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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습 길잡이 기타

    직선의 질서가 빚는 곡선의 숨결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수만 개의 빛나는 직선이 뻗어갑니다. 그런데 그 직선들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형상은 놀랍게도 부드럽게 소용돌이치는 나선형 은하입니다. 이것은 착시가 아닙니다. 팽팽하게 당겨진 차가운 실, 그 정직한 직선들이 그려내는 우아한 곡선의 미학, 바로 스트링 아트의 마법입니다.<그림 1>의 은하 소용돌이를 확대하면 곡선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그림 2>에서 보이듯, 이 모든 형상은 곡선을 단 하나도 사용하지 않은, 팽팽하게 당겨진 직선들의 집합입니다. 이 직선들이 일정한 규칙에 따라 미세하게 각도를 틀며 겹쳐질 때 우리 눈은 매끄러운 원형의 곡선을 인식하게 됩니다. 수학적으로는 무수히 많은 접선의 방정식들이 중첩되어 하나의 곡선을 형성하는 과정입니다.직선의 방정식에서 가장 친숙한 형태는 y=mx+n입니다. 이 식이 널리 쓰이는 이유는 m 과 n이 하는 역할이 매우 직관적이기 때문입니다. m은 직선이 기울어진 정도를 나타내는 기울기이며 n은 직선이 세로축인 y축과 만나는 지점인 y절편을 의미합니다.그렇다면 여기서 x와 y는 어떤 역할을 할까요? 좌표평면 위에 나타나는 모든 도형은 수많은 점의 집합입니다. 이때 x는 각 점의 가로 위치를, y는 세로 위치를 나타내는 변수입니다. 도형 위의 어떤 점을 잡더라도 그 좌표 (x, y)가 일정한 규칙을 따를 때 그 관계를 식으로 나타낸 것이 바로 관계식입니다. 그 관계식이 일차식인 y=mx+n의 형태를 갖춘다면 그 점들이 모여 곧게 뻗은 직선을 이루게 됩니다. y=m(x-a)+b라는 형태는 기울기 m과 직선이 지나는 한 점 (a,b)가 주어진 경우 사용하면 유리합니다. 따라서 (1,1)을 지나는 접선을 설계하고 싶다면 기울기를 m이라 두

  • 학습 길잡이 기타

    컬링의 빗자루질, 응원 아닌 수학이다

    지난 2월에 열린 제25회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다양한 종목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중에서도 많은 이의 눈길을 끈 종목은 컬링이었습니다.특히 화제가 된 장면은 선수들이 스톤이 멈출 위치를 거의 센티미터 단위까지 예측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스톤이 길게 미끄러질지, 중간에 멈출지, 혹은 다른 스톤을 맞히고 방향을 바꿀지까지 미리 계산하는 장면은 마치 얼음 위에서 이뤄지는 체스 경기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컬링을 흔히 ‘빙판 위의 체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경기를 보면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선수들이 스톤을 던지고 난 뒤 왜 저렇게 필사적으로 빗자루로 얼음을 문지르는 것일까요? 단순한 응원 행위도 아닙니다. 그 빗자루질 한 번에는 치밀하게 계산된 물리학과 수학이 숨어 있거든요.선수들이 스톤 앞에서 열심히 문지르는 행동을 ‘스위핑(sweeping)’이라고 합니다.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스위핑은 스톤의 궤적과 속도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핵심 기술입니다.컬링 경기장의 얼음 표면에는 ‘페블(pebble)’이라는 작은 물방울 돌기가 뿌려져 있습니다. 스톤은 이 울퉁불퉁한 표면과 마찰하면서 미끄러지는데, 스위퍼들이 페블을 문지르면 마찰열이 발생해 얼음 표면이 미세하게 녹습니다. 얇은 수막이 스톤과 얼음 사이의 마찰력을 줄여줘 스톤이 더 멀리, 더 곧게 나갈 수 있게 합니다.수학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어요. 스위핑의 강도를 높일수록 마찰 계수가 작아지고, 스톤에 작용하는 마찰력이 감소합니다. 마찰력이 줄면 감속이 느려져 스톤이 평균적으로 3~5m 더 나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스톤이 회전(컬링, curl)하는 방향도 스위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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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작위의 결과엔 정말 규칙이 없을까?

