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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九死一生 (구사일생)

    ▶ 한자풀이九: 아홉 구死: 죽을 사一: 한 일生: 날 생아홉 번 죽을 뻔하다 한 번 살아나다수차례 고비를 겪고 간신히 목숨을 건짐-초사(楚辭)전국시대 초나라 정치가이자 이름난 시인 굴원은 학식이 깊고 글재주가 뛰어나 삼려대부라는 높은 벼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시기하는 간신들에게 모함받아 관직에서 쫓겨났다. 그 뒤 굴원은 좌절과 방황 속에서 불행히 살다 돌을 안고 멱라수에 몸을 던져 죽었다. 그는 평소에 충언을 빙자한 간사함이 임금의 공명정대함을 흐리게 해 진정한 충신들이 미움을 받는 현실을 미워했다.그가 나라와 임금을 걱정하는 충정에서 지은 <이소>라는 글에는 아래와 같은 구절이 나온다. “긴 한숨 쉬고 눈물을 닦으며, 사람 일생에 난관이 많음을 슬퍼하노라내 고결하게 살고 조심한다 했지만 아침에 바른말하다 저녁에 쫓겨났네그래도 내 마음이 선하다고 믿어 아홉 번 죽더라도 후회하지 않으리.”‘아홉 번 죽었다 살아난다’는 뜻의 ‘구사일생(九死一生)’은 이 글에서 비롯했다. 본래는 ‘구사무일생(九死無一生)’, 즉 아홉 번 죽는 동안 한 번도 살아남지 못함을 뜻하지만, 죽을 뻔했다가 간신히 살아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바뀌었다. 흔히 아홉은 수의 끝을 의미한다. 그러니 아홉 번 죽는다는 것은 수없이 죽는다는 뜻으로도 풀이가 가능하다.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기사회생(起死回生)’은 <여씨춘추> 별류편에 나온다. 노나라 사람 공손작이 “나는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다. 이것은 크나큰 은혜를 베푸는 것이다”고 장담한 데서 비롯됐다. 원뜻은 말 그대로 ‘죽은 사람을 살린다’는 의미지만,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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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實事求是(실사구시)

    ▶ 한자풀이實: 열매 실事: 일 사求: 구할 구是: 바를 시청나라 고증학파가 내세운 학문 방법론실질적인 일에 나아가 옮음을 구한다는 뜻-한서(漢書)한나라 경제에게는 유덕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유덕은 하간왕이 되었는데, 고서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것을 좋아했다. 당시에는 진시황이 유학과 관련된 대부분의 서적을 불태운 상황이라서 고서적을 구하기 어려웠고, 책값도 비싸서 적잖은 돈이 필요했다.유덕이 학문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많은 사람이 조상들이 물려준 옛책을 그에게 바쳤으며, 그를 따르는 학자들은 그와 함께 고서를 연구하고 정리했다. 한무제가 즉위하자 유덕은 여러 학자와 고대 학문을 연구해 칭송을 받았는데,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학문 연구를 즐길 뿐만 아니라 옛서적을 좋아하며, 항상 사실로부터 옳은 결론을 얻어낸다(修學好古 實事求是)”고 했다.‘실질적인 일에 나아가 옳음을 구한다’ ‘사실을 얻는 것을 힘쓰고 항상 참 옳음을 구한다’로 풀이되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출전은 <한서(漢書)> 하간헌왕전에 보이는데, 학문 방법론으로 제기된 것은 청대 고증학자들에 의해서다. 고증학의 학풍은 경전의 일자일구(一字一句)에 대해 정확히 자구를 해석하고 고증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증학자들은 송나라와 명나라의 학문이 경전의 본뜻에 어긋난 주관적인 해석에 빠지는 경향이 있으며, 그것은 허망한 담론이라고 주장했다.우리나라에서는 조선 후기 김정희의 ‘실사구시론’이 유명하다. 그 개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실사구시라는 말은 학문을 하는 데 가장 요긴한 방법이다. 만약 실사(實事)를 일삼지 않고 공허한 학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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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管鮑之交(관포지교)

