하거나 멸종하고 있다. 식물조직배양기술은 기후위기 시대 멸종위기식물을 복원하거나 농작물을 대량 번식할 뿐 아니라 식물이 생산하는 유용 소재를 배양기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식물조직세포는 적정 배양 환경에서 완전한 모(원래)식물체로 재생될 수 있는 잠재력인 ‘분화전능성 또는 전체형성능력(totipotency)’을 가지고 있다. 식물의 분화전능을 활용한 식물세포·조직배양기술로 생산되는 제품은 우리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조직(세포)배양에 의한 유용식물의 대량 번식과 유용물질의 대량 생산 사례와 조직배양기술의 전망을 소개한다. 조직배양으로 식물체 대량 복제우리는 무균 조건의 적절한 배양 환경에서 유용한 식물체를 짧은 시간에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식물체를 생산하는 방법에는 식물의 생장점에서 ‘체세포배(somatic embryo)’를 유도해 재분화하는 ‘체세포배발생(embryogenesis)’과 식물 줄기, 잎, 뿌리 등 절편을 이용하는 ‘기관형성(organogenesis)’이 있다.
아름다운 심비디움(양난의 일종), 백합, 거베라 등 많은 화훼류가 조직배양기술로 양산돼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바이러스 등 병균에 감염되지 않는 건전한 종묘(어린 식물)를 농업 현장에 적용하면 화학농약을 적게 사용하고 농업 생산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씨감자, 씨마늘, 고구마삽수 등이 그런 좋은 예다. 또 식물조직배양기술은 멸종위기식물의 보존 및 복원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구된 주요 사례는 가시오가피, 고추냉이, 나도풍난, 미선나무, 새우난초 등이 있다. 이처럼 조직배양기술을 이용해 식물을 마음껏 복제할 수 있는 식물 복제는 이미 우리 생활에 정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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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전통적으로 젓가락 사용 덕분에 손재주가 뛰어나다. 무궁한 가치를 지닌 식물조직배양기술은 손재주와 장인정신을 필요로 한다. 식물조직배양기술을 산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1973년 한국식물조직배양학회가 설립됐고, 2002년 한국식물생명공학회로 개명해 국가식물생명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의 조직배양기술은 앞서 소개한 유용식물의 번식(복제)기술, 주목세포 탱크배양, 산삼세포 탱크배양처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후위기, 고령화,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인류가 당면한 식량, 보건, 에너지,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식물조직배양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도 큰 발전을 기대한다. √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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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