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가 불규칙 활용의 개념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오너라/오거라'는 여전히 '와라'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인다. 그것은 '-너라'와 '-거라'가 '-아라(어라)'보다 예스러운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이는 그대로 사전 뜻풀이에 새로 추가됐다.

2017년 3월 국립국어원은 이 주제를 놓고 깊이 있게 검토를 했다. 규범과 달리 사람들이 현실 언어에서 ‘오너라’보다 ‘오+아라→와라’를 더 많이 쓰기 때문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오거라’도 썼다. ‘너라’ 불규칙 활용이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문법이 바뀌어야 할 차례다. 문법은 언중이 실제로 쓰는 용법을 일반화하고 규칙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오다’류에도 명령형 어미 ‘-아라’ 및 ‘-거라’가 결합할 수 있는 것으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표준 문법에서 ‘너라 불규칙’이라는 개념이 사라졌다. 사전에서 ‘너라 불규칙 활용’ ‘너라 불규칙 용언’이란 올림말도 삭제됐다. ‘-너라’는 이제 ‘오다’류 동사에 붙어 쓸 수 있는 특수한 형태의 명령형 어미일 뿐이다. 동시에 올림말 ‘-아라’의 풀이도 ‘해라할 자리에 쓰여, 명령하는 뜻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로 바뀌었다. 그전에는 <‘오다’와 ‘오다’로 끝나는 동사를 제외하고…>란 단서조항을 달고 있었으나 이제 그런 단서가 필요없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명령형 어미 ‘-아라(어라)’가 모든 동사에 붙어 쓰일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문법은 현실 언어 반영…‘너라/거라’ 변칙 사라져‘-너라’가 불규칙 활용의 개념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오너라/오거라’는 여전히 ‘와라’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인다. 그것은 ‘-너라’와 ‘-거라’가 ‘-아라(어라)’보다 예스러운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이는 그대로 사전 뜻풀이에 새로 추가됐다.
‘거라 불규칙 활용’, 즉 또 다른 명령형 어미 ‘-거라’는 ‘-너라’보다 더 먼저 속박의 굴레를 벗었다. 예전에 ‘-거라’는 ‘가다’와 ‘-가다’로 끝나는 동사 어간에 붙는 어미로 분류됐었다. 즉 ‘가다’를 해라체 명령형으로 쓸 때 ‘가+아라 → 가거라’가 되는 것이 규범이었다. 따라서 ‘가+아라→가라’는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가거라’보다 ‘가라’를 더 많이 썼다. 더구나 이 어미는 ‘가다’류 동사에만 붙는 게 아니라 ‘먹거라, 자거라, 말하거라…’ 식으로 모든 동사에 자연스럽게 붙어 활용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