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해야 할 것은 요즘 이 '달다'가 동사 '주다'로 종종 대체된다는 점이다. 정확히 말하면
'다오'를 써야 할 곳에 '줘라/주라'가 쓰이는 것이다. 가령 "나도 끼워 다오",
"나한테 알려 다오"라고 할 것을 "나도 끼워 줘라", "나한테 알려 주라" 식으로 말한다.
'다오'를 써야 할 곳에 '줘라/주라'가 쓰이는 것이다. 가령 "나도 끼워 다오",
"나한테 알려 다오"라고 할 것을 "나도 끼워 줘라", "나한테 알려 주라" 식으로 말한다.

2020년 6월 국립국어원은 ‘달다’ 자리에 ‘주다’가 쓰이는 현실을 인정해야 할지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우선 ‘주다’와 ‘달다’의 의미 용법부터 살펴보자. ‘주다’는 말하는 이가 무언가를 남에게 건네는 것을 요청하는 경우에 쓴다. 이에 비해 ‘달다’는 자기에게 건네기를 요청할 때 쓴다. 전형적 용례로 보면 좀 더 쉽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어려서 많이 불러본 동요다. 여기서 ‘줄게’는 다른 사람한테 건네는 것, ‘다오’는 나한테 건네는 것임이 확연히 드러난다.
‘달다’를 상대경어법의 등급에 따라 쓰면 두 가지로밖에 활용이 안 된다. ‘그 볼펜 좀 집어 다오(해라체).’ ‘그 볼펜 좀 집어 달라(하라체).’ 다른 것은 ‘주다’를 써야 한다. ‘~집어 줘’(해체), ‘~ 집어 주게’(하게체), ‘~집어 주오’(하오체), ‘~집어 줘요’(해요체), ‘~집어 주십시오’(합쇼체). 해라체/하라체가 가장 낮은 등급이고, 뒤로 갈수록 존대 정도가 높아진다. 요즘은 ‘주다’ 많이 써…문법화할지 주목학계에서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이런 대체 현상을 주목해 왔다. <불완전동사 ‘달라, 다오’가 변하고 있다. 가령 “나좀 도와 달라” “그것 하나만 다오”라고 할 것을 “나좀 도와 주라” “그것 하나만 주라”라고 한다>는 것이다(강신항, 새국어생활 2003년 봄호).
유념해야 할 것은 ‘달다’ 동사의 활용형 ‘-다오’가 해라체라는 점이다. 이를 하오체로 착각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예문을 통해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아버지가 아이에게 “이 책을 형에게 주어라”라고 한다. 만약 자신이 받을 것이라면 “이 책을 나한테 다오”라고 한다. 해라체를 쓸 상황에서 ‘-다오’가 쓰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버지가 아들한테 하오체를 쓸 까닭이 없으므로 이 ‘-다오’는 해라체다.
사람들은 왜 ‘다오’를 쓸 자리에 ‘줘라/주라’를 쓸까? 국립국어원에서는 두 가지 정도를 꼽는다. 하나는 “3만원만 빌려 다오”와 같은 문장에서 ‘다오’가 하오체처럼 느껴지므로 예스럽다고 판단해 이를 다른 해라체인 ‘줘라’로 바꿔 쓴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같은 명령형인데 경어법에 따라 해체에서는 ‘주다’를, 해라체에서는 ‘달다’를 쓰는 것을 어렵고 불편하게 느낀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이를 ‘주다’로 통일해 쓰게 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