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커버스토리
굿즈 판매·마케팅·가격차별…스포츠에도 경제원리 작동
신세계그룹이 올해부터 국내 프로야구(KBO 리그)에 뛰어들면서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와 마케팅 경쟁을 본격화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야구와 본업을 연결하지 못한다”며 롯데를 지적하자 롯데는 “야구도 유통도 한 판 붙자”고 맞불을 놓은 것이죠. 신세계 계열 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신세계그룹 야구단인 SSG 랜더스의 이름을 딴 ‘랜더스데이’를 열어 상반기 최대 규모 할인행사를 벌였고, 롯데마트 역시 창립 23주년을 내세워 4월 한 달 동안 총 네 차례 할인행사를 펼치기로 했죠.이처럼 스포츠는 기업의 존재감을 한껏 부각시킬 수 있는 매개체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 광고(노출)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죠. 기업들이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면서 스포츠 경기 후원사가 되거나 관련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제품 판매를 늘릴 수 있어서죠.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랜더스데이 행사로 예년 할인행사에 비해 20%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투자 대비 20배 홍보효과2018년부터 KBO 리그 공식 후원사로 선정된 신한은행은 연간 80억원 정도를 후원금으로 쓰지만 홍보효과는 한 해 2400억원 규모를 넘어서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보통 올림픽, 월드컵, F1(포뮬러 원) 자동차 경주대회를 3대 스포츠 이벤트(F1 대신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꼽기도 함)라고 하는데 이를 후원해 독점적 마케팅 활동을 보장받는 공식 후원업체들은 투자 대비 20배 수준의 유·무형 홍보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코카콜라, 나이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기업들이 공식 후원을 통해 기업 이
-
커버스토리
환율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A국가와 B국가는 수박 한 통과 참외 10개를 맞교환합니다. 수박과 참외는 1대 10의 등가성(等價性)을 가집니다. A국가와 B국가가 서로 교역을 한다면, 모든 것이 교환 비율을 가질 겁니다. 교환 비율은 고정되어 있거나 변할 겁니다. 수박 농사가 잘 안됐거나, 참외밭이 가뭄으로 망한 경우, 수박과 참외 교환 비율은 달라지겠지요.A국가와 B국가의 화폐는 어떨까요? 그것에도 교환 비율은 존재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환율(exchange rate)이라고 부릅니다. 환율이 달라지는 이유는 수박과 참외의 관계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한 가지 점에선 환율은 수박-참외와 같습니다. 환율도 수요와 공급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죠. 가령 H국가의 화폐를 원하는 나라와 기업, 개인이 많으면 즉 수요가 많으면, H국가의 화폐 가치는 올라갈(환율 하락) 겁니다. 반대라면, 화폐 가치는 떨어질(환율 상승) 겁니다.환율은 공급에 따라서도 변합니다. H국가가 필요 이상으로 돈을 많이 찍어 공급했다면 이 돈의 가치는 떨어질 겁니다. 남아메리카에 있는 베네수엘라는 돈을 인쇄기로 마구 찍어낸 결과 화폐 가치가 아예 사라졌습니다. 아무도 베네수엘라 돈을 받으려 하지 않습니다.환율은 한 나라의 경제와 정치 상황에 따라서도 바뀝니다. 예를 들어 C국가의 경제와 정치가 불안해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갈 겁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가지고 있던 C국가의 화폐를 달러로 바꿔나갈 겁니다.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 맞습니다. C국가 화폐가 싸지고 달러가 비싸집니다. 환율이 폭등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C국가가 투자하기 좋은 나라라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를 많이 가져와서 C국가 화폐로 바꿀 것입니다. C국가의 화폐 가치가 오를
-
커버스토리
환율이 오르면 유학생 자녀 둔 부모 허리가 왜 휠까요?
