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牛刀割鷄(우도할계)
▶ 한자풀이
牛 : 소 우
刀 : 칼 도
割 : 나눌 할
鷄 : 닭 계

소 잡는 칼로 닭을 잡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에 너무 큰 힘을 사용함을 비유 - 《논어(論語)》


자유(子遊)는 중국 춘추시대 오(吳)나라 사람이다. 공문십철(孔門十哲: 공자 문하의 뛰어난 열 제자)에 속하며, 자하(子夏)와 더불어 문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자유가 노나라에서 읍재(邑宰)라는 벼슬에 올라 작은 읍인 무성을 다스릴 때의 일이다. 하루는 공자가 무성에 들렀는데 마을 곳곳에서 거문고 소리에 맞춰 노래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자유가 공자에게서 배운 예악(禮樂)을 가르쳐 백성을 교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공자는 흐뭇한 마음에 빙그레 웃으며, “닭을 잡는 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느냐(割鷄焉用牛刀)” 하고 물었다. 말뜻 그대로는 ‘이처럼 작은 고을을 다스리는데 무슨 예악이 필요하냐’는 의미지만, 실은 제자의 행함이 뿌듯해 농(弄)으로 던진 말이었다.

이에 자유가 답했다. “예전에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군자가 도(道)를 배우면 사람을 사랑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부리기가 쉽다’고 하셨습니다.” 공자는 이 말을 듣고 수행하는 제자들을 불러모은 뒤 “제자들아, 자유의 말이 옳다. 조금 전에 내가 한 말은 농담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공자가 “닭을 잡는 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겠는가”라고 한 것은 자유가 나라를 다스릴 만한 인재인데도 무성과 같은 작은 읍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이 대견해 빗대 말한 것이다. 《논어》 양화편에 나오는 얘기다.

이 이야기에서 유래한 우도할계(牛刀割鷄)는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쓴다’는 뜻으로, 작은 일에 지나치게 큰 힘을 사용하는 것을 비유한다. 만물은 저마다 적합한 쓰임이 있다. 장자는 “명마는 하루 천 리 길을 달리지만 쥐를 잡는 데는 고양이만 못하다”고 했다. ‘맞춤하다’는 건 기능이 그 쓰임과 잘 어울린다는 의미다.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작가/시인.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작가/시인.
참고로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의 과유불급(過猶不及)은 공문십철의 한 명인 자하와 연관된 고사성어다. 자공이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하는데 어느 쪽이 어집니까” 하고 묻자 공자가 ‘둘이 같다’며 한 대답이 ‘과유불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