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중국엔 기술, 일본엔 가격…뒤처지는 한국
한국은 지형 특성상 일본과 중국의 틈새에 끼여 있다. ‘샌드위치론’이 수시로 도마에 오르는 이유다. 한국과 중국, 일본은 국제무대 곳곳에서 오랜 경쟁 상대다. 정보통신산업, 자동차, 반도체, 조선, 가전제품 등 대부분 분야에서 3개 국가는 항상 경쟁관계다. 경착륙, 넛 크래커, 샌드위치 위기, 잃어버린 10년 등의 말은 한국 경제 앞날에 대해 경고음을 전하는 메시지다. 경착륙이란 경기나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상태에서 경기가 갑자기 냉각되면서 주가가 폭락해 실업자가 급증하는 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연착륙이라고 한다.

넛 크래커(nut-cracker)는 호두를 양쪽에서 눌러 까는 호두까기 기계를 말한다. 한 나라가 선진국에 비해서는 기술과 품질 경쟁에서, 후발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을 지칭할 때 쓰이는 용어다. 넛 크래커론이 우리 경제를 향해 쏟아낸 비관론이라면 2007년 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제기한 샌드위치론은 안주를 경계하는 비판에 가까웠다. 당시 이 회장은 “한국은 일본과의 기술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중국이 저가공세로 쫓아오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우리나라의 입지를 샌드위치에 비유한 적이 있다. 산업계는 우리의 처지가 과거 ‘샌드위치’에서 이제는 ‘샌드백’ 상황에 놓였다고 본다. 중국에 가격은 물론 기술력까지 뒤진다고 보고 있다. 일본의 기술은 이제 엔저(低)를 등에 업고 가격에서마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양쪽에서 두들겨 맞는 형국이다.

장두원 한국경제신문 인턴기자(연세대 국어국문 2년) seigichang@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