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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덩이 국가부채, 비어가는 '나라 곳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세계 각국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개인과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가 촉발하는 실물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각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소득이 준 개인들을 지원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실업자나 휴업자를 대상으로 한 실업급여, 휴업수당 등을 늘려 생계를 지원하고 있다.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식품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일부 또는 모든 국민에게 일정한 현금을 나눠주는 국가들도 잇따르고 있다.각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국경 폐쇄 등으로 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는 자영업자나 중소·대기업 지원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매출 급감 등으로 대출이나 회사채·기업어음(CP)을 상환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위해 저금리 대출을 해 주거나 보증 등을 통해 회사채·CP 재발행을 돕고 있다.국가들이 쏟아붓는 돈은 천문학적 규모다. 적게는 수백조원에서 많게는 수천조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은 다섯 차례의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총 240조원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1845조원)의 13.0%에 이른다.미국도 3월에만 세 차례의 긴급예산법을 통과시키며 총 2조2343억달러의 경기부양 방안을 마련했다. 미국 GDP의 10.5%에 달하는 규모다. 일본도 GDP의 19.5%에 해당하는 경기부양 방안을 마련한 상태다.각국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며 경기부양에 나선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그만큼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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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지원에 한국 국가 빚 올해만 120조 늘어나

    정부는 3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제1차 비상경제회의’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유럽 등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일파만파로 커져가던 시기였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금융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 특정 부처가 아니라 범정부부처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이후 정부는 거의 매주에 한 번꼴로 비상경제회의를 열면서 코로나19 대응 대책을 내놨다. 대책은 한마디로 대규모 ‘재정 풀기’였다.정부는 제1차 비상경제회의 때는 5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내놨다. 이어 3월 24일 열린 제2차 비상경제회의에선 이 패키지 프로그램 규모를 100조원으로 확대했다. 3월 30일, 4월 8일, 4월 22일 제3~5차 비상경제회의에서는 재정지출 규모를 총 240조원까지로 늘렸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1845조원의 13.0%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다.모든 국민에게 ‘코로나지원금’ 지급정부는 총 다섯 차례의 코로나19 대응 대책을 내놓으면서 개인부터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기업을 망라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개인 중에서는 취약계층과 실업·휴직자에게 집중한 대책을 우선적으로 내놨다. 코로나19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개인채무자들의 신용회복 지원을 위해 2조원을 배정했고 대리운전기사, 학습지 방문교사 등 고용보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113만 명에게는 긴급 생활자금 1조900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3조6000억원을 쏟아부어 공공일자리 55만 개를 창출한 뒤 코로나19로 취업하지 못하는 청년 등에게 제공하는 대책도 만들었다.정부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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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석유전쟁…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

    글로벌 석유전쟁이 터졌다. 세계 석유 공급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미국 등 주요 산유국이 서로 원유 가격과 생산량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서다. 원유는 땅에서 뽑아낸 기름이다. 원유를 정제하면 석유나 석유제품이 된다.주요 산유국은 서로 원유 생산을 더 줄이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확 꺾였기 때문이다. 외국 여행과 도시 간 이동이 어려워지자 비행기와 자동차 연료용 석유 수요가 급감했다. 일시 폐쇄된 공장이 늘어나면서 산업용 석유제품을 사는 이들도 크게 줄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번달 세계 원유 수요 감소폭이 하루평균 200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한다.이 때문에 원유 가격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 21일 원유 국제선물시장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은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가 마감되기도 했다. 올해 1월 1일 가격(61.06달러)에서 98.69달러 폭락한 수준이다. 국제 유가가 마이너스 가격대를 보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재고가 넘쳐 원유를 저장하기 어려우니 웃돈을 얹어주고라도 제품을 밀어내는 상황이다.주요 산유국은 원유 생산량을 줄여 수급 균형을 맞추길 바라고 있다. 문제는 어느 나라가 얼마나 감산폭을 떠맡을지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서로를 압박하기 위해 석유를 증산하겠다고 지난달 초 선언했다가 약 5주 만인 이달 12일 소폭 감산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는 수요 감소폭에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평가가 중론이다.석유 전쟁은 산유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석유는 각국 경제와 사람들의 삶에 필수 재료이기 때문이다. 석유는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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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가 된 유가 급락…정유·조선·건설 '벼랑 끝' 내몰렸다

