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우 교수의 과학과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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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콩팥 덕분에 물 구하기 어려운 육상환경 서식 가능해
우리 몸의 기관 중 중요하지 않은 기관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심장은 혈액을 분출해 우리 몸 곳곳에 필요한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해 주며, 간은 소장을 통해 흡수한 영양소를 화학적으로 처리하는 곳이다. 신장(콩팥)하면 배설기관, 다시 말해 신체의 대사 부산물로 생기는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르는 신체의 염분과 수분의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신장은 우리 몸의 골반 위 등쪽 좌우에 자리 잡고 있다. 신장은 혈액을 여과하고 이 여과액을 오줌으로 처리해 수뇨관을 통해 방광으로 보낸다. 오줌이 방광에 어느 정도 차면 몸 바깥과 통한 요도를 통해 배출된다. 포유류는 매우 잘 발달한 신장을 가지는데 신장은 무슨 기능을 할까. 신체 세포가 견딜 수 있는 삼투압 범위가 좁아사람이 속한 포유류는 높은 체온을 갖고 있고 활동적이어서 대사율이 매우 높다. 또한, 수중 환경과 비교하면 수분을 얻기 어렵고 밖으로 뺏기기 쉬운 육상 환경에 서식한다. 높은 대사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이런 에너지를 얻기 위해 체내에서는 엄청난 가수분해 반응이 일어난다. 가수분해 반응에는 물이 투입돼야 하므로 이때 체내 수분이 급격히 손실된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대사 과정의 부산물인 노폐물이 빠르게 체내에 축적된다. 포유류의 신장은 이들이 건조한 육상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부족한 물을 보존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능을 가진다.신장의 두 번째 기능인 신체의 염분과 수분의 균형 유지는 왜 필요할까. 신장을 통해 신체 염분과 수분의 균형이 필요한 이유는 신체를 구성하는 세포 대다수가 견딜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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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면역작용은 '땅콩 알레르기' 같은 부작용도 초래
TV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서 ‘건강을 위해서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라는 말을 많이 들을 수 있다. 심지어 쇼핑 채널에서는 ‘면역력 향상에 좋은 음식’이라는 명목으로 수많은 상품이 범람하고 있다. 도대체 면역이 무엇이며, 면역력이 높아지면 좋아질까 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면역은 ‘특정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미생물이 발달하는 것을 막거나 병원체가 만들어내는 물질의 효과를 방해하여 이 질병에 저항하는 능력을 갖춘 상태’로 정의된다.면역계는 자신의 몸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와 외부 물질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어체계이다. 즉, 병원체가 몸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고, 만약 들어왔다면 이를 제거하고 무력화하게 하는 것이 면역계의 역할이다. 면역계는 외부 물질이면 무조건 차단하고 배제하는 ‘선천면역’과 한 번 경험한 외부 물질을 인식해 이것만을 특이적으로 차단하고 배제하는 ‘적응면역’으로 구분된다. 선천면역과 적응면역선천면역은 외부와 접촉하는 피부 등의 장벽 조직과 대식세포에 의한 식세포작용 등에 의해 일어난다. 장벽 조직은 외부 물질이 몸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다. 예를 들어 사람의 피부는 죽은 세포인 각질로 둘러싸여 있어서 외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없다. 만약 상처를 통해 병원체가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우리 몸 곳곳에 있는 대식세포가 이들을 잡아먹어 제거한다. 선천면역과 달리 적응면역은 특정 병원체나 물질을 표적으로 하며, 이들을 제거하고 무력화하기 위해 면역세포를 활성화한다. 활성화된 면역세포는 이 병원체에 딱 맞는 항체를 만들거나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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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받은 유전자, 다음 세대에 다시 분리돼
모든 생물은 자신과 닮은 자손을 낳는다. 동식물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과 같은 미생물도 그렇다. 지금처럼 생물의 특징을 결정하는 것이 DNA 속에 담긴 정보라는 것이 알려지지 않은 과거에도 부모의 특징이 자손으로 전달되는 유전이라는 현상은 사람들에게 매우 익숙했다. 우리의 선조들은 유전 현상을 이용해 우수한 특징을 가진 가축과 재배 품종을 개발해왔다. 이 밑바탕에 깔린 생각은 좋은 특징을 가진 개체들을 교배시키면 좋은 특징을 가진 자손이 나오리라는 것이다.예를 들어, 덩치 큰 육우끼리 교배를 시키면 상품성이 좋은 덩치 큰 자손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런 교배가 항상 성공적이지는 않다. 양친의 좋은 특징을 모두 가진 자손이 태어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때도 있다. 혼합유전 가설과 입자유전 가설이런 교배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가설이 제시됐다. 첫 번째는 혼합유전 가설이다. 이 가설에 의하면 난자와 정자가 결합하면, 마치 물감의 색이 혼합되는 것처럼 유전적 특성이 혼합된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흰색과 붉은색 꽃을 가진 분꽃을 교배시키면 자손으로 분홍색 꽃을 가진 자손이 나온다. 이처럼 자손이 양친의 중간적인 특징을 띤 경우를 목격한 사람이라면 이 가설이 맞는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입자유전 가설이다. 이 가설은 생물의 특징을 결정하는 입자인 유전인자가 있고, 정자와 난자가 수정해 자손을 만들어도 자손의 몸속에서 양친으로부터 받은 유전인자가 온전히 남아 있다고 봤다. 멘델이 유전의 법칙을 발견하기 전까지 사람들은 혼합유전 가설을 더 많이 지지하고 있었다. 멘델의 교배 실험멘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