    ▶ 한자풀이管: 대롱 관주관할 관鮑: 절인 물고기 포之: 갈 지交: 사귈 교옛날 중국의 관중과 포숙아의 우정처럼아주 돈독하고 허물없는 사이를 이름-<사기(史記)>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에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라는 두 관리가 있었다. 둘은 죽마고우로 둘도 없는 친구였다. 어려서부터 포숙아는 관중의 비범한 재능을 간파하고 있었으며, 관중은 포숙아를 이해하고 불평 한마디 없이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벼슬길에 오른 뒤 본의 아니게 적이 되었다.규의 아우 소백은 제나라의 새 군주가 되어 환공이라 일컫고, 형 규를 죽이고 그 측근인 관중마저 죽이려 했다. 소백이 군주에 오르는 데 큰 공을 세운 포숙아가 환공에게 진언했다. “관중의 재능은 신보다 몇 곱절 낫습니다. 제나라만 다스리는 것으로 만족하신다면 신으로도 충분합니다만 천하를 다스리고자 하신다면 관중을 기용하셔야 하옵니다.”환공은 포숙아의 진언을 받아들여 관중을 대부(大夫)로 중용하고 나랏일을 맡겼다. 재상에 오른 관중은 재능을 발휘해 환공으로 하여금 춘추시대의 패자로 군림하게 했다. 후에 관중은 포숙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내가 젊고 가난했을 때 포숙과 함께 장사를 하면서 언제나 그보다 더 많은 이득을 취했다. 그러나 포숙은 나에게 욕심쟁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가난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또 몇 번씩 벼슬에 나갔으나 그때마다 쫓겨났다. 그래도 그는 나를 무능하다고 흉보지 않았다. 내게 아직 운이 안 왔다고 생각한 것이다. 싸움터에서 도망쳐 온 적도 있으나 그는 나를 겁쟁이라고 하지 않았다. 나에게 늙은 어머니가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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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董狐之筆(동호지필)

    ▶ 한자풀이董:감독할 동狐:여우 호之:갈 지筆:붓 필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권세를 두려워하지 않으며역사 기록을 그대로 써서 후대에 남긴다는 뜻-<춘추좌씨전>춘추시대 진나라 임금 영공(靈公)은 포악하기로 악명이 높았다. 정경대신 조순은 임금의 그런 행태를 몹시 우려했다. 그래서 기회 있을 때마다 충정으로 직언하고 바른 정사를 펴도록 호소했는데, 그것이 도리어 왕의 미움을 사는 빌미가 되었다.영공은 자객을 보내 조순을 죽이려 했다. 그러나 자객은 가까이에서 조순을 본 순간 그의 인품에 감명받아 감히 어쩌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분이 안 풀린 영공은 도부수를 매복시킨 술자리에 조순을 불러냈다. 조순은 호위병 하나가 가는 도중에 함정을 알아차리는 바람에 그 길로 모든 것을 팽개치고 국경 쪽으로 도망쳤다.악행은 끝이 있는 법. 영공은 조천이라는 자에 의해 시해됐다. 국경을 막 넘으려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조순은 급히 도성으로 되돌아왔다. 그런데 사관(史官)인 동호(董狐)가 공식 기록에다 이렇게 적었다.‘조순, 군주를 죽게 하다.’조순은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했다. 하지만 동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반박했다.“물론 상공께서는 임금을 직접 시해하시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건이 벌어졌을 때 국내에 있었고, 조정에 돌아와서는 범인을 처벌하려고 하지도 않았잖습니까? 국가 대임을 맡은 대신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직무를 하지 않았으니, 그것이 직접 시해와 무엇이 다른지요?” 날카로운 지적에 조순도 할 말이 없었다.후에 공자는 이 사건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법도대로 ‘올바르게 기록한 동호’는 훌륭한 사관이다. 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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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누각(空中樓閣)

