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늘어나는 취업포기자
경제활동인구·경제활동참가율·취업자·실업자·고용률…
경기가 좋아지면 실업률이 올라간다? 언뜻 이해하기 힘들지만 간혹 경기가 활황을 보일 때 단기적으로 실업률이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실업률이 하락하는 상황도 왕왕 생긴다. 경기가 좋아지면 기업들이 사람을 더 뽑으려 할 테고 취업자도 늘어날 텐데 왜 실업률이 상승할까. 이것은 실업률을 산정하는 방법 때문에 생기는 일종의 ‘착시’다. 고용지표들은 각종 경제지표 중에서도 경제 여건을 가장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경제 주체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지만, 용어를 잘못 이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고용과 실업 현상을 보여주는 지표들을 하나씩 이해해보자.경제활동인구·경제활동참가율·취업자·실업자·고용률…
경제활동인구
만 15세 이상 인구 중 돈을 벌기 위해 실제로 일하고 있거나, 취업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만 17세인 고등학교 1학년생이라면 돈을 벌고 있지 않고, 취업할 의사가 없는 만큼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하지만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일을 시작했다면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된다. 나이가 20세, 30세를 넘었더라도 취업 생각 없이 집에서 쉬기로 마음먹었다면 비경제활동인구다. 취업을 목표로 하더라도 공무원 시험 등을 공부하는 취업준비자도 마찬가지다.
취업자
경제활동인구는 일자리가 있는 취업자와 없는 실업자로 분류된다. 1주일 동안 수입을 목적으로 한 시간이라도 일을 하면 취업자다. 수입이 없더라도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이나 사업체에서 주당 18시간 이상 일한 사람도 취업자에 포함된다. 1주일 동안 일하지 않더라도 그 이유가 질병 및 사고에 따른 입원, 파업, 회사 교육 등이라면 휴직자로 분류돼 취업자에는 포함된다.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더라도 아르바이트로 수입을 올린다면 경제활동인구와 취업자에 포함된다.
실업자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한 달 혹은 4주간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일하지 못한 사람은 실업자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실업자인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본인이 취업할 의사가 있으면 실업자, 없으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실업률도 전체 인구가 아니라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실업자 비중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실업자에서 비경제활동인구로 돌아선 사람이 늘어나면서 실업률이 하락하는 현상도 생긴다. 반대로 경기 활황기에는 비경제활동인구였던 취업 포기자들이 다시 구직시장에 나서면서 경제활동인구가 되고 이에 따라 실업률이 상승하기도 한다.
경제활동참가율
15세 이상 인구 중 경제활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실업자와 취업자를 모두 합쳐 일로 생계를 꾸리거나 도움을 받으려는 이들이 15세 이상 중 얼마를 차지하는가를 의미한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진학률이 높아 학업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다면 이 비중이 떨어진다. 앞에서 살펴봤듯 학업에 전념하는 이들은 나이를 막론하고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아서다. 여성의 지위가 높아져 일에서 보람을 찾으려는 여성이 많으면 올라간다. 전업주부는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아서다.
취업 포기자
실업자 중에서 장기간 구직에 실패하거나 여러 악조건이 겹쳐 구직을 포기한 이들을 의미한다. 취업포기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에서는 제외된다. 우리나라 통계청에서는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한 달 혹은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 중 최근 1년 내에 구직을 시도했던 사람들을 취업 포기자로 분류한다.
고용률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이다. 경제활동인구가 아닌 15세 이상 인구가 모수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제활동인구를 기준으로 집계하는 실업률은 취업 포기자의 존재로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호전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15세 이상 인구 전체를 모수로 하는 고용률을 함께 참고해야 고용 시장의 현실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NIE 포인트
취업·실업 등과 관련한 용어들을 각자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 현행 기준에서 청소와 요리 등 가사는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이고 이는 합당한 것인지 토론해보자. 고용률과 실업률이 엇갈리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노경목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