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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간편식의 급성장은 사회 변화상 반영하죠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2년 만에 두 배 커지며 올해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냉동간편식이나 라면을 빼고 즉석섭취 조리식품만 따진 규모다. 전반적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이렇게 급성장하는 산업은 별로 없다. HMR이 국내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HMR의 역사는 20세기 말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작성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간편식 시장’이란 보고서는 국내 HMR 시장을 지금까지 4세대로 구분하고 있다.이에 따르면 ‘간편식 1세대’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다. 1981년 오뚜기 3분카레, 이듬해 오뚜기 3분짜장이 등장하면서 오뚜기가 국내 즉석식품 시장을 주도했다. 15년 뒤인 1996년엔 CJ제일제당이 햇반을 내놓으면서 국내 즉석밥 시장도 태동했다. 2002년 농심의 햅쌀밥, 2004년 오뚜기의 맛있는 오뚜기밥, 2005년 동원의 센쿡 등이 즉석밥 시장에 참전했다. 즉석밥과 3분요리가 HMR 시장을 형성한 게 1세대다.‘2세대’는 2000년 초반부터 2013년까지다. 풀무원과 오뚜기가 냉장면과 냉장죽 등 냉장식품을 내놓은 때다. 동원이 ‘개성’이란 브랜드를 만들어 왕만두로 만두시장에 나왔고, 다른 식품회사들도 다양한 만두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만두 시장이 생겨났다. 보고서는 “2세대까지만 해도 식사라는 개념보다 별식이란 인식이 강했다”고 했다.‘3세대’와 ‘4세대’는 시기가 짧다. 3세대는 2013~2014년, 4세대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다. 3세대엔 컵밥 냉동볶음밥 국 탕 찌개 떡갈비 등 한식 반찬 등이 HMR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중국요리나 태국음식 등 해외 먹거리도 HMR로 출시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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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화·밀레니엄 세대 등장하며 건강식으로 진화 중

    가정간편식(HMR)은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 먼저 발달했다. 도시화와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 등이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HMR 시장 규모는 1573억달러(2016년 기준)다. 2021년에는 1891억달러로 5년간 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노인·편의점이 키우는 일본의 중식(中食)일본에서 HMR은 중식(中食·나카쇼쿠)이라고 불린다. 집에서 먹는 밥과 밖에서 먹는 밥의 중간이라는 뜻이다. 일본의 HMR 시장은 229억달러(약 24조5373억원) 규모다.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일본에서는 인구가 줄고 있지만 HMR 시장 전망은 밝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체 HMR의 판매량이 줄더라도 제품 한 개당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유통왕국’ 일본에서 HMR은 대부분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 팔린다. 두 채널에서 판매되는 비중이 전체 HMR 판매량의 약 80%에 달한다. 편의점은 원래 도시 직장인과 대학생 등을 위한 점포였으나 최근에는 중·장년층과 노인층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HMR의 주요 유통 경로가 됐다. 실버 세대가 대형 마트에 차를 타고 장을 보러 가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없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편의점이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HMR 중에서 성장이 빠른 제품군은 수프다. 씹지 않고 소화가 잘되는 데다 영양소도 갖추고 있어서다. 한 컵 용량의 수프에 아보카도 1개 분량의 비타민E를 담은 수프, 분말 스틱과 캔 수프 등 1인 가구와 실버 세대에 맞춘 혁신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결과 일본의 수프 시장은 지난해 2조원대에서 올해 3조원대로 커졌다. 씹기 편하고 소화가 잘 되도록 만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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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터키발(發) 금융위기… 신흥국으로 확산 조짐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달 하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흥국의 외환·금융위기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 정책으로 시중에 풀었던 자금 회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에선 외환위기의 도화선에 불이 붙었다는 분석이다. 이들 국가는 거둔 세금보다 많은 지출로 재정적자가 쌓인 데다 무역수지 적자까지 기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독재 포퓰리즘에 빠진 터키올 들어 터키 리라화는 달러화에 대비해 42%가량 하락했다. 터키는 최악의 외환위기를 맞은 아르헨티나와 함께 신흥국 위기의 진앙지로 지목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무모한 외교·경제정책이 주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터키 리라화 가치의 하락세는 지난달부터 급격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억류 중인 미국인 목사를 석방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요구를 일축하자 미국이 터키에 보복성 무역관세를 매긴 뒤다. 에르도안은 미국이 자국 내 소수민족 쿠르드족을 지원한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연초부터 환율이 뛴 것도 에르도안 대통령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장기 독재를 노리는 그는 작년 말부터 “금리를 올리면 국민 생활이 어려워지고 오히려 외화가 유출된다”며 금리 인상을 막았다. 