    ▶ 한자풀이空:빌 공中:가운데 중樓:다락 누(루)閣:집 각공중에 세워진 누각이란 뜻으로 근거가 없는 가공의 사물을 이름-<몽계필담>송나라 학자 심괄이 쓴 <몽계필담>에는 공중누각(空中樓閣)의 어원이 되는 대화가 나온다. 대화의 배경은 등주라는 고장으로, 사방으로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지방이다. 경관이 뛰어나 사람들이 즐겨 찾았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눈다.“여보시게, 저기 내 손가락 끝에 아물거리는 게 무엇인가?” “이 사람 참, 자네 손끝엔 앞산밖에 더 있나. 보이긴 뭐가 보인다는 거야?” “아니, 이쪽으로 와서 좀 보시게. 저 하늘 끝에 도시가 보이지 않는가?” “거기에 무슨 도시가 있겠나. 자네에게 헛것이 보이는 거지.”이런 다툼이 생긴 것은 봄과 여름이 되면 태양의 방향에 따라 큰 도시와 높은 건물의 모습이 저 멀리 하늘가에 아련히 비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비친 풍경을 등주 사람들은 바다위에 세워진 도시라는 뜻으로 ‘해시(海市)’라고 불렀으며, 허공에 세워진 집이라고 해서 공중누각이라고도 했다. 공중누각은 대기 속에서 빛의 굴절 현상에 의하여 공중이나 땅 위에 무엇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으로 요즘말로 ‘신기루(蜃氣樓)다. 신(蜃)은 무명조개를 가리키며, 용의 일종인 이무기를 이르기도 한다. 옛 사람들은 바다의 신기루를 보고, 이것이 바다 속에 사는 무명조개나 이무기가 토해내는 기운이 뭉쳐 나타난다고 생각했다. 기초가 허약해 오래가지 못하는 것을 뜻하는 사상누각(沙上樓閣)도 의미가 비슷하다.공중누각이나 신기루는 근거가 빈약한 상상력이다. 빛의 굴절이 만들어낸 허상(虛像)일 뿐이다. 노력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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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吳越同舟(오월동주)

    ▶ 한자풀이吳:나라이름 오越:나라이름 월同:한가지 동舟:배 주오나라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타다이해 관계로 적과도 뭉치는 경우를 비유-<손자>춘추시대 오나라 손무는 <손자>라는 병법서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단순히 병법 이론가가 아니라 오왕 합려 때 서쪽으로는 초나라 도읍을 공략하고, 북방의 제나라와 진나라를 격파한 명장이기도 하다.<손자> 구지편(九地篇)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병(兵)을 쓰는 방법에 아홉 가지의 지(地)가 있는데, 그 마지막이 사지(死地)다. 과감히 일어서서 싸우면 살 수 있지만 기가 꺾여 망설이면 패망하고 마는 필사(必死)의 지다. 그러므로 사지에 있을 때는 싸워야 살길이 생긴다.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지경이 되면 병사들은 그야말로 필사적으로 싸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유능한 장수의 용병술은 상산에 서식하는 솔연이란 큰 뱀의 몸놀림과 같아야 한다. 머리를 때리면 꼬리가 날아오고, 꼬리를 때리면 머리가 덤벼들며, 몸통을 치면 머리와 꼬리가 한꺼번에 덤벼든다. 이처럼 힘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예전부터 사이가 나쁜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한배를 타고(吳越同舟)’ 강을 건넌다고 치자. 강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강풍이 불어 배가 뒤집히려고 한다면 그들은 평소의 적개심을 접고 서로 왼손과 오른손이 되어 필사적으로 도울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전차를 끄는 말들을 서로 붙들어 매고 차바퀴를 땅에 묻고서 적에 대항하려고 해봤자 그것이 마지막 의지(依支)가 되지는 않는다. 그 의지는 오로지 죽을 각오로 똘똘 뭉친 병사들의 마음이다.”<손자>에서 유래한 오월동주(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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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과천선(改過遷善)

