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연 없이 1회 충전으로 500km 주행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달린다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지난 5월 전기차 1만1496대를 수출했다. 같은 달 전체 수출 차량(9만5400대)의 12.1%에 달한다. 수출차 10대 중 1대꼴이다. 올 들어 5월까지 전기차 수출은 4만2021대로 전년보다 64.1%나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전기차 수출은 사상 처음 10만 대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도로를 질주하는 전기차도 늘고 있다. 작년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는 4만6966대로 집계됐다. 전기차 태동기인 2011년(338대)과 비교해 150배 가까이 늘었다. 10년 동안 전기차 누적 판매대수도 10만 대를 넘어섰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400㎞에 달하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406㎞)과 GM 쉐보레볼트(414㎞)의 등장으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된 결과다.

20여 분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3세대 전기차’가 등장하면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2019년 200만 대였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25년엔 850만 대, 2040년에는 540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차와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도 앞다퉈 전기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9조7000억원을 전동화 기술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폭스바겐그룹은 2024년까지 330억유로(약 45조원)를 전동화 부문(E모빌리티)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GM도 2025년까지 200억달러(약 25조원)를 전기차 개발에 쓸 계획이다.

전기차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배터리를 놓고도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LG화학과 파나소닉, CATL 등 배터리 제조사들의 경쟁에 테슬라와 GM 등 자동차 제조사들까지 ‘참전’을 선언했다. GM은 LG화학과 함께 개발한 차세대 배터리 얼티움을 새 전기차에 장착한다. 얼티움은 1회 충전으로 최대 643㎞(약 400마일)를 주행할 수 있는 고용량 배터리다. 파나소닉에 배터리를 의존하던 테슬라는 지난해 배터리회사 맥스웰을 2억3500만달러(약 2800억원)에 사들였다.

한국 업체들의 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데 이어 지난달 22일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났다. 이달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만날 예정이다. 삼성(삼성SDI)과 LG(LG화학), SK그룹(SK이노베이션) 모두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한다.

김보형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