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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701호 2021년 4월 5일

Cover Story

환율이 오르면 유학생 자녀 둔 부모 허리가 왜 휠까요?


환율(換率·exchange rate)은 국가, 기업, 개인들에게 다양한 영향을 줍니다. 경제 주체들에게 환율은 올라도 영향을 주고, 내려도 영향을 주고, 가만히 있어도 영향을 줍니다. 환율이 변하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국가별 환율이 딱 고정되어 있다면 우리는 경제신문 등에 실리는 환율 변동표를 보고 이렇게 저렇게 계산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환율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까요?


(1) 환율은 국가 간 분쟁을 일으킵니다. 환율 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환율 변동에 따라 나라별 이해 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과 중국의 환율 분쟁입니다. 미중 환율 전쟁은 ‘총성없는 전쟁’으로 표현될 정도죠. 미국은 중국이 자국 화폐인 위안화 환율을 조작해 이익을 본다고 째려봅니다. 중국을 아예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거나, 환율조작 의심국가로 분류하기도 했죠. 잘 아시다시피 미국 달러의 가치는 시장에서 정해집니다.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개입하지 않습니다.

반면 중국 위안화의 가치는 시장에서 정해지지 않습니다. 중국 공산당 정부의 통제 아래에 있는 중앙은행이 정하죠. 경제 상황에 따라 환율을 조작한다고 미국은 중국을 의심합니다.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기 위해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수출 가격을 낮게 해서 잘 팔리도록)는 거죠. 중국은 미국 주장을 부인합니다.

국가 간 분쟁의 대표 사례로 ‘플라자 합의’가 꼽히기도 합니다. 1985년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세계 무역에서 대규모 흑자를 보고 있던 일본을 미국 플라자 호텔로 불렀습니다. 일본이 엔화 가치를 올리도록(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한 것이죠. 1달러당 260엔에서 123.33엔으로 엔화 가치가 급상승했습니다. ‘달러 약세, 엔화 강세’가 나타나자 일본은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 환율은 기업들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환율은 야누스적이어서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과 수입을 많은 하는 기업에 상반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한국 화폐인 원화의 환율이 오를 경우(수출 가격이 낮아져서 경쟁력이 있음), 수출하는 기업들은 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기업들과 경쟁하는 시장에 수출하는 기업이라면 환율상승 덕분에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죠. 가격 외에 제품의 질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만, 일단 가격만 보면 그렇습니다.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은 원론적으로 환율상승을 선호합니다.

반대로 원자재 같은 생산요소를 수입해야 하는 기업들은 울상을 짓습니다. 수입해야 하는 제품의 가격이 환율 상승 때문에 높아질테니까요. 1000원이면 살 수 있었던 것이 환율 때문에 1200원을 줘야 하니 앉아서 200원을 까먹게 되죠. 수출 국가인 우리나라가 환율에 민감한 이유입니다. 달러 당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질 경우, 즉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높아질 경우(수출 가격이 올라가면 적게 팔림), 수출 기업들은 비명을 지릅니다. 환율이 이익을 주기도, 손해를 주기도 하니 적절한 환율을 유지하는 게 어렵습니다. 환율은 제조업에만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금융, 서비스업 모두에 영향을 미칩니다. 세계 기업들이 같은 고민을 합니다.


(3) 환율은 부모와 삼촌, 이모, 우리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줍니다. 환율이 오르면, 유학 자금을 보내야 하는 부모님들의 부담이 커집니다. 예를 들어 환율이 낮을 때 1달러를 1000원이면 살 수 있었는데, 환율이 올라서 1달러를 1500원 주고 사야 한다면 부모님들은 한국돈을 더 많이 주고도 달러를 더 적게 사게 됩니다. 1000달러를 100만원에 보낼 수 있었는데 이젠 150만원을 들여야 하니 부모님의 고통은 커집니다. 앉아서 500만원을 손해본다는 생각이 들지요.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 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개인들은 기업들과 다른 입장 때문에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수출을 유지하기 위해 A국가가 높은 환율을 유지한다면, 유학생 부모들은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환율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이유를 아시겠죠? 그래도 A국가는 대부분 수출쪽을 택하려 합니다. 그래야 일자리가 늘어서 유학생 부모들이 부담을 상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논리죠. 여러분이 정부의 정책 입안자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4) 환율은 다른 부문에도 영향을 줍니다. 외환으로 표시되는 거의 모든 거시지표가 환율에 따라 변동됩니다. 연간 무역액(수출+수입), 국내총생산(GDP), 국민총소득(GNI)계산이 달라집니다. 우리나라의 연간 무역액은 거의 1조 달러(세계 10위권)인데 환율에 따라 수출, 수입액이 달라지는 관계로 1조 달러 이하 혹은 이상으로 변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도 환율에 따라 3만 달러 이하 혹은 이상이 되기도 합니다. 환율은 또 해외투자, 자본 유출, 채권시장, 주식시장, 국가간 금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조금 더 깊이 공부해보시는 것도 좋겠죠.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NIE 포인트
① 지구촌에 있는 국가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환율을 운용하려 합니다. 이와 관련한 용어로 ‘근린궁핍화 정책’이라는 게 있습니다. 무슨 뜻인지를 알아봅시다.

② 미국 1달러를 사려면 수 조원을 줘야 했던 나라들이 있었습니다. 이를 하이퍼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르는데 어떤 나라들이 겪었는지 알아봅시다.

③ 환율의 변화 방향에 따라 어떤 기업들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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