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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705호 2021년 5월 3일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門外漢(문외한)


▶ 한자풀이
門 : 문 문
外 : 바깥 외
漢 : 사내 한


‘문 밖의 사람’이라는 뜻으로
그 분야에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을 이름 -《오등회원》


소동파는 북송 시대 최고의 시인이다. “독서가 만 권에 달해도 율(律:당대 정치가 왕안석의 율법)은 읽지 않는다”고 해 초유의 필화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나라 시가 서정적인 데 비해 그의 시는 철학적 요소가 짙다. 그가 동림사에 묵을 때 시 한 수를 지었다.

“물소리는 모두가 부처님의 설법이고/산 빛 또한 부처님의 청정 법신이로다/밤새들은 부처님의 팔만사천 법문을/이후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 전할까”

어느 날 증오 선사가 암원 선사를 찾아가 얘기를 나누다가 소동파의 이 시를 언급하며 그의 경지를 높이 평가하자 암원 선사가 말했다. “그의 설법에는 길이 없으니, 어디에 도달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지 않은가.” 증오 선사가 반박했다. “그가 ‘시냇물 소리는 부처의 설법이오, 산 빛은 청정한 부처의 몸일세’라고 읊지 않았습니까. 경지에 이른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암원 선사가 다시 말을 받았다. “문외한일 뿐이다(是門外漢耳).” 이에 증오 선사가 “그렇다면 스님, 부디 설법을 베풀어 주십시오” 하니 암원 선사는 “지금 여기 앉아 참선하며 구하다보면 네가 어디서 왔는지 알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암원 선사의 말을 듣고 밤새 잠을 못 이루던 증오 선사는 이튿날 동틀녘에 갑자기 의구심이 풀려 “동파거사는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소리와 빛의 울타리 속에서 도달하려 하네/계곡물이 소리라면 산은 빛이니/산과 물이 없어야 수심 깊은 이에게 좋으리라”는 게송을 읊었다. 한데 이를 암원 선사에게 보이자 그가 말했다. “자네 또한 문외한이구먼.”

암원 선사가 두 사람을 문외한(門外漢)이라고 한 것은 그저 시구 몇 글자 읊는 것으로 설법을 안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을 주고자 한 것이다. 불교 선종(禪宗)의 통사서인 《오등회원(五燈會元)》에 나오는 얘기다.

문(門)은 부문·분야·전문을 뜻하며 문외한은 아직 문 바깥에 있는 상태, 즉 어떤 분야에 대해 전문적 지식이나 조예가 없는 사람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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