    국제 유가가 연일 대폭락하면서 지난주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983년 뉴욕상업거래소가 원유를 거래한 이후 최저 가격이다. 유가 급락은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유·조선·건설 등 국내 전통 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정유업체들은 원유를 정제해 생산한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원유 도입 가격보다 더 낮아 손실을 보며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석유를 뽑아내도 이익이 별로 남지 않으니 원유 관련 프로젝트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코로나19로 수요 감소우리나라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다.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반갑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주유소에서 싸게 기름을 넣을 수 있으니 개인의 가처분 소득도 증가한다.하지만 석유 수요가 줄어들면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고 결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의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업 경영이 악화되면 가계 경제도 도미노처럼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가 하락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니라는 얘기다.국제 유가 하락은 통상 국내 정유회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원재료 값이 떨어져 수익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속도와 수요다. 최근처럼 유가가 두 달 사이 반토막 날 정도로 빠르게 떨어지거나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정유회사는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에 처한다.원유를 구입해 한국으로 실어와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기까지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두 달 전 가격으로 중동지역으로부터 원유를 들여온다. 유조선에 실려 들어온 원유를 울산과 전남 여수 등 정유공장에서 정제해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을 생산해 판매한다. 원유를 배로 실어 나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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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에…중앙은행 '돈 뿌리기'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적 파장이 커지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제히 대대적인 ‘돈 풀기’에 나서고 있다.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기업이나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회사채·기업어음(CP)을 직접 매입해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을 적극 늘리고 있다. 통화량을 늘리면 돈을 빌리는 대가인 이자가 낮아지고 소비와 투자가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다.한국은행은 3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낮췄다. 사상 최저 수준이다. 3월 26일엔 금융회사들이 국고채를 담보로 제공하면 무한정 대출해주는 조치를 도입했고, 4월 9일엔 공개시장운용(채권 등 자산의 매입·매각) 대상 채권을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발행 채권으로 확대했다.미국 중앙은행(Fed)의 조치는 더 파격적이다. Fed는 기준금리를 3월 제로(0)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3월 23일에는 시장이 필요로 하는 만큼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한도 없이 매입하는 ‘무제한 양적완화’도 도입하기로 했다. 4월 9일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 대출담보부채권(CLO) 등을 2조3000억달러어치 추가로 사들인다고 발표했다.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통해 금리나 통화량에 영향을 미쳐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달성하고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로 극심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경제와 금융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세계 중앙은행이 적극 나서는 이유다.대표적 통화정책 수단은 기준금리 조정과 공개시장운영이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과 은행 등 금융회사 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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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공황 막아라"…미국, 제로금리·달러 무제한 공급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화끈한’ 돈 풀기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세계 경제를 살리기 위한 긴급 처방이다. 2008년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속도와 수준을 넘어선 조치를 쏟아내고 있다. 그만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심각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어서다.3주 새 파격 조치 쏟아낸 Fed미국 중앙은행(Fed)이 대표적이다. Fed는 지난 3월 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긴급 인하한 데 이어 3월 15일 1.0%포인트를 추가로 내렸다. 이에 따라 기존 연 1.5~1.75%였던 미국 기준금리는 제로금리 수준(0~0.25%)이 됐다.Fed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달러를 찍어 미국 국채와 모기지채권(MBS) 등을 매입하는 ‘양적완화’ 카드도 내놨다. 3월 15일 7000억달러의 국채와 MBS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리먼 사태 초기의 6000억달러보다 많은 것이다. 3월 23일엔 매입 한도마저 없애고 ‘무제한 양적완화’를 하기로 했다.기업, 은행 증권사 등 금융기관, 자산담보부증권(ABC) 투자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장치들도 잇따라 도입했다. 3월 17일 기업어음매입기구(CPFF)와 프라이머리딜러신용창구(PDCF)를, 이튿날인 18일 머니마켓유동성지원창구(MMLF)를 설치했다. 같은 달 23일엔 프라이머리마켓기업신용기구(PMCCF), 세컨더리마켓기업신용기구(SMCCF), 자산담보부증권대출기구(TALF)를 도입했다.Fed는 4월 9일 2조3000억달러를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 매입 등에 쓰겠다는 계획도 추가로 내놨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Fed는 다른 나라 중앙은행에도 달러를 대규모로 공급하고 있다. 3월 19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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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의 공습…우리 일상을 바꾸다

