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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고 나면 오르는 물가…내 용돈으로 뭘 사먹지?

    햄버거, 빵, 치킨, 라면, 김밥, 휘발유, LPG, 등유, 식용유, 전기….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들의 목록입니다. 모든 품목을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어서 10개만 앞세웠습니다. 우리가 먹고 입고 쓰는 거의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즉 물가(物價)가 무섭게 올랐다고 보면 맞습니다. 밖에서 먹는 외식(外食) 물가는 24년 만에 가장 많이 상승했습니다. 생선회, 갈비탕, 짜장면, 짬뽕, 김밥, 치킨, 라면, 떡볶이 가격은 최소 8% 이상 급등했습니다. 월별 물가 상승률이 작년 10월부터 3%대를 이어왔고 지난 3월 4%대를 뚫은 추세를 감안하면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나쁜 인플레이션’ 국면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어요. 지속적인 물가 폭등은 사회적 불만을 높입니다. 임금은 오르지 않는데 모든 것의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생활이 팍팍해지죠.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으면 불만 압력은 높아집니다.전문가들은 두 가지 원인 때문이라고 합니다. 국내적으로는 돈이 너무 많이 풀려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것이고,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이 모든 물가의 근원인 원유(原油) 가격을 폭등시켰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용돈의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물가를 공부해봅시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 햄버거도 치킨도, "안 오른 게 없네"…도대체 물가는 왜 오르는 거죠?

    “물가가 많이 올랐어요?”지금 당장 부모님께 물어보세요.그럼 부모님은 이렇게 대답해줄 겁니다.“신문, 방송도 안 보니? 다 올랐다 얘! 10만원 들고 나가도 살 게 없다.”물가 오름세가 심각합니다. “물가에 내놓은 애 같다”는 말이 있다지만 지금 물가가 딱 그런 상황입니다. 물가에 내놓은 애처럼 물가가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경고음이 울립니다. 안 오른 게 없고,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분석이 많다는 것입니다.지난 3월 소비자물가를 살펴볼까요? 작년 3월보다 4.1%나 올랐습니다. 통계청은 10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고 했습니다. 작년 10월 3.2%, 11월 3.8%, 12월 3.7%, 올 1월 3.6%, 2월 3.7%, 이렇게 5개월 연속 3%대 상승을 넘어 4%대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합니다.밖에 나가서 사 먹는 외식 물가는 24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작년 3월보다 6.6% 올랐다는 겁니다. 6.6%가 작아 보이나요? 한 품목이 아닙니다. 통계청이 외식 품목으로 꼽는 39개의 가격이 전부 올랐고, 오른 가격의 가중치 계산값이 6.6%라는 겁니다. 품목에 따라 조금 오른 것도,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있다는 뜻입니다.품목별 오름폭을 한 번 더 봅시다. 수입 소고기 27.7%, 돼지고기 9.4%, 갈비탕 11.7%, 설렁탕 8.1%, 햄버거 10.4%, 짜장면 9.1%, 짬뽕 8.3%, 생선회 10.0%, 김밥 8.7%, 치킨 8.3%, 라면 8.2%, 떡볶이 8.0%입니다. 여러분도 햄버거, 짜장면, 김밥, 치킨을 사 먹을 때 느꼈을 겁니다. 500원, 1000원, 1500원씩 올랐다는 것을요.다른 품목도 마찬가지입니다. 밀가루가 14% 올랐고, 밀가루를 쓰는 빵도 9.0%나 뛰었습니다. 식용유값은 무려 21%나 튀었습니다. 파, 양파 가격이

  • 물가 상승 → 임금 인상 → 일자리 감소…인플레이션에 빠지면 '악순환' 생겨요

    Inflation is now, incontestably, the leading issue for the electorate, and voters are giving the Biden administration low marks for handling it. This is a political crisis for Democrats, who are battling to retain their House and Senate majorities in highly unfavorable circumstances.위 영문은 최근 미국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칼럼의 한 대목입니다. 이 글을 읽어보면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 즉 인플레이션이 미국 정치에서 가장 핫한 이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잘못 대처할 경우 집권당이 의회 다수 석을 잃을 수 있고,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겁니다.그렇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집권당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제 현상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자동차에 기름을 넣을 때, 각 가정이 장을 볼 때 금세 느껴지는 것이어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지 못하는 정권은 큰 타격을 받게 되죠.우리나라 물가, 인플레이션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모든 것의 가격이 오르면 노동계가 침착하기 힘듭니다. 월급은 동일한데 물가만 상승하면 앉아서 월급을 깎인 듯한 느낌이 생깁니다. 월 500만원을 받는 사람이 생활비로 300만원을 썼는데 380만원을 써야 한다면 80만원이나 손해 보는 셈인 거죠. 그럼 노동계는 월 80만원, 연간 960만원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게 됩니다. 임금 투쟁은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답니다.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를 들어주면, 기업들은 비용 증가를 감내해야 합니다. 비용 상승은 가격 인상을 연쇄적으로 부를 겁니다. 인상분을 생산성 향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생산성 향상이 단기적으로 이뤄지긴 어렵죠. 기업들은 그렇다고 물건 가격을 단번에 올리진 못합니다. 상대는 소비자니까요. 시장에