    동전을 다섯 번 던진다고 생각해봅시다. 다음 두 결과 중 어느 쪽이 더 ‘무작위’ 같을까요? ① 앞뒤앞뒤앞 ② 앞앞앞앞앞. 대부분의 사람은 첫 번째를 고릅니다. 두 번째는 왠지 이상해 보입니다. 누군가 일부러 만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학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동전을 한 번 던지면 앞면이 나올 확률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각각 2분의 1로 같습니다. 따라서 다섯 번을 던질 때 특정한 순서가 나올 확률도 모두 32분의 1로 동일합니다. ① 앞뒤앞뒤앞 ② 앞앞앞앞앞 ③ 앞뒤뒤앞앞 ④ 뒤앞앞뒤뒤, 이 모든 결과는 각각 같은 확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작위 잘 만들지 못하는 인간동전을 다섯 번 던질 때 가능한 결과는 32가지이고,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그중 하나일 뿐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가장 이상하게 느끼는 결과는 보통 ‘앞앞앞앞앞’ 같은 연속입니다. 하지만 사실 ‘앞뒤앞뒤앞’처럼 지나치게 규칙적인 패턴도 충분히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결과 역시 확률은 완전히 같습니다.그렇다면 우리는 왜 ‘앞앞앞앞앞’을 특별하게 여길까요? 사람은 ‘무작위’를 떠올릴 때 보통 잘 섞인 상태를 상상합니다. ‘앞뒤앞뒤뒤앞’ ‘뒤뒤앞뒤뒤앞뒤앞’ 같은 결과가 더 자연스럽다고 느낍니다. 반면 같은 결과가 계속 이어지면 어딘가 조작된 느낌을 받죠. 하지만 실제 무작위에서는 특별한 일이 그다지 특별하지 않습니다.흥미롭게도 인간은 무작위를 잘 만들지 못합니다. 사람에게 동전을 던진 것처럼 보이게 앞과 뒤를 적어보라고 하면 대부분 ‘앞뒤앞뒤뒤앞앞뒤’처럼 씁니다. 무작위를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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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함브라의 붉은 성벽 속에 숨겨진 수학적 설계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을 꼽으라고 한다면 가우디의 대성당이나 바르셀로나의 웅장한 건축물 사이에서 쉽게 순위를 매길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높은 고원 위에서 붉은 벽돌의 위용을 자랑하며, 주변 환경과 완벽하게 어우러진 알함브라 궁전을 단연 으뜸으로 꼽고 싶습니다. 이 궁전이 제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단순히 건물의 화려함이 아니라, 높은 곳에 자리하면서도 정원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정교하게 가꿔져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생명력 넘치는 정원을 가능하게 한 핵심은 바로 곳곳에서 넘실대는 맑은 물입니다.9세기경에 세워진 작은 요새를 기반으로 나스르 왕조의 창시자 무함마드 1세는 1238년에 성벽과 궁전의 기틀을 잡으며 메마른 고원 위에 낙원을 건설하겠다는 거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생명을 불어넣을 물을 확보하는 일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였고, 이를 위해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정교한 수로 시스템이 설계됐습니다. 알함브라의 물은 수 킬로미터 떨어진 다로강에서 ‘아세키아 레알(Acequia Real)’이라는 메인 관로를 통해 들어옵니다.수로를 건설하던 설계자들이 깊은 골짜기라는 거대한 장애물을 만났을 때, 그들은 포기하는 대신 수학적 통찰력이 담긴 ‘역사이펀 구조’를 탄생시켰습니다. 관을 U자 형태로 땅 밑 깊숙이 매설해 떨어지는 물의 압력이 다시 반대편 높은 곳까지 물을 밀어 올리도록 한 이 설계는 참으로 경이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이는 수압의 가중치를 정교하게 계산해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변환되고 다시 위치에너지로 복원되는 물리적 법칙을 완벽하게 활용함으로써 인간의 이성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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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수는 세상의 관계·변화 이해하는 도구 [재미있는 수학]

    중학교에서 처음 배우는 함수는 보통 이렇게 시작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말합니다. “ 에 어떤 수를 넣으면, 그에 따라 값이 하나로 정해지는 관계를 함수라고 합니다.”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죠. “아, 함수는 식이구나.”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사실 고대 사람들도 함수와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날짜에 따라 달라지는 별의 위치를 표로 정리했습니다. 날짜를 넣으면 위칫값이 하나 나옵니다. 입력을 하면, 결과가 나오는 것이죠. 하지만 그들은 이것을 ‘함수’라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함수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지만, 아직 이름을 얻지 못한 상태였습니다.17세기, 데카르트는 좌표평면을 도입합니다. 그리고 곡선이 식으로 표현되기 시작했죠. 직선은 원은 과 같은 식들입니다. 그리고 18세기, 오일러는 라는 기호를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함수는 점점 사람들에게 ‘식’으로 인식되게 됩니다.그런데 여기서 현대의 함수가 가지는 중요한 약속을 하나 들여다봐야 합니다. 바로 하나에 하나가 나온다는 점이죠. 왜 꼭 하나여야 할까요?예를 들어 을 넣었더니 가 7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10이기도 하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럼 이런 질문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래서 3을 넣으면 도대체 뭐가 나오는 거지?”함수를 자판기처럼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동전 하나를 넣으면 음료 하나가 나옵니다. 그런데 동전 하나를 넣었더니 콜라도 나오고 사이다도 동시에 튀어나온다면? 이게 유용할까요?그 기계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수학은 예측 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같은 입력에서 결과가 항상 같아야 계산도 할 수 있고, 그래프도 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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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명적인 '비교의 함정'…분자보다 분모 봐야 [재미있는 수학]