환율(換率·exchange rate)은 국가, 기업, 개인들에게 다양한 영향을 줍니다. 경제 주체들에게 환율은 올라도 영향을 주고, 내려도 영향을 주고, 가만히 있어도 영향을 줍니다. 환율이 변하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국가별 환율이 딱 고정되어 있다면 우리는 경제신문 등에 실리는 환율 변동표를 보고 이렇게 저렇게 계산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환율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까요?(1) 환율은 국가 간 분쟁을 일으킵니다. 환율 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환율 변동에 따라 나라별 이해 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과 중국의 환율 분쟁입니다. 미중 환율 전쟁은 ‘총성없는 전쟁’으로 표현될 정도죠. 미국은 중국이 자국 화폐인 위안화 환율을 조작해 이익을 본다고 째려봅니다. 중국을 아예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거나, 환율조작 의심국가로 분류하기도 했죠. 잘 아시다시피 미국 달러의 가치는 시장에서 정해집니다.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개입하지 않습니다.반면 중국 위안화의 가치는 시장에서 정해지지 않습니다. 중국 공산당 정부의 통제 아래에 있는 중앙은행이 정하죠. 경제 상황에 따라 환율을 조작한다고 미국은 중국을 의심합니다.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기 위해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수출 가격을 낮게 해서 잘 팔리도록)는 거죠. 중국은 미국 주장을 부인합니다.국가 간 분쟁의 대표 사례로 ‘플라자 합의’가 꼽히기도 합니다. 1985년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세계 무역에서 대규모 흑자를 보고 있던 일본을 미국 플라자 호텔로 불렀습니다. 일본이 엔화 가치를 올리도록(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한 것이죠. 1
-
커버스토리
금본위제→고정환율→변동환율…역사 따라 바뀐 환율제도
▷선생님=오늘은 환율에 대해 알아봅시다. 환율은 금리, 주가와 함께 돈의 시세와 흐름을 알려주는 3대 시장지표 가운데 하나입니다. 늘 그랬듯 전교 1등 명한이가 환율에 대해 설명해볼까요.▷현명한=환율이란 외국 돈과 우리나라 돈을 바꿀 때 적용되는 교환 비율입니다. 미국 1달러에 원화 1000원이라면 원화 1원일 때 미국 달러 0.001달러로 교환되죠. 쉽게 말해 외국 돈에 대한 한국 돈의 값어치를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선생님=좋아요. 꼭 우리나라 돈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각국 통화 간 교환 비율이라고 보면 돼요. 환율은 ‘원·달러’ ‘원·유로’ ‘엔·달러’처럼 비교 대상을 묶어 함께 표기하죠. 달러당 1000원에서 1100원으로 변동되면 ‘원·달러 환율이 올랐다’고 하는데 이는 원화 가치가 달러에 비해 떨어졌음을 의미하기에 ‘원화가 (평가)절하됐다’는 말과 같은 뜻이에요. 환율이 내리면 원화는 (평가)절상이 되고요. 그러면 시장에 민감한 고수가 환율이 왜 변하는지 말해볼까요.▷왕고수=가격이 변하는 것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죠. 최근 환율이 소폭 내리는 추세여서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미리 주식을 사뒀답니다. 하하.▷선생님=그렇군요. 세계 각국의 돈이 거래되는 외환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환율이 결정돼요. 한국 외환시장 규모는 지난 2월 기준 원·달러 거래량이 하루 90억달러 정도입니다. 고수도 말했듯이 환율은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경상수지, 금리, 주가 등 여러 경제변수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반대로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수출이 잘돼 달러를 많이 벌면 환율이
-
커버스토리
쿠팡·배민·아마존·삼성을 만든 것…도전, 촉, 열정이죠
김봉진, 김범석, 김범수… 이런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그럼 이런 이름은 어떻습니까? 제프 베이조스, 리드 헤이스팅스, 일론 머스크….연대(年代)를 조금 뒤로 돌려볼까요? 이런 이름을 접해본 적이 있나요? 앤드루 카네기, 헨리 포드, 코닐리어스 밴더빌트, 존 록펠러…. 잘 모르시겠다고요? 그럼 이런 이름들은요? 정주영, 이병철, 스티브 잡스….이제 감을 잡으셨습니까? 맞습니다. 위험에 맞서고 불확실한 미래에 도전한 기업가들의 이름입니다. 한 사람씩 살펴볼까요? 사례연구(case study)는 어떤 이론 공부보다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사례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어떤 공통분모랄까, 패턴을 간파할 수 있습니다.김봉진은 ‘배달의민족’(배민)을 선보인 극한의 도전자입니다. 그는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라는 회사의 의장입니다. 옛날부터 배달은 하나의 서비스였죠. 자장면 배달은 오래된 배달 형태였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배달 서비스에서 사업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까? 사람들은 대개 배달을 알바(아르바이트)거리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김봉진 의장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모바일 네트워크와 모바일 앱을 배달 서비스와 묶는다면? 그는 이것에서 어마어마한 시장 잠재력을 간파했습니다. 경영학에서 많이 다루는 기업가의 촉, 감, 이런 거죠.기업가는 경영자와 다릅니다. 기업가는 생산요소를 잘 결합하는 경영자와 다른 기질을 지녔습니다. 경영자는 자본, 노동, 토지를 잘 엮어서 산출량을 늘리는, 즉 ‘Q=f(K,L)’ 함수를 잘 다루면 되지만, 기업가는 그 이상을 잘해야 합니다.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 모험과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DNA를
-
커버스토리
'쿠팡·테슬라 신화' 다음 주인공은 여러분
