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편의점 종주국’을 자처하는 나라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 전역에는 5만8000여 개의 편의점이 있다. 산간·도서 지역까지 편의점 체인이 들어섰을 정도로 흔하다. 이곳에서 한끼 식사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의류 구매나 각종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다. 일본 편의점은 1985년 7419개에서 2016년 5만5640개로 20여 년 만에 8배 가까이 늘어났다. 세븐일레븐과 훼미리마트로 대표되는 브랜드 역시 13개로 다양하다. 일본 편의점은 더 많은 손님을 잡기 위해 무한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에 발맞춘 맞춤형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노래방·헬스장을 도입하는 곳도 생겼다.
노인고객 잡기에 나선 편의점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일본 편의점 고객층의 평균 연령도 높아졌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1994년 편의점을 이용한 50대 이상 고객은 전체의 11%였다. 2011년에는 31%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20대 미만의 젊은 층 비율은 1994년 59%에서 2011년 33%로 낮아졌다.
고령화되는 손님을 잡기 위해 일본 편의점은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1위 기업 세븐일레븐은 2000년 9월부터 도시락 배달 서비스 ‘세븐 밀(meal)’을 선보였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시간적 제약으로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대상이다. 전국 1만4000여 개 매장에서 실시 중이다. 70만 명에 이르는 전체 회원 중 60세 이상이 60%다. 배달 상품은 주먹밥이나 샌드위치, 매일 메뉴가 바뀌는 도시락 등 1000여 개다.
또 다른 편의점 업체 로손은 2014년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구치시에 ‘개호(介護) 전문’ 1호 편의점을 열었다. ‘개호’는 곁에서 돌봐준다는 뜻이다. 개호전문 편의점에서는 노인에게 필요한 물건을 팔고 적절한 서비스나 시설을 소개한다. 성인용 기저귀와 탈취제, 약물 섭취 보조기구, 노안경(老眼鏡) 등 노인에게 필요한 물품을 중점 판매한다. 치아가 없어도 먹을 수 있는 수프, 여름철 탈수 방지 음료 등 고령층을 위해 개발된 먹거리도 있다. 노인요양 전문기업과 연계해 별도 상담 코너에서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헬스장부터 노래방까지 품어
일본 편의점 2위 기업인 패밀리마트는 지난 2월 도쿄 교외 오타나가하라 지역에 헬스기구가 구비된 점포를 열었다. 1층에 일반 편의점이, 2층에는 각종 운동시설을 갖춘 헬스장이 있는 형태다. ‘피트앤고(Fit&Go)’로 불리는 이 헬스장은 편의점과 마찬가지로 24시간 운영된다. 패밀리마트는 앞으로 5년간 헬스장을 갖춘 편의점을 300개 이상 열 계획이다. 패밀리마트는 ‘노래방이 있는 편의점’도 시도하고 있다. 2014년 도쿄 시나가와구에 첫 매장을 연 이후 점차 수를 늘려가고 있다. 편의점에서 산 맥주나 간식거리를 노래방으로 들고 가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미니스톱은 직장인 여성을 겨냥해 바 형태의 편의점 ‘시스카(cisca)’를 만들었다. 낮에는 커피와 야채 스무디, 발아 현미 주먹밥 등 여성들이 선호하는 건강식 메뉴를 판매한다. 저녁에는 일반 술집보다 싼 가격에 생맥주와 안주 메뉴를 팔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편의점 내에서 각종 실험을 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1만3000여 개의 점포에 자동 식기세척기를 들여놨다. 튀김 등 즉석요리 상품을 내놓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로손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무인 계산대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일본 편의점이 다양한 시도를 하는 데엔 업황이 나빠지고 있는 사정도 있다. 일본 프랜차이즈협회에 따르면 편의점 방문객은 24개월 연속 줄었다. 일본 편의점들이 방문객당 더 많은 돈을 쓰도록 새로운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는 이유다.
한국 유통업계는 일본 편의점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고령화가 지속되고 소비 패턴 역시 변화하고 있어서다. 국내 편의점 업체 CU는 2016년 서울 홍대 부근에 편의점과 노래방을 결합한 ‘CU럭셔리秀노래연습장점’을 여는 등 일본 벤치마킹에 나섰다. 레스토랑을 콘셉트로 한 ‘카페테리아 편의점’, 약국과 결합한 ‘드러그스토어 편의점’, 디지털 키오스크가 설치된 ‘금융 편의점’ 등 이색 협업 매장이 국내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NIE 포인트
일본이 편의점 업계의 선두가 된 이유와 편의점의 변화 과정을 정리해 보자. 특히 고령화와 소비의 다양화 등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생각해보자.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의 닮은점과 차이점을 친구들과 토론하고 정리해 보자.