  • 커버스토리

    잘사는 나라에는 '선택할 자유'가 있다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라는 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경제 서적을 잘 읽지 않는 한국 독서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죠. 《선택할 자유》는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1912~2006)이 펴낸 책이랍니다. 40년도 더 된 책이죠.《선택할 자유》가 왜 뒤늦게 필독서 목록에 오른 걸까요? 윤석열 당선인이 지난 대통령선거 때 이 책을 읽고 자유시장경제 신봉자가 됐다고 말한 게 결정적 이유입니다. 책이 언론에 보도되자 정부 부처 공무원과 기업인들이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취할 경제정책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거지요.프리드먼은 이 책에서 자유시장경제가 비록 완벽하지 않지만 다른 어떤 경제 시스템보다 낫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정부의 개입·규제보다 개인·기업·시장의 ‘선택할 자유’를 충분히 보장해주는 나라일수록 잘산다고 설명합니다. 1장부터 10장까지 재미있는 사례가 많이 제시돼 있습니다. 상경계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은 물론 앞으로 사회생활을 해나갈 누구나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경제를 읽는 여러분의 시각을 넓혀줄 겁니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 커버스토리

    정부가 간섭할수록 경제는 망가져요 자유시장경제가 '부자 나라' 만든다

    만약에 어떤 상점 주인이 고객에게 다른 상점보다 질이 좋지 않고 값이 비싼 상품을 판매한다면 고객들은 그 상점을 이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동시에 그 상점 주인이 고객의 욕구를 충족지 못하는 상품을 판매한다면 고객은 그 상품들을 구입할 리 없을 것이다. 따라서 상인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소비자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고 그들에게 환심을 살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해서 거래하기 마련이다. 소비자가 어떤 상점에 들어갔을 때, 물건을 사야 한다고 강요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소비자는 자유롭게 사고 싶으면 사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상점으로 갈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시장과 정부 관청의 차이점이다. 소비자는 선택할 자유가 있다. 경찰이라도 여러분의 지갑에서 돈을 꺼내어 여러분이 원하지도 않는 물건값을 치르게 하거나 원하지도 않는 일을 하게 할 수도 없다.《선택할 자유》 중 한 대목“학생은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읽어본 적이 있나요?”“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선거에서 읽었다고 해서 주목받은 책입니다. 중고 책방에서 구해 읽어봤습니다.”2023학년도 대학입시 인터뷰에서 나올 수 있는 상황 설정입니다. 주요 대학은 수시 원서에 수험생들이 재미있게 읽은 책 목록을 써넣도록 하는데요. 올해 상경계열 입시에서 이 책이 많이 거론될 듯합니다.이 책은 1970년대 미국에서 방영된 TV 다큐멘터리 시리즈 10편을 엮어낸 기획 출판물입니다. 시리즈 사회자는 물론 저자인 밀턴 프리드먼(1912~2006)이었죠. TV 시리즈 제목 역시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였습니다. 한때 우리말로 ‘선택의 자유’라고 번역됐으나 최근 자유기업원이