    해마다 대입 합격자 발표 시즌만 되면 불편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커뮤니티나 SNS 등에 올라오는 고등학교 순위표 때문입니다. 이 순위는 대부분 서울대 합격자 수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서울대 합격자 수로 고등학교의 순위를 매기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일까요?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는 서울대 합격자 수가 학교의 질이라는 암묵적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지역, 학생 수, 선발 구조, 교육 여건의 차이를 무시하고 단순 서열화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또한 학생, 교사, 학교 공동체를 결과로 나타나는 숫자로만 바라보는 위험이 있습니다. 교육적으로도 학교 교육의 목적을 소수 상위권 배출로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하위권 학생의 성장, 다양한 진로 성취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잘 가르치는 학교’보다 ‘잘 뽑는 학교’가 유리해지는 구조가 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많은 문제가 있지만 잠시 접어두고, 여기서는 고등학교의 순위를 서울대 합격자 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를 가정해 이 문제를 통계의 언어로 바라보려고 합니다.SNS에 다음과 같은 자료가 공개되었습니다.“A고: 서울대 합격 10명, B고: 서울대 합격 8명”이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B고보다 A고를 더 좋은 학교로 인식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과연 맞을까요? A고와 B고의 졸업생 수를 찾아보니 A고는 400명, B고는 160명입니다. 서로 다른 두 집단을 비교하려면 기준이 똑같아야 하는데, 여기서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도수(frequency)로 비교하면 안 됩니다. 비교하려면 기준을 맞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두 학교의 졸업생 수를 똑같이 1로 하면 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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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사들, 거점 공항 그래프로 연결해 효율 극대화하죠 [재미있는 수학]

    여러분이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떠날 때 혹은 스마트폰으로 보고 싶은 영상을 추천받을 때 그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수조 개의 선으로 촘촘하게 엮인 거대한 그물망과 같습니다. 수학동산의 놀이기구를 연결하던 가중치 그래프의 원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의 하늘길을 설계하고 취향을 분석하며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과연 수학은 어떻게 우리 삶의 복잡한 연결 고리들을 완벽하게 관리하고 있을까요? 그 비밀을 지금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자 이제 고개를 들어 푸른 하늘을 가로지르는 비행기들의 비밀스러운 길을 함께 살펴볼까요? 수만 킬로미터 상공에서 펼쳐지는 항공기 운항 경로의 거대한 마법은 바로 그래프 이론에서 시작됩니다. 전 세계 수많은 공항을 하나의 점으로 정의하고 그 사이를 잇는 하늘길을 선으로 연결하면 거대한 지구촌 네트워크 그래프가 완성됩니다.이때 수학은 단순히 두 지점 사이의 직선거리를 재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비행기는 상공에서 불어오는 강력한 제트기류의 방향을 확인하여 뒤에서 밀어주는 바람을 타고 연료 소모를 줄이거나 거대한 난기류가 예고된 폭풍우 지역을 멀리 우회하는 복잡한 계산을 매 순간 수행해야 합니다. 또한 특정 국가의 영공을 지날 때 지불해야 하는 막대한 통행료나 전쟁과 같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폐쇄된 비행 금지 구역까지 고려해 가장 경제적이고 안전한 가중치를 계산해냅니다.항공사들은 이 그래프를 활용해 허브 앤드 스포크라는 전략적 구조를 설계하기도 합니다. 특정 거점 공항을 중심점으로 삼아 연결 효율을 극대화하는 이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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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인의 키에 속지 않는 지혜, 통계로 배우죠 [재미있는 수학]

    2025년, 한국의 유튜브 채널 ‘김프로(KIMPRO·사진)’가 연간 조회수 약 775억 회로 전 세계 1위에 올랐다는 뉴스가 소개되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추정 연 수입만 약 1700억원대로, 이를 보면 누구나 ‘나도 유튜버나 해볼까?’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하지만 유튜브의 세상이 정말 모두에게 장밋빛일까요?유튜브의 전체 수익 데이터는 외부에서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구글은 개별 유튜버의 정확한 정산 내역을 공개하지 않으며, 광고 단가가 시청 국가, 영상의 길이, 광고 유형(숏츠 vs 롱폼), 시청 연령대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국내의 경우 국세청 자료를 살펴보면 대략 파악이 가능합니다. 1인 미디어, 유튜브 창작자 소득은 0.1%의 1인당 평균 수입이 49.3억원, 상위 1%는 13억 원 수준이고, 상위 10%가 전체 수입의 약 절반을 가져가는 쏠림 구조를 나타냅니다. 따라서 우리가 보는 추정치는 대개 ‘김프로’ 같은 초고소득자를 기준으로 계산된 평균의 그림자일 수 있습니다.다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1980년대 중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UNC)의 전공별 졸업생 초임 연봉 조사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의대나 법대 같은 전통적인 고소득학과를 제치고 지리학과가 압도적 차이로 평균 연봉 1위를 차지한 것입니다. 당시 지리학과 졸업생들의 평균 연봉은 무려 25만 달러(현재 가치로 수십억 원 수준)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요? 알고 보니 그 졸업생 명단에 NBA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던은 1981년 노스캐롤라이나대에 입학해 문화지리학(Cultural Geography)을 전공했습니다. 조던은 N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