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저비용항공 빛과 그림자

취소 수수료 없지만 가격 비싸
GTR은 공무원들이 해외 출장을 갈 때 국적기를 이용하게 한 공무원 전용 티켓이다. 국내 항공산업을 발전시키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정부는 1980년 대한항공과 처음 계약했고, 1990년엔 아시아나항공과 계약했다. 판매 실적은 대한항공이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10~2014년 대한항공의 GTR 항공권 판매액은 주요 10대 노선을 기준으로 1797억원, 이용 공무원은 21만2574명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의 판매액은 425억원, 이용 공무원은 총 3만6056명으로 집계됐다. 두 항공사를 합쳐 한 해 공무원 5만여 명이 국적기를 이용해 해외 출장을 다녀오는 셈이다. GTR 계약은 정부나 항공사가 해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3년 단위로 자동 연장된다.

LCC는 호주·하와이로 하늘길 넓혀
2008년 첫 국제선 운항에 나선 저비용항공사들은 항공 및 여행 산업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국내 6개 LCC의 지난해 국제선 탑승객은 2030만2100명으로, 전년(1430만3717명)과 비교해 41.9% 늘었다. 국제선 여객 수송 분담률도 2013년 9.6%에서 작년 26.4%로 껑충 뛰었다. 정부가 GTR을 폐지하더라도 미국과 유럽 등 LCC가 취항하지 않는 장거리 노선을 제외하고는 공무 출장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배경이다.
LCC 노선은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2010년만 해도 국내 LCC는 7개 국가, 31개 도시에 1512편의 항공편을 띄웠다. 작년엔 12개 국가, 75개 도시에 1만7506편의 항공편을 띄웠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독점 노선이었던 괌, 사이판, 삿포로 등은 예전엔 항공료가 비싸 상대적으로 여행 수요가 적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LCC가 취항하면서 한국인이 자주 찾는 여행지가 됐다. 괌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2012년 18만2600명에서 2016년 54만5000명으로 증가했다. 진에어는 9시간30분이 걸리는 하와이, 9시간이 걸리는 호주 케언스로 취항지를 넓혔다. “LCC는 중국과 일본, 동남아까지만 운항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도 깨졌다. LCC업계는 ‘스타얼라이언스(아시아나항공)’나 ‘스카이팀(대한항공)’과 같은 항공동맹인 ‘밸류 얼라이언스(제주항공)’를 결성하고, 각자의 노선과 노선을 이어 중·장거리 운송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제주항공을 타고 인천에서 필리핀 마닐라로 간 뒤 거기서 세부퍼시픽을 타고 호주 시드니를 가는 방식이다.
호황 누리는 저비용항공사들
노선 확대와 탑승객 증가가 맞물린 LCC업계는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다. 제주항공 등 6개 LCC의 지난해 매출은 3조6313억원으로, 전년보다 35.8%(9575억원) 늘었다. 6개사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7.2%(1255억원) 급증한 2694억원에 달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5.38%에서 7.41%로 개선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률(5.82%)과 코스닥 상장사 평균 영업이익률(5.74%)을 웃도는 수치다.
LCC업계 1, 2위인 제주항공(10.2%)과 진에어(10.9%)는 영업이익률이 10%를 웃돌아 대한항공(8.1%)과 아시아나항공(4.3%) 등 대형 항공사를 압도했다. 제주항공(8대)을 비롯해 티웨이항공(6대) 진에어(4대) 등 연말까지 LCC가 도입하는 새 비행기는 20대를 웃돌 전망이다.
● NIE 포인트
정부항공운송의뢰제도(GTR)가 왜 폐지됐는지, 폐지 결정이 합당한지 등을 토론해보자. GTR 폐지가 우리나라 항공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정리해보자. 전 세계 대표적 저비용항공사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유를 알아보자.
김보형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