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선거와 경제민주화…불안한 짝궁
남미 최대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경제력은 석유에서 나온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1998년 집권하면서 ‘석유사회주의(oil socialism)’를 선언했다.

차베스 정부는 돈에 관해서 걱정이 없었다. 정부 예산의 50%를 국유화한 석유판매 대금으로 충당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집권과 함께 토지의 무상 분배를 포함해 49개 사회주의적 입법을 단행했고 의료·교육·식품 등 12개 분야에서 빈민 지원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했다. 전체 예산의 40% 이상이 전체 유권자의 60%에 달하는 빈민에 대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투입됐다. 선거 승리는 예상된 결과였다.

이런 ‘퍼주기 정책’을 하고도 국가 경제가 망하지 않은 것은 수출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의 힘이다. 사회 기반시설과 산업 육성에 투자해야 할 돈이 낭비되고 있다는 중산층 이상 엘리트층의 지적은 무시됐다.

차베스가 사망한 이후 최근까지 베네수엘라는 저성장과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흥청망청 풀린 돈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일으켰다. 무너진 경제는 만성적인 생활필수품 부족난을 야기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지난주 2개월간 국가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차베스가 물려준 저주다.

장두원 한국경제신문 인턴기자(연세대 국어국문 2년) seigichang@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