  • 커버스토리

    '선택과 자유' 는 공짜가 아니죠! 개인들에게 '책임'이 따릅니다

    ‘선택할 자유’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오한 경제사상과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단어 수는 ‘선택할’과 ‘자유’ 두 개뿐이지만 그것이 합해진 ‘선택할 자유’는 인류 문명 진보의 한 역사를 압축합니다.‘선택할 자유’에 등장하는 선택과 자유는 비교적 최근에 확립된 개념입니다. 이것을 알기 전 우리는 개인의 탄생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선택과 자유의 주체가 바로 개인이기 때문인데요. 여러분도 잘 알겠지만 사람들은 오랫동안 왕, 황제, 교황이라는 권력 아래에서 신음했습니다. 권력이 시키는 대로 밭을 갈아야 했고, 전쟁에 나가야 했고, 세금을 내야 했습니다. 대다수가 노비, 노예, 농노, 신민이었을 뿐,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고 책임지는 개인이 아니었습니다. 왕족, 귀족, 성직자라는 신분 제도는 근대인의 등장을 막았더랍니다.가장 억울했던 점은 무엇을 생산하든 생산물은 개인이 아니라 ‘주인’ 소유였다는 것입니다. 만민을 위한 ‘사유재산권(self-ownership)’ 개념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생산물은 물론이고 자기 몸도 자신의 것이 아니었습니다.17세기에 이르러 중대 변화가 나타납니다. 영국 명예혁명은 근대인인 개인의 성립을 알렸습니다. 왕권과 의회가 맞붙어 싸운 권력 투쟁의 결과물이었습니다. 왕은 의회의 동의 없이 재산권(세금)을 침해하지 못하며, 왕과 종교재판소의 변덕이 아니라 독립된 재판관이 인신 구속권을 갖도록 했습니다. 영국 왕 제임스 1세와 찰스 1세는 개인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희생돼야 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존 로크(1632~1704)는 이렇게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모든 사람은 자기 몸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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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수입 연 1조 시대, 한국인의 '커피 칸타타'

    우리나라는 김밥 천국? 아닙니다. 커피 천국? 맞습니다. 대한민국은 커피 공화국입니다. 커피 전문점이 없는 길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PC방보다 커피 전문점이 더 많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커피 향에 빠지기 시작하면, ‘커피 공화국’은 지금보다 더 커질지도 모릅니다. 아침을 깨우기 위해 에스프레소 한 잔, 친구와 만나서 카페라테 한 잔, 책을 읽으면서 카푸치노 한 잔, 폭염 속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한국만큼 커피산업과 문화가 빠르게 성장한 나라도 드뭅니다. 2001년 한국의 커피 수입액은 7225만달러였습니다. 지난해 수입액은 9억1648만달러(약 1조488억원)를 기록했습니다. 처음으로 ‘커피 수입 1조원 시대’가 되었습니다. 20년 만에 12.7배로 커진 겁니다.커피는 에티오피아를 떠나 세계로 번지면서 하나의 문화를 형성했습니다. 사상가들이 카페에서 만나 토론을 펼쳤고, 지식과 정보가 교환됐습니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가 ‘커피 칸타타’에서 천 번의 키스보다 달콤하다고 한 커피. 어둠처럼 검고 재즈 선율처럼 따뜻하다고 한 커피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 커버스토리

    365일 동안 353잔 커피 마시는 한국인, 전문점만 8만여개…편의점보다 많아요

    우리나라 커피 시장은 지난 20년 동안 얼마나 커졌을까요? 관세청 통계 자료는 우리에게 명확한 답을 알려줍니다. 맨 먼저 볼 숫자는 한국의 연간 커피 수입액입니다.2021년 수입액은 9억1648억달러(약 1조488억원)를 기록했습니다. 2001년 수입액 7225만달러보다 무려 12.7배로 늘었습니다. 숫자는 커피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었음을 잘 보여줍니다. 2005년 1억4000만달러, 2010년 3억7000만달러, 2015년 5억4000만달러, 2020년 7억3000만달러. 대한제국 고종황제가 커피를 ‘양탕국’이라고 부른 이후 처음으로 ‘커피 수입액 1조원 시대’가 된 겁니다.한국과 커피 교역을 하는 나라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브라질, 베트남,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미국, 온두라스, 페루 등을 포함해 수십 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로 수출하는 양(t)을 기준으로 1~7위를 차지하는 나라들입니다. 수입액으로 계산하면 순위는 달라집니다. 스위스, 콜롬비아, 브라질, 미국, 에티오피아, 베트남 등의 순입니다. 대규모 커피 재배가 어려운 스위스와 미국이 상위에 포진한 것은 두 나라가 커피 원두를 원산지에서 대규모로 들여와 가공한 뒤 재수출하는 전략을 쓰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원유(crude oil)를 전량 수입한 뒤 고급유(油)로 정제해 재수출하는 전략과 같은 거죠. 아, 우리나라도 커피 수출국이긴 합니다. 봉지 커피 혹은 커피믹스로 알려진 인스턴트 커피를 우리도 수출합니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간단하게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이 커피는 한국의 발명품이랍니다.커피산업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국세청 통계가 있는데요. 바로 커피 전문점 개수입니다. 국세청이 낸 ‘100대 생활업종 통계’에 따르면 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