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생글생글 641호 2019년 7월 15일

Cover Story

[첨삭으로 보는 논술 학습법] 공통점과 차이점·논리적 연관성 분석은 논술의 핵심이죠

아래는 연세대 문제이지만 다른 대학의 논술고사에서도 많이 출제되는 유형입니다. 문학작품이나 신문기사 등을 통해 분석 대상을 제시하고 특정 제시문의 논지를 활용해 분석하게 한 뒤 그에 대한 비판이나 견해 서술을 요구하는 문제 유형은 대입 논술에서 일반적으로 출제되고 있습니다. 일반화된 주장이나 관점을 구체적인 상황·사례에 적용해 의미하는 바나 시사점을 분석하거나 견해를 서술하게 하는 것을 통해 수험생의 독해력, 논리적 사고력,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 유형을 대할 때 중요한 것은 제시문 사이의 논리적 연관성을 찾는 것입니다. 대학 홈페이지에서 제시문 및 문제를 먼저 읽고 답안 첨삭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례 2] 2015학년도 연세대 사회계열 문항 2

[문제] 제시문 (라)의 르블롱씨 부부가 경험하는 내적 갈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나)와 (다) 각각의 주장이 지닌 한계점을 지적하시오. (1000자 안팎)


① ‘자신들의 신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는 게 필요합니다. 여기서는 알제리인들을 존중하는 것이 올바른 것임을 분명하게 밝히면 됩니다. 보다 정확한 표현은 ‘자신들의 신념인 다른 인종 집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윤리적 의무’입니다.

② 르블롱씨 부부가 가진 신념이 어떤 교육을 통해 형성된 것인지 분명치 않습니다. 알제리인들을 존중하라는 교육을 받았다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제시문 (라)의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는 프랑스인답게 관용의 가치, 이해의 가치를 실천하고자 노력한 인물’이라는 서술에서 다른 인종집단에 대한 이해, 관용을 강조하는 프랑스의 교육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③ 알제리인들의 소음과 냄새를 피해 이사한 경험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지까지 서술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알제리인들의 생활로 인해 자신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어려움과 이웃으로서의 최소한의 관계밖에 유지할 수 없었다는 르블롱씨 부부의 토로는 이들이 알제리인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존중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④ 알제리인들이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는 주어진 제시문 내용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알제리인들에 대한 인상, 평가는 르블롱씨 부부 입장에 의한 것이므로 그들의 교육수준이나 신념체계, 가치관 등은 알 수 없습니다.

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습니다. 라마단이 르블롱씨 부부에게 끔찍한 기간이지만 알제리인들에게는 성스러운 기간입니다. 이 기간 동안 알제리인들의 생활이 부족한 문화의식을 드러내는 것이고 이들이 노력하지 않으면 르블롱씨와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는 논제의 요구에서 벗어난 서술이라는 점에서도 불필요했습니다.

⑥ 논제의 요구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해야겠습니다. 논제에서는 르블롱씨 부부의 ‘내적 갈등’을 분석하라고 했습니다. 신념과 현실 사이의 간극에 대한 서술은 이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다른 인종을 존중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감을 교육을 통해 내면화하였지만 뼛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다른 인종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인식이 뒤엉키며 불만과 죄책감을 불러일으켰다는 게 내적 갈등의 핵심임을 분명하게 서술하는 게 적절합니다.

⑦ 제시문 (나)의 주장이 어떤 한계점을 가지는지 분석한 문장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비판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아쉽네요. 제시문 (나)에서는 인종차이를 드러내는 활동의 수행 정도가 클수록 인종갈등이 줄어든다고 주장하지만 (라)에서는 그와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부터 서술해야 합니다.

⑧ 제시문 (다)의 주장의 한계점을 지적한 문장입니다. 그러나 르블롱씨의 내적 갈등을 근거로 한 비판으로 적절치 않습니다. (다)에서는 공감을 통해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현실의 문제, 좁혀지지 않는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비판할 수 있습니다. 르블롱씨 부부는 알제리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해온 사람들입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신들과 너무나 다른 그들의 문화는 결코 이해할 수 없음을 라마단에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이는 상상력을 아무리 발휘해도 근본적인 차이를 좁힐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감하고자 노력하는 것만 강조하면 르블롱씨 부부가 겪는 내적 갈등이 심화될 뿐임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김은희 로지카논술원장 logicanonsul@naver.com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