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66) 기후변화와 에너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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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우리의 건강에 직접 영향을 주는 대기 중의 미세먼지가 많이 논의되다가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산불, 폭우, 폭염 등 이상 기후가 이슈가 되고 있다. 이상 기후의 원인으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기후 변화가 지목되고 있다. 기후는 대기의 온도, 바람, 비, 눈을 모두 아우른다. 태양광으로 대기가 가열되고, 지표에서 물이 증발해 구름이 되고, 대기압의 차이로 생긴 바람을 따라 이동한 구름이 다시 비와 눈이 되어 지표에 내린다. 이런 모든 변화가 기후다. 기후는 태양으로부터 오는 태양광 에너지에 의해 작동된다. 에너지를 전달하는 매개체인 이산화탄소태양광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 걸까? 태양에서는 수소와 수소의 핵융합 반응으로 헬륨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수소의 일부 물질이 에너지로 변환되는데, 이 에너지로 인해 고온으로 가열된 태양은 햇빛을 포함한 다양한 전자기파를 사방으로 방출한다. 그중 일부가 지구에 도달해 태양광 에너지를 전달한다. 반짝이는 별빛도 에너지 크기는 미미하지만 태양광과 마찬가지로 별에서 지구로 전달되는 에너지다.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것과 같이 우주에서는 물질과 에너지가 상호 변환하고, 또 이동하며 변화 혹은 순환한다. 우리 주위에도 물질이 에너지로 변환하는 예들이 있다. 우라늄 원자가 2개로 쪼개지며 일부 물질이 에너지로 변환되는데, 원자력발전소는 이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장치는 인체에 주입한 방사성원소(F-18)가 방출하는 양전자가 주위의 전자와 반응하여 두 전자의 질량이 모두 감마선 에너지로 변환되어 방출되는데, 이를 탐지하여 인체 내부를 영상화하고 대사 활동이 활발한 암세포를 찾아내는 장치이다.

모든 생명체는 살아가기 위해 에너지가 필요하다. 생명체란 물질과 에너지가 산재한 우주에서 에너지를 포집해 활용할 수 있는 존재이다.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는 태양광 에너지에 의지해 살고 있다. 식물과 물속 식물성 플랑크톤에 있는 엽록체는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을 포도당으로 합성한다. 이를 광합성이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산물로 산소를 대기로 방출한다. 이 포도당은 식물과 동물을 포함한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이 된다. 그리고 생명체는 포도당의 에너지를 사용한 후 대기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산화탄소를 기후 변화의 원인인 해로운 물질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지구 생태계에서 에너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인류가 화석에너지를 과도하게 사용하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혁명으로 화석연료 과도하게 사용에너지를 과도하게 사용하게 된 시발점은 무엇일까. 바로 엔진의 발명이다. 1776년 증기엔진의 발명으로 인류의 생활과 지구 생태계는 획기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엔진은 내부에서 연료를 태우면서 그동안 인간과 가축이 담당하던 일을 수백, 수천 배 많이 꾸준하게 할 수 있다. 엔진을 사용하며 시작된 산업혁명으로 인류 복지는 크게 향상하고 인구 역시 급증했다. 하지만 엔진 연료로 화석연료를 사용한 탓에 이산화탄소가 과도하게 대기로 방출되어 온실효과와 기후 변화가 유발되고 있는 것이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로 대표되는 화석연료는 45억 년의 역사 동안 지구에 존재한 다양한 생명체가 태양에너지를 토대로 살다 흙으로 돌아가 화석화되어 남긴 에너지 유산이다. 산업혁명 이후 지난 250여 년간 인류가 이 유산을 과도하게 사용해 기후 변화가 발생했다. 따라서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 기후 변화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이다. 수소에너지 사용과 이산화탄소 포집 등도 해결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수소를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수소를 생산하면 여전히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며, 이산화탄소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지속가능성 고려한 현명한 에너지 사용 필요다행스럽게도 유엔 주도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의 공조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나라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방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를 함께 활용하는 것을 추구한다.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수력, 풍력 그리고 지열 등 우리 주위의 자연에 있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를 이용하고자 할 때는 생태계에 주는 영향을 고려하여야 한다. 생태계 또한 이런 자연의 에너지에 의지해 작동하기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하느라 나무와 풀의 보금자리를 뺏거나, 바다와 호수 생태계의 출발인 물속 식물성 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하는 데 필요한 햇빛을 차단하여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태양광에너지는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 생태계가 함께 사용하는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모두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음식, 의류, 일, 그리고 여행 등 모든 곳에 에너지가 필요하다.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에너지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제 우리는 지구가 지속가능할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물질이 다양한 에너지로 변환되는 과정과 결과를 이해하여, 현명하게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안을 찾아 실천해야 생태계와 공존하면서 지구를 함께 지킬 수 있다. √ 기억해주세요
이찬복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찬복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는 태양광 에너지에 의지해 살고 있다. 식물은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와 물을 포도당으로 합성하고 생명체는 이 포도당의 에너지를 사용한 후 대기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산업혁명으로 인류 복지는 크게 향상했지만 화석연료를 사용한 탓에 이산화탄소가 과도하게 대기로 방출되어 기후변화가 유발되고 있는 것이다. 현명하게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안을 찾아 실천해야 생태계와 공존하면서 지구를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