외화가 빠져나가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제 인식에 대한 우려로 외국 자본이 줄줄이 이탈해 환율이 급등한 뒤에야 터키는 기준금리를 소폭 인상했다.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에 달러가 있다면 우리에겐 알라(신)가 있다”며 미국과의 갈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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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미는 '복지 포퓰리즘' 고질병… 자원 부국들 줄줄이 추락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남미 경제대국이 ‘국가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아르헨티나는 18년 만에 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 500억달러(약 56조원)를 받기로 했다. IMF 구제 금융은 외화가 부족해 외국에 진 빚을 갚을 수 없는 나라에 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다. 아르헨티나가 IMF 구제금융으로 연명할 수밖에 없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공무원 채용을 확대하는 등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책으로 정부 지출이 증가하면서 재정적자가 불어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대중적 반발에 부딪혀 제때 경제 체질을 개선하지 못한 것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국가부도’ 위험 커져지난 6월 아르헨티나는 향후 3년간 총 5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 지난달엔 IMF에 구제금융의 조기 집행을 요청했다. 그만큼 위기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3일 대(對) 국민 담화를 통해 “우리는 분수에 넘치게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세금으로 벌어들이는 것보다 큰 규모의 지출을 지속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수출용 곡물값 하락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지만 방만한 재정 운용이 위기를 부른 큰 요인이란 점을 자인한 것이다. 마크리 대통령은 정부 부처를 절반으로 줄여 공무원을 대폭 감축하겠다는 강도 높은 대책도 내놨다. 그러자 공무원들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연일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아르헨티나는 포퓰리즘 정책의 후유증으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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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日·EU 등 선진국들 인터넷은행 적극 육성

    지난해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은산분리 규제에 꽉 막혀 추가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금융 선진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은행을 허가해 적극 육성하고 있다. 규제 완화를 통해 산업 자본의 은행업 진출 기회는 열어놓되 대주주에 대해선 특혜성 대출을 차단하는 감독체계를 갖춘 게 선진국들의 공통된 특징이다.제조업체들이 인터넷은행 운영세계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인 시큐리티퍼스트네트워크뱅크(SFNB)는 1995년 10월 미국에서 설립됐다. 미국에선 비(非)은행 금융회사는 물론이고 산업 자본에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허용하고 있다. 1956년 제정된 미 은행지주회사법(BHCA)에 따르면 산업 자본(비금융 주력자)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보유 한도는 25%다. 우리나라의 4%와는 큰 차이가 있다.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해외 인터넷은행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시중은행 산하 자회사 형태로 시장에 진출했던 미국 인터넷전문은행들은 2000년대 초반 대부분 실패한 뒤 모회사 사업부로 흡수됐다. 지금은 대부분 제조업체와 비금융사가 인터넷은행을 이끌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제너럴모터스(GM) 등 대표 제조업체들도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대신 미국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규정 215조에 의거, 대주주를 포함한 일체의 내부자에게 특혜성 대출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내부자 남용(insider abuse)’으로 간주해 엄벌에 처하고 있다.EU에선 산업 자본의 은행 소유를 금지하는 법안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일반 기업이 은행 지분을 일정 비율 이상 취득할 때마다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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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은행 대기업 지분 제한에 묶여 원천적 한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민의 큰 호응과 함께 금융권 전체에 전에 없던 긴장과 경쟁을 불러일으켰지만 (금융시장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등장하면서 기존 은행들이 모바일뱅킹 대출을 활성화하는 등 온라인 시장이 확대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존 금융시장에서 소비자를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서면서다. 하지만 은산분리 규제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이 한계에 부닥쳤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혁신 막은 규제 ‘붉은 깃발법’문 대통령은 같은 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9세기 영국의 ‘붉은 깃발법’을 예로 들었다. 