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그 이후는…
3만달러 돌파는 양적·질적으로 경제 선진국 진입 의미
3만달러 돌파는 양적·질적으로 경제 선진국 진입 의미

미국 독일 등 이어 7번째 ‘30-50클럽’

인구 2000만 명-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로 기준을 넓혀도 호주와 캐나다만 추가된다. 1000만 명 이상으로는 네덜란드와 벨기에가 포함된다. 1000만 명 기준으로도 한국은 11번째로 3만달러를 달성한 나라다.
1인당 국민소득과 함께 인구를 같이 보는 이유는 경제 규모가 매우 작은 나라도 3만달러를 넘는 국가가 꽤 있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 브루나이와 카타르, 아이슬랜드, 룩셈부르크 등도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는다. 하지만 이들은 경제 규모가 작아 ‘선진국’으로 분류하기엔 손색이 있다.
12년 만에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중간에 주춤한 적도 있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6년(2만795달러) 2만달러에 진입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009년 다시 2만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이런 탓에 2만달러 돌파 이후 3만달러 시대를 열기까지 12년이 걸렸다. 30-50 클럽 국가들이 평균 9.7년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늦은 셈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한 요인은 꾸준한 성장과 원화 가치 상승에 있다. 1996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 경제는 연평균 4.2% 성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2배 수준이다. 여기에 국제금융시장에서 원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달러로 환산한 국민소득이 높아졌다.
국민소득엔 기업·정부 소득도 포함
다만 1인당 국민소득은 서민들의 체감 경기와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이 지표에는 가계 소득뿐만 아니라 기업과 정부 소득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가계의 1인당 처분가능 소득만 집계하면 2017년 기준 1874만원(1만6573달러)에 그친다. GNI 중 가계가 가져가는 비중도 2000년 62.9%에서 2017년 56.0%로 쪼그라들었다. 가계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는 GNI보다 떨어진다. 2006년 이후 GNI는 79.4% 늘었지만 가계 가처분소득은 69.0%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민 체감 경기와 밀접한 고용, 소득 분배, 가계부채 등 지표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실업률은 3.8%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2.8%에 이른다. 소득 하위 20% 대비 상위 20%의 소득 비율은 2017년 4.61배에서 작년 말 5.47배로 악화했다. 저소득층 벌이가 고소득층의 5분의 1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NIE 포인트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의 의미를 정리해 보자. 3만달러 돌파에 기여한 다양한 요인도 생각해 보자. 선진국을 판단하는 다른 지표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고, 우리나라를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토론해 보자.
서민준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