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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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달다' 자리 넘보는 '주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1775년 미국의 독립운동가 패트릭 헨리가 한 말이다. 그의 이 한마디는 이후 전 세계인의 가슴에 새겨져 자유의 가치를 일깨우는 명언이 됐다. 잘 알려진 이 문장에서 서술어로 쓰인 ‘달라’는 특이한 동사다. 기본형이 ‘달다’인데 의외로 낯설다. 더구나 이 말은 문장에서 ‘달라, 다오’ 딱 두 가지로만 활용한다. 어미의 활용이 온전하지 못한, 이른바 ‘불완전동사’다. “나한테 알려 줘라”는 비문…‘-다오’ 써야 돼주목해야 할 것은 요즘 이 ‘달다’가 동사 ‘주다’로 종종 대체된다는 점이다. 정확히 말하면 ‘다오’를 써야 할 곳에 ‘줘라/주라’가 쓰이는 것이다. 가령 “나도 끼워 다오”, “나한테 알려 다오”라고 할 것을 “나도 끼워 줘라”, “나한테 알려 주라” 식으로 말한다. 이것은 현행 문법에 어긋나는 표현이다. 하지만 언어 현실은 ‘다오’보다 ‘줘라/주라’를 훨씬 더 많이 쓴다.2020년 6월 국립국어원은 ‘달다’ 자리에 ‘주다’가 쓰이는 현실을 인정해야 할지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우선 ‘주다’와 ‘달다’의 의미 용법부터 살펴보자. ‘주다’는 말하는 이가 무언가를 남에게 건네는 것을 요청하는 경우에 쓴다. 이에 비해 ‘달다’는 자기에게 건네기를 요청할 때 쓴다. 전형적 용례로 보면 좀 더 쉽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어려서 많이 불러본 동요다. 여기서 ‘줄게’는 다른 사람한테 건네는 것, ‘다오’는 나한테 건네는 것임이 확연히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