최근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면서 한국 역사상 최고의 유니콘 기업 탄생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지난 11일 주식 1주당 35달러에 상장되면서 시가총액(주식 수에 주가를 곱한 금액) 630억달러(약 72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입니다.유니콘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이마에 뿔이 하나 달린 말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혁신적인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이라고 부르는데, 보통 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기업을 뜻합니다. 유니콘 기업 창업자들은 주식을 상장하거나 기업 자체를 매각하는 방법으로 거액을 벌게 됩니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보유한 주식 10.2%의 지분가치가 공모가 기준 60억9300만달러(약 6조9200억원)에 달하며 국내 주식 부자 2위에 올라섰습니다. 상상이던 ‘대박’을 현실로 만든 것이죠.배달의민족을 운영하던 유니콘 기업 우아한형제들도 2019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되면서 36억유로(약 4조6000억원)를 창업자 및 투자자 품에 안겼습니다.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지난해 말 보유지분 기준 1조원대의 주식부자에 올라섰죠.김범석·김봉진 의장은 창업을 꿈꾸는 모든 젊은이에게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성공은 피·땀·눈물 없이 저절로 된 것이 아닙니다. 쿠팡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 아마존이 하지 못하는 ‘당일 로켓배송’을 하고 보관·포장·배송·반품서비스 등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춰 아마존보다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김봉진 의장은 앱을 제작하기 위해 부인과 함께
-
커버스토리
'기업가치 1조' 세계 유니콘 기업 500개 중 한국은 11개
새로 만들어진 지 10년 이하인 기업의 가치가 10억달러(1조원)에 달한다는 것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아 붙여진 이름, 유니콘 기업. 창업에 도전하는 모든 젊은이의 꿈인 유니콘 기업은 세계적으로 500개 정도로 평가됩니다. 미국의 투자조사기관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미국 기업이 242개, 중국이 119개, 영국과 인도가 각각 24개, 독일 12개로 나타납니다. 한국은 11개로 세계 6위권이며 일본은 4개로 11위로 알려져 있죠.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모델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10월 집계해 발표한 국내 유니콘 기업은 13개로 CB인사이츠 통계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쿠팡(전자상거래) △크래프톤(게임) △옐로모바일(모바일) △비바리퍼블리카(핀테크) △위메프(전자상거래) △무신사(전자상거래) △지피클럽(화장품) △엘앤피코스메틱(화장품) △에이프로젠(바이오) △야놀자(O2O서비스) △티몬(소셜커머스) △쏘카(차량공유) △기업명 비공개(도·소매업) 등입니다. 쿠팡은 지난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유니콘 기업에서 벗어나 ‘상장기업’이 됐죠. 또 지난해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나 배달의민족 운영업체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합병(M&A) 절차를 밟고 있는 우아한형제들, 이 밖에 △펄어비스(게임) △더블유게임즈(게임) △잇츠한불(화장품) △CJ게임즈(게임) △기업명 비공개(엔터테인먼트) 등 상장이나 매각 등으로 기업가치 1조원 기록을 보유한 업체를 포함하면 국내 유니콘 기업은 20개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기업가치 1000억원대의 ‘예비 유니콘 기업’도 235개 정도로 추산되고 있죠.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
커버스토리
'국가의 경제 성적표' GDP·GNI가 궁금해
“잘사는 나라에 살래, 못사는 나라에 살래”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잘사는 나라를 선택할 겁니다. 잘사는 나라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잘산다’는 개념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만, 우리는 상식적으로 경제력을 기준으로 삼습니다.1인당 국민소득(GNI), 국내총생산(GDP)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경제력 평가 잣대입니다.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GNI가 높고 GDP가 큰 나라에 사는 나라 국민들은 긴 평균 수명, 많은 교육 기회, 건강한 삶과 여가를 즐깁니다. 내가 사는 나라가 잘살았으면 하는 건 인지상정(人之常情)일 겁니다.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는 ‘아프리카 돕기. 1만원을 기부해주세요’라는 광고를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아마도 여러분은 이런 질문을 해봤을 겁니다. “저 나라들은 왜 저렇게 못사나?”인류의 역사에서 ‘잘사는 것은 드문 일’이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수천년간 절대빈곤 수준이었습니다. 이것을 ‘맬서스 함정’이라고 부릅니다. 인류가 깊은 함정에서 벗어난 때가 소위 ‘산업혁명 직후’부터였습니다. 대한민국은 1960년대를 지나 1970년대부터입니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에서 벗어난 직후 한국의 1인당 소득은 아프리카 케냐보다 낮았습니다. 한국은 이후 피나는 노력을 펼친 결과 지난해 GDP 기준으로 세계 10위권에 올랐습니다.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선진국이 우리보다 앞섰습니다. 미국,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같은 나라입니다.그러나 불행하게도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떨어졌습니다. 코로나 감염병이 세계를 강타한 이유도 있습니다만, 경제성장을 뒷받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