영국 의회는 19세기 후반 증기자동차에 운전수, 증기엔진의 물을 끓이는 기관원, 그리고 기수 등 세 명이 탑승하도록 조례를 만들었다. 기수는 자동차 앞에서 걸어가며 붉은 깃발을 흔들어 자동차가 접근한다는 것을 알리는 동시에 자동차 속도를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영국이 이 같은 규제를 도입한 것은 자동차산업에 일자리를 뺏길 것을 두려워한 마부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영국이 이런 ‘붉은 깃발법’으로 규제를 유지하는 동안 독일, 미국, 프랑스 등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발명했다. 영국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주변국에 뺏기게 된 계기가 됐다.문 대통령이 붉은 깃발법을 예로 든 것도 은산분리 규제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을 저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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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불평등 확대·고용쇼크… "소득주도성장론 안 통한다" 비판

    지난 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60분의 1 토막 났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이란 지적이 많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바꾸지 않고 오히려 더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고용이 좋아지고 있다고?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영상축사에서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업자 수와 고용률, 상용근로자 증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증가 등 전체적으로 보면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다음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득주도성장의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언급한 지표 중 상당수는 개선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됐고 일부는 팩트가 잘못된 것도 있다.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게 대표적이다. 취업자 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권에 있던 2010년 1월 감소한 적이 있지만 그 이후에는 단 한 번도 감소하지 않고 계속 늘었다. 단지 취업자가 늘었다는 걸 ‘경제가 좋아졌다’는 근거로 들 수 없다는 얘기다.전문가들은 취업자 수가 늘었냐 줄었냐가 아니라 얼마나 늘었는지를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현 정부 들어 급격히 줄고 있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월평균 31만7000명(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지만 올해 2월부터 10만 명대로 주저앉은 뒤 7월엔 5000명으로 대폭 축소됐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취업자 수는 긍정 지표가 아니라 오히려 ‘이상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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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 오히려 줄어… 저소득·고소득층간 소득격차도 더 커져

    경제성장의 ‘과실’을 모두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분배’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문재인 정부에서 오히려 소득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소득은 갈수록 감소하는 반면 고소득층의 소득은 늘고 있는 탓이다.저소득층 소득 줄고, 고소득층은 늘어지난 23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보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53만1000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4.2% 늘었다. 말 그대로 평균 소득이 늘었을 뿐 가구별로 뜯어보면 상황이 달라진다.통계청은 소득이 고르게 늘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소득 수준별로 소득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도 따져본다. 소득이 가장 낮은 하위 20%(1분위)부터 20%포인트 단위로 끊어 소득이 가장 많은 상위 20%(5분위)까지 나눠 살펴보는 것이다.그 결과 최하위층인 소득 1분위의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132만4900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오히려 7.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2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280만200원으로 역시 지난해 2분기보다 2.1% 줄었다. 중산층이 포함된 소득 3분위도 마찬가지였다. 소득 3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394만23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반면 형편이 좋은 소득 4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544만4200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4.9% 늘었다. 최상위층인 5분위의 경우 증가폭이 더 컸다. 5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913만4900원으로 같은 기간 10.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요약하면 형편이 어려운 가구의 소득은 더 줄고, 잘사는 가구의 소득은 더 늘어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저소득층 근로·사업소득 모두 줄어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저소득층의 소득이 감소한 것은 회사에서 일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