안효주 한국경제신문 생활경제부 기자 joo@hankyung.com
노인고객 잡기에 나선 편의점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일본 편의점 고객층의 평균 연령도 높아졌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1994년 편의점을 이용한 50대 이상 고객은 전체의 11%였다. 2011년에는 31%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20대 미만의 젊은 층 비율은 1994년 59%에서 2011년 33%로 낮아졌다.
고령화되는 손님을 잡기 위해 일본 편의점은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1위 기업 세븐일레븐은 2000년 9월부터 도시락 배달 서비스 ‘세븐 밀(meal)’을 선보였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시간적 제약으로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대상이다. 전국 1만4000여 개 매장에서 실시 중이다. 70만 명에 이르는 전체 회원 중 60세 이상이 60%다. 배달 상품은 주먹밥이나 샌드위치, 매일 메뉴가 바뀌는 도시락 등 1000여 개다.
또 다른 편의점 업체 로손은 2014년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구치시에 ‘개호(介護) 전문’ 1호 편의점을 열었다. ‘개호’는 곁에서 돌봐준다는 뜻이다. 개호전문 편의점에서는 노인에게 필요한 물건을 팔고 적절한 서비스나 시설을 소개한다. 성인용 기저귀와 탈취제, 약물 섭취 보조기구, 노안경(老眼鏡) 등 노인에게 필요한 물품을 중점 판매한다. 치아가 없어도 먹을 수 있는 수프, 여름철 탈수 방지 음료 등 고령층을 위해 개발된 먹거리도 있다. 노인요양 전문기업과 연계해 별도 상담 코너에서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헬스장부터 노래방까지 품어
일본 편의점 2위 기업인 패밀리마트는 지난 2월 도쿄 교외 오타나가하라 지역에 헬스기구가 구비된 점포를 열었다. 1층에 일반 편의점이, 2층에는 각종 운동시설을 갖춘 헬스장이 있는 형태다. ‘피트앤고(Fit&Go)’로 불리는 이 헬스장은 편의점과 마찬가지로 24시간 운영된다. 패밀리마트는 앞으로 5년간 헬스장을 갖춘 편의점을 300개 이상 열 계획이다. 패밀리마트는 ‘노래방이 있는 편의점’도 시도하고 있다. 2014년 도쿄 시나가와구에 첫 매장을 연 이후 점차 수를 늘려가고 있다. 편의점에서 산 맥주나 간식거리를 노래방으로 들고 가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미니스톱은 직장인 여성을 겨냥해 바 형태의 편의점 ‘시스카(cisca)’를 만들었다. 낮에는 커피와 야채 스무디, 발아 현미 주먹밥 등 여성들이 선호하는 건강식 메뉴를 판매한다. 저녁에는 일반 술집보다 싼 가격에 생맥주와 안주 메뉴를 팔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편의점 내에서 각종 실험을 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1만3000여 개의 점포에 자동 식기세척기를 들여놨다. 튀김 등 즉석요리 상품을 내놓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로손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무인 계산대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일본 편의점이 다양한 시도를 하는 데엔 업황이 나빠지고 있는 사정도 있다. 일본 프랜차이즈협회에 따르면 편의점 방문객은 24개월 연속 줄었다. 일본 편의점들이 방문객당 더 많은 돈을 쓰도록 새로운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는 이유다.
한국 유통업계는 일본 편의점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고령화가 지속되고 소비 패턴 역시 변화하고 있어서다. 국내 편의점 업체 CU는 2016년 서울 홍대 부근에 편의점과 노래방을 결합한 ‘CU럭셔리秀노래연습장점’을 여는 등 일본 벤치마킹에 나섰다. 레스토랑을 콘셉트로 한 ‘카페테리아 편의점’, 약국과 결합한 ‘드러그스토어 편의점’, 디지털 키오스크가 설치된 ‘금융 편의점’ 등 이색 협업 매장이 국내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NIE 포인트
일본이 편의점 업계의 선두가 된 이유와 편의점의 변화 과정을 정리해 보자. 특히 고령화와 소비의 다양화 등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생각해보자.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의 닮은점과 차이점을 친구들과 토론하고 정리해 보자.
안효주 한국경제신문 생활경제부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