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배출하는 메탄가스가 온난화 부추겨
이 그래프는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실이 발행한 ‘비타민’ 123호 (2016년 10월 13일 발행)에 실렸다.
이 그래프는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실이 발행한 ‘비타민’ 123호 (2016년 10월 13일 발행)에 실렸다.
■ 체크포인트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브라질 2위·중국 3위


전 세계 소는 몇 마리일까? 위 그래프는 미국 농무부(USDA)가 집계한 ‘2016년 기준 세계 소 사육 마릿수’ 상위 국가들을 나타낸 것이다. 전 세계 사육소는 9억9661만 마리로 집계 됐다. 이 중 소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다. 3억160만 마리를 키워 세계 소의 31%를 차지했다. 이렇게 소가 많은 이유는 인도 국민 중 80.5%가 힌두교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힌두교는 소를 비옥과 힘의 상징으로 신성시하기 때문에 소를 함부로 잡아먹는 것을 금지한다. 심지어 인도의 한 지방 정부는 소 도살과 소고기 운송에 최고 종신형을 내리는 법안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인도에 이어 2위는 브라질(2억1909만 마리, 22.6%), 3위는 중국(1억25만 마리, 10.3%)이 차지했다. 지구상의 소 세 마리 중 두 마리는 이들 세 나라가 키우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9198만 마리로 4위였다. 인구가 5억 명을 웃도는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전체 사육 마릿수(8860만 마리)는 미국보다 적었다. 참고로 미국 인구는 3억2000만여 명 정도이고, EU 전체 인구는 5억1000만여 명이다. 아르헨티나나 호주의 경우 인구와 소 사육 마릿수가 거의 같거나 소 사육 마릿수가 약간 많은 정도였다.

이와 달리 우루과이와 뉴질랜드는 인구보다 소가 두 배 이상 많았다. 우루과이의 경우 인구가 330만 명이지만 소는 1206만 마리로 약 네 배에 달했고 뉴질랜드도 소(1028만 마리)가 사람(450만 명)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한국은 305만 마리로 일본(376만 마리), 우크라이나(355만 마리)에 이어 17번째였다.

소에서 나오는 메탄가스가 환경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소는 풀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독성이 강한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덴마크 정부는 소 한 마리가 한 해 동안 배출하는 온실가스양을 4t으로 보고 있다. 승용차 한 대가 내뿜는 2.7t의 1.5배를 넘는다. 심지어 소를 포함한 양이나 염소 등 모든 가축들이 뿜는 메탄가스가 1억t으로 전 세계 메탄가스 배출량의 약 37%를 차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방귀세를 부과하는 나라도 있다.

메탄가스는 배출량만으로 보면 이산화탄소보다 적지만 열을 가두는 능력은 20배나 돼 온난화를 더욱 부추긴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등에선 소에게 메탄가스 포집용 백팩을 채워 사육한다. 동유럽 발트해 연안 끝에 있는 에스토니아 정부는 2009년 1월부터 소를 키우는 농가에 방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뉴질랜드 정부도 2003년 소나 양 등의 가축이 뀌는 방귀에 세금을 부과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농민들의 거센 반발로 방귀세 도입은 백지화되고 말았다. 축산업이발달한 덴마크 역시 소 한 마리당 약 14만원의 방귀세를 부과하는 세법 개정안의 도입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런 방귀세 부과와는 달리 근본적인 소의 방귀와 트림을 막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기도 하다.뉴질랜드에서는 다른 미생물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메탄생성미생물만을 공격하는 항생제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항생제가 가축이나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외에 식품회사 다농은 젖소에게 오메가3 지방산을 먹여 메탄가스 방출량을 30% 줄이는 방법을 개발했다. 다른 몇몇 나라들은 마늘을 사료에 넣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일부 채식주의자들은 소고기 소비를 줄여야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면서 채식을 강조하기도 한다. 지구온난화 문제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그렇다고 육류 소비를 강제로 줄이기도 힘든 상태다. 묘수가 없을까?

김형진 한국경제신문 연구원 starhaw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