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피할 수 없는 '굴레' 세금
세금은 나라살림의 밑천이지만
많이 거두면 개인도 기업도 불만
세율 높이면 경제활동 위축
오히려 세금수입 줄어들게 돼
미 경제학자 래퍼곡선으로 설명
▶선생님: 지금부터 온라인 경제수업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수업 키워드는 세금입니다. 지난 시간에 세금은 중앙정부(국가)와 지방정부가 걷어서 나라살림에 쓴다는 것을 설명 드렸어요, 기억나나요?세금은 나라살림의 밑천이지만
많이 거두면 개인도 기업도 불만
세율 높이면 경제활동 위축
오히려 세금수입 줄어들게 돼
미 경제학자 래퍼곡선으로 설명
▶학생들: 네. 직접세, 간접세가 어떻게 다른지도 설명해주셨어요.
▶선생님: 훌륭합니다. 집에서 가끔 부모님들이 “세금이 너무 많이 올랐어!”라고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죠? 예를 들어 집 한 채를 팔면, 판다고 세금을 많이 물리고, 사면 산다고 세금을 많이 물린다고 요즘 야단이죠. 기업들은 기업들대로 법인세를 많이 낸다고 투덜댑니다. 그렇다면 세금을 얼마나 걷는 게 적당할까요?
▶학생 A: 세금을 너무 많이 걷으면 사람이든 기업이든 싫어합니다. 제가 열심히 일해 돈을 벌었는데 국가가 세금으로 많이 떼어가면 기분이 나쁠 겁니다. 부모님들도 그런 것 같습니다. 소득세를 많이 떼면 일하고 싶은 마음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 맞습니다. 지난주 신문 수업에서 여러분은, ‘전기차를 만드는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캘리포니아를 떠나 텍사스로 이주했다’는 기사를 스크랩한 적이 있죠? 그때 왜 일론 머스크가 캘리포니아를 버렸다고 했었죠?
▶학생 B: 이유 중 하나가 너무 높은 소득세 때문이라고 하셨어요. 캘리포니아의 소득세율은 13.3%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반면 텍사스에는 소득세가 없다, 세금을 줄이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해주셨어요.
▶선생님: 잘 기억하고 있군요. 미국에선 각 주가 거의 한 나라여서 주마다 세금 제도가 달라요. 일론 머스크는 소득세를 안 내는 텍사스를 선택한 겁니다. 우리는 일론 머스크를 비난해야 할까요? 이전에도 일론 머스크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었어요. 검색해 봅시다. 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드 드파르디외는 프랑스 정부가 부유세를 너무 많이 물리자 벨기에로 가버렸어요. 기업들도 가능한 한 세금을 적게 내려 합니다. 법인세를 적게 물리는 나라로 가려 합니다.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려 하죠. 혹시 조세피난처라는 말을 들어보셨어요?
▶학생 C: 네, 신문에서 많이 봤어요. ‘tax-haven’이라고 하는데 자기 나라보다 세금이 낮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이주하거나, 기업들이 본사를 옮기는 곳을 말합니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세금에 그만큼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뜻입니다.
▶선생님: 훌륭합니다. 그럼 이제 래퍼 곡선을 말할 때가 되었습니다. 혹시 들어본 학생 있습니까? Laffer’s Curve라고 합니다만….
▶학생 D: 한경 테샛시험에 자주 등장하는 곡선입니다. 세금을 많이 걷겠다고 세율을 많이 물리면 오히려 덜 걷힌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선생님: 부라보!!! 정확하게 대답했습니다. 1980년대 초 미국에 레이건 행정부가 들어섰는데, 레이건 대통령은 세금을 줄이는 ‘감세정책’을 시행했어요. [그림] 상 가로축은 세율, 세로축은 세수입니다. 세율을 일정률 이상으로 올리면 오히려 세수가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세율을 내리면 경제가 살아나서 더 많은 세금이 걷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학생 S: 세금 때문에 정치적 격변이 일어나기도 했다는데 정말입니까?
▶선생님: 맞습니다. 세금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매우 예민한 정책입니다. 세금을 너무 많이 올리면 폭동이 일어나고, 정권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미국도 그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영국은 식민지 미국에 높은 세금을 물렸습니다. 7년 전쟁으로 영국 정부는 적자가 심했어요. 설탕세, 인지세를 미국 식민지에서 퍼부었어요. 영국 의회는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표들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세금만 높였어요. 그래서 나온 말이 ‘대표 없이 세금 없다’죠.
▶학생 Y: 어떤 책을 읽어보니까 역사적으로 정말 웃기는 세금도 있었습니다. 창문세, 수염세라는 것도 있었던데요. 이런 것도 세금이라고 할 수 있는지요?
▶선생님: 세금은 정부가 걷는데, 그 정부가 나쁜 정부, 독재 정부이면, 그런 세금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겠지요. 만약에 조직폭력배가 한 마을을 지배하고 있다면 자릿세 이외에 통행세, 장발세, 청바지세 이런 것들을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세금에 관한 한 조폭이 국가로 대체됐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요. 학생이 말한 대로, 옛날 절대권력을 가졌던 왕들은 모자라는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창문세, 수염세를 물리기도 했어요.
▶학생 K: 창문세, 수염세 이야기를 더 해주세요.
▶선생님: 창문세는 14세기 초 프랑스 필립 4세가 처음 만들었어요. 그러다 17세기 후반인 1696년 영국이 또 창문세를 도입했어요. 창문 유리가 당시엔 호화 자재였던 모양입니다. 일종의 부유세 개념으로 창문세를 만들었죠. 지금 영국에 가보면 창문이 없거나 아주 작은 집들이 있는데 그때 지어진 주택이라고 보면 됩니다. 수염세라는 것도 정말 있었어요. 영국의 헨리 8세와 엘리자베스 1세,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가 실제로 부과했어요. 오늘 수업은 이만하죠!!!
고기완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NIE 포인트① 부모님들은 왜 ‘세금이 너무 많아져 화가 나고 짜증난다’고 말할까요?
②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나라를 피해 낮은 세금을 물리는 나라로 가는 사람과 기업은 나쁜가?
③ 래퍼곡선을 직접 그려보고 이 곡선이 의미하는 바를 더 공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