    직장인 김정미 씨(40)는 최근 며칠 동안 집 밖에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회사의 재택근무 권고도 있었지만 굳이 외출할 필요가 없어서다. 아침 식사는 식자재 새벽배송업체 마켓컬리에서 전날 주문한 반조리 식품으로 해결했고, 점심은 배달업체 배달의민족에서 시켜먹었다. 온라인으로 개학하는 아이들에겐 학교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를 듣도록 했다. 퇴근 후 들렀던 요가원은 홈트레이닝으로 대체했다.코로나19가 시민들의 생활 패턴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비말(飛沫: 입에서 나오는 작은 물방울)로 전염되는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 사람 간 접촉을 꺼리면서 ‘비대면(untact·언택트) 생활’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마켓컬리 쿠팡 G마켓 등 온라인 유통업체의 2월 식자재·생필품 매출은 일제히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 쇼핑센터와 레스토랑 등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손님이 거의 끊긴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자동차를 타고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고안된 드라이브스루 진료소가 국제적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물건을 파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경북 포항에서 양식 수산물 출하가 막혀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어민을 돕기 위해 ‘활어회 도시락’을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판매해 성공하자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도 도입했다. 서울 성동구와 경기 의왕시 등은 휴관에 들어간 도서관들이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책을 대여해주고 있다. 온라인에서 원하는 책의 대출을 신청한 뒤, 주차장에 마련된 대여소에서 이름과 회원번호를 대면 책을 받을 수 있는 형태다.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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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이 뭐길래…전염병, 세계 역사를 움직였다

    1980년 5월 8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천연두 종식’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인류는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믿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2003년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를 시작으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2016년 지카바이러스에 이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21세기 들어서도 인류를 위협하는 대규모 전염병 발생이 줄을 잇고 있다. 세계화로 국경을 넘어선 교류가 활발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교류와 함께 커진 전염병 위협인류사를 바꾼 대규모 전염병들은 교류 확대의 ‘부산물’ 성격이 강했다. 이전에는 접하지 않던 지역과의 교류가 늘면서 새로운 풍토·생물과의 접촉이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각 지역에 독자적으로 존재하던 질병이 세계로 퍼졌고 새로운 병도 등장했다. 전염병 확산은 여러 지역으로 사람이 이동하고 좁은 공간에 운집하며 생활환경이 악화한 전쟁 시기에 특히 두드러졌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고대 아테네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은 정체불명의 역병이 대표적이다.정치적 요인, 과학 발전에 따라 과거 전혀 별개의 세계로 작동하던 생태계와 접촉한 것이 재앙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근세 초 유럽을 강타한 흑사병도 몽골제국 등장으로 동서 교류가 활발해진 점이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역사학자 윌리엄 맥닐에 따르면 흑사병은 원래 미얀마 지역 풍토병이었지만 몽골제국의 확장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한 중국 후베이 지역 등에서 위세를 떨친 뒤 동서교역로를 따라 유럽까지 서진(西進)했다.16세기 중남미의 천연두는 ‘콜럼버스의 교환(인간의 교류로 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