    ▶ 한자풀이改:고칠 개過:허물 과遷:옮길 천善:착할 선지난 허물을 고치고 선한 사람이 됨-보서(普書)중국 남북조시대 진나라에 주처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몸가짐이 좋지 않아 모두가 눈살을 찌푸렸지만 처음부터 망나니는 아니었다. 그는 뼈대 있는 가문 출신이었는데 열 살 무렵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조금씩 삐뚤어져 온갖 나쁜 짓을 다했다.다행히 주처는 자라면서 철이 들기 시작했다. 하루는 마을 사람들에게 물었다. “지금 세상이 태평한데 왜 그리 얼굴을 찡그리십니까?” 한 사람이 답했다. “우리 마을에 세 가지 해로움이 있는데 어찌 태평한 세상이라 하겠는가?” “세 가지 해로움이라뇨?” 주처가 되묻자 그가 답했다. “하나는 남산에 있는 사나운 호랑이요, 또 하나는 다리 아래 사는 교룡이요, 마지막은 바로 주처 자네일세. 이 세 가지 해로움 때문에 우리는 얼굴을 펴고 살 수 없다네.”주처는 그 말을 듣고 새사람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두고 보십시오. 제가 그 세 가지 해로움을 반드시 없애겠습니다.” 이튿날 주처는 남산에 올라가 호랑이를 잡아 없애고, 사흘 밤낮을 교룡과 싸워 죽이고 돌아왔다. 하지만 주처를 본 마을 사람들은 별로 반갑게 여기지 않았다.‘아직도 나를 미워하는구나.’ 주처는 새사람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 번 다잡고, 당시 대학자로 이름을 날리던 육기와 육운 형제를 찾아갔다. “이제 뜻을 세워 새사람이 되려 하는데 너무 늦은 듯해 두렵습니다.” 주처의 말에 형제는 이렇게 격려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하지 않나? 자넨 아직 젊네. 굳은 의지를 가지고 개과천선(改過遷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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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고(推敲)

    ▶ 한자풀이推:밀 퇴敲:두드릴 고원래는 미는 것과 두드리는 것이란 뜻으로글을 지을 때 문장을 가다듬는 것을 이름-당나라 가도의 시당나라의 유명한 시인인 한유(768~824)가 경조윤이란 벼슬을 지낼 때의 일이다. 가도(779~843)라는 시인이 장안 거리를 거닐면서 한참 시 짓기에 골몰하고 있었다. 초안의 내용은 이랬다.이웃이 드물어 한적한 집(閑居隣竝少)풀이 자란 좁은 길은 거친 뜰로 이어져 있다(草徑入荒園)새는 연못가 나무 위에서 잠들고(鳥宿池邊樹)스님은 달 아래 문을 두드리네(僧敲月下門)그런데 결구(結句)를 밀다(推)로 해야 할지, 두드리다(敲)로 해야 할지 고민하다 자신을 향해 오는 고관의 행차와 부딪쳤다. 바로 한유의 행차였다. 하인들의 호통에 깜짝 놀란 가도가 고개를 들어 사죄하자 한유가 물었다. “어찌된 연유인고?” 가도가 길을 막게 된 자초지종을 말했다. 한유는 그를 나무라기는커녕 시를 다시 한번 읊어보라고 한 뒤 말했다. “내 생각에는 ‘두드리네(敲)’가 좋을 듯하군” 하며 그를 불러 시를 논한 뒤 둘은 더없는 시우(詩友)가 됐다.이 고사에서 연유해 퇴고(推敲)는 문장을 다듬는다는, 원문의 뜻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다. 개고(改稿) 고퇴(敲推) 윤문(潤文)도 같은 의미로 쓰인다.농단(壟斷)도 원문과 뜻이 다른 의미로 쓰이는 고사성어다. 원래는 ‘깎아지르듯이(斷) 높이 솟은 언덕(壟)’이란 뜻이지만 지위를 이용해 정보를 독점, 어떤 이익 등을 독차지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옛날 한 남자가 시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높은 언덕에 올라 시장 움직임을 두루 살핀 뒤 물건이 가장 잘 팔리는 좋은 자리를 잡아 큰 돈을 벌었다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