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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686호 2020년 12월 7일

과학과 놀자

콩팥 덕분에 물 구하기 어려운 육상환경 서식 가능해


우리 몸의 기관 중 중요하지 않은 기관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심장은 혈액을 분출해 우리 몸 곳곳에 필요한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해 주며, 간은 소장을 통해 흡수한 영양소를 화학적으로 처리하는 곳이다. 신장(콩팥)하면 배설기관, 다시 말해 신체의 대사 부산물로 생기는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르는 신체의 염분과 수분의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신장은 우리 몸의 골반 위 등쪽 좌우에 자리 잡고 있다. 신장은 혈액을 여과하고 이 여과액을 오줌으로 처리해 수뇨관을 통해 방광으로 보낸다. 오줌이 방광에 어느 정도 차면 몸 바깥과 통한 요도를 통해 배출된다. 포유류는 매우 잘 발달한 신장을 가지는데 신장은 무슨 기능을 할까.
신체 세포가 견딜 수 있는 삼투압 범위가 좁아
사람이 속한 포유류는 높은 체온을 갖고 있고 활동적이어서 대사율이 매우 높다. 또한, 수중 환경과 비교하면 수분을 얻기 어렵고 밖으로 뺏기기 쉬운 육상 환경에 서식한다. 높은 대사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이런 에너지를 얻기 위해 체내에서는 엄청난 가수분해 반응이 일어난다. 가수분해 반응에는 물이 투입돼야 하므로 이때 체내 수분이 급격히 손실된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대사 과정의 부산물인 노폐물이 빠르게 체내에 축적된다. 포유류의 신장은 이들이 건조한 육상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부족한 물을 보존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능을 가진다.

신장의 두 번째 기능인 신체의 염분과 수분의 균형 유지는 왜 필요할까. 신장을 통해 신체 염분과 수분의 균형이 필요한 이유는 신체를 구성하는 세포 대다수가 견딜 수 있는 삼투압의 범위가 매우 좁기 때문이다. 세포는 자신을 둘러싼 체액의 삼투압이 높으면, 다시 말해 세포의 내부보다 주변의 염분 농도가 높으면 세포에서 체액 쪽으로 물이 빠져나가 세포의 부피가 줄어든다. 반대로 체액의 삼투압이 낮으면 체액에서 세포 안으로 물이 들어와 세포의 부피가 증가하게 된다. 세포의 내부에서 생명 유지에 필요한 반응을 하는 효소들은 이런 삼투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세포 내부의 염분 농도가 조금이라도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효소의 활성이 급격히 변하는데 정해진 범위를 넘어서면 효소가 전혀 기능하지 못한다. 그러면 신체 거의 모든 기관이 기능하지 못하게 돼 결국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그만큼 체내 염분과 수분의 균형을 유지하는 신장의 역할은 중요하다.
100만~150만 개의 네프론으로 구성돼
각 신장에는 약 100만~150만 개의 네프론이 있다. 네프론은 동맥에서 뻗어 나온 작은 모세관이 실타래처럼 얽힌 사구체와 이를 둘러싼 깔때기 모양의 보먼주머니, 그리고 보먼주머니에 연결된 길고 좁은 관인 세뇨관으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네프론과 신장에 있는 혈관은 서로 밀착돼 있다. 사구체에서 모세혈관 밖으로 이온과 노폐물(요소 등)을 포함하는 혈액의 액체 성분이 여과되면, 이 여과액은 보먼주머니를 통해 세뇨관 내부를 흐른다. 세뇨관을 통과하면서 여과액 속에 들어 있는 중요한 영양소(포도당, 아미노산 등)와 이온(Na+ 등)은 다시 혈액으로 재흡수되고, 사구체에서 여과되지 못한 혈액 속 노폐물이나 이온(H+ 등)은 세뇨관의 여과액으로 분비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신체에 축적된 노폐물과 필요 없거나 남은 이온들을 오줌을 통해 배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체내 수분의 양은 어떻게 조절할까. 신장은 두 가지 방식으로 체내 수분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신장이 직접 혈액이 혈관 벽을 미는 압력인 혈압을 인지해 혈압이 특정 수준 이하로 떨어졌을 때 혈압을 올리는 일련의 과정을 촉진한다. 혈압이 떨어지면 신장은 레닌이라는 효소를 혈액 속으로 분비하는데, 레닌은 혈액 속에 떠다니는 앤지오텐시노젠을 앤지오텐신Ⅰ로 전환하고, 이 앤지오텐신Ⅰ은 폐에서 앤지오텐신전환효소에 의해 앤지오텐신으로 바뀐다. 앤지오텐신은 부신을 자극해 알도스테론을 분비하게 하는데 이 호르몬은 신장에서 Na+의 재흡수를 촉진한다. Na+가 재흡수될 때 물이 따라 재흡수되므로 혈액의 부피가 늘어 혈압이 상승하며, 결과적으로 혈압이 올라간다.

두 번째는 혈액의 삼투압이 높아지면 시상하부에 있는 감각수용기가 이를 감지해 시상하부에서 항이뇨호르몬(ADH)을 분비하게 한다. ADH는 신장 세뇨관의 뒷부분에서 신장의 여과액 속 수분이 재흡수되도록 촉진한다. 이로써 진한 소량의 오줌이 만들어진다. 만약 몸속에 수분이 많으면 ADH 분비가 억제되므로 여과액은 그대로 배출돼 다량의 묽은 오줌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잘 발달한 신장 덕분에 포유류는 건조하고 물을 구하기 어려운 육상 환경에 잘 적응해 살아갈 수 있게 됐다.
√ 기억해주세요
신장(콩팥)하면 배설기관, 다시 말해 신체의 대사 부산물로 생기는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르는 신체의 염분과 수분의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속한 포유류는 잘 발달한 신장 덕분에 수중 환경과 비교하면 수분을 얻기 어렵고 밖으로 뺏기기 쉬운 육상 환경에 잘 적응해 살아갈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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