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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암호화폐! 너는 뭐 하는 종(種)이니?

    암호화폐는 말 그대로 화폐인가, 아니면 잘 설계된 금융상품인가? 2009년 비트코인이 새로운 화폐 종(種)으로 지구에 출현한 이후 이 질문은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한사코 화폐라고 부르지만, 다른 이들은 한낱 금융투기 상품일 뿐이라고 말합니다.‘암호화폐의 조상’ 격인 비트코인의 성격이 무엇이든 그것의 번식력은 왕성했습니다. 많은 변종을 낳았으니까요. 이더리움, 리플, 퀀텀, 아이오타, 라이트코인, 도지, 테라, 루나, 테더…. 세계 암호화폐 생태계에 등장한 코인이 1200만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모든 것이 컴퓨터망으로 연결되는 디지털 세상에서 암호화폐는 ‘변이-확산-선택’이라는 진화 과정을 거쳐 현재의 지배종인 법정화폐를 밀어낼 수 있을까요?최근 발생한 ‘테라·루나 사태’는 암호화폐 생태계에 충격파를 던졌습니다. 1주일 사이에 테러와 루나 코인 가격이 99.99% 떨어졌고 결국 멸종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테-루 멸종기’에 국내외 투자자의 재산 51조원이 사라졌다는군요. 한국의 암호화폐 시장은 부풀 대로 부풀어 있습니다. 투자 인구가 550만 명에 달하고 이 중 300만 명이 2030 젊은 층이라고 합니다. 암호같이 복잡한 그 생태계로 한번 들어가 봅시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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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자산이 뭐예요, 안전자산이 뭐예요

    여기 투자자 2명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위험한 자산에 올인하는 스타일입니다. ‘한 방’이 터진다면, 그는 큰돈을 법니다. 다른 한 사람은 안전자산을 선호합니다. 현금을 은행에 넣어 놓고 이자만 또박또박 받는 타입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투자자인가요? 물론 세상에는 이런 타입의 투자자만 있는 건 아닙니다. 두 사람 사이에 정말 다양한 성향을 가진 투자자가 많지요.어떤 것이 위험자산, 안전자산일까요? 현금, 주식, 부동산, 채권, 금, 달러, 유로화, 엔화, 코인…. 참고로 자산은 경제적 가치가 있는, 화폐로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말합니다. 현금은 정말 안전자산일까요? 주식과 부동산은 어떻습니까? 금, 달러, 유로화, 엔화는 어디에 속할까요? 어떤 학생은 이렇게 말할지 모릅니다. “절대적인 안전자산은 없다.” 경제를 공부한 학생이라면 “블랙 스완은 언제든지 날아들기 때문에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멋지게 표현할 겁니다.모두 일리 있는 지적입니다. 경제가 어떤 상황에 처하느냐에 따라 위험과 안전의 기준과 정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할 때 주의 깊게 봐야 할 지표들, 경제 환경, 위험·안전자산의 종류 등에 대해 알아봅시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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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동성 큰 암호화폐보다 금이 더 안전자산…아파트 잘못 사면 '하우스 푸어' 되기도

    여러분은 어떤 투자 성향을 지녔나요? 위험자산 투자형인가요, 아니면 안전자산 투자형인가요?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은 자신의 투자원칙이 두 개라고 했어요. 제1원칙은 돈을 잃지 않는 것이고 제2원칙은 제1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돈을 잃지 않는다? 그 뜻은 아마도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말일 겁니다. 그러나 투자의 세계에서 돈을 벌기만 하지는 못합니다. 변동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죠.현금은 안전자산일까요? 자산은 경제적으로 가치가 있는, 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현금은 변동성이 작은 안전자산에 속하긴 하지만, 완전한 안전자산은 아닙니다. 물가가 급하게 오르면 현금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A는 5억원의 현금을 은행에 넣어 두었고, B씨는 5억원으로 아파트를 샀습니다. 2년간 인플레이션이 극심해 5억원 하던 아파트 가격이 10억원으로 올랐습니다. A씨는 이자를 조금 받았겠지만 이제 5억원을 주고 아파트를 살 수 없습니다. 베네수엘라 화폐처럼 돈이 휴지조각이 될 때도 있죠.반대로 현금을 쥐고 있는 게 유리할 때도 있습니다. 돈을 빌려 집을 샀는데, 대출금 이자율이 급등하고 집 거래가 뚝 끊겨 집값이 폭락한다면요. 매월 이자 내느라 허덕이는 ‘하우스 푸어(house poor)’가 되는 거죠. 경제 상황에 따라 현금과 부동산의 얼굴이 바뀐다고 보면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오르내리는 가격 변동폭이 크다는 점에서 부동산은 현금보다 위험한 자산입니다.금(gold)은 어떨까요? 금은 인류의 영원한 안전자산으로 통합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세계에 있는 채굴된 금(매장분 제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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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가 지능순이라면 뉴턴은 왜 실패했을까? '블랙 스완' 날아들지만, 거시지표 잘 봐야죠

    경제는 복잡합니다. 완전한 질서나 무질서 상태가 아닌 묘한 세계죠. 확실성, 위험, 불확실성이 마구 섞여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 수많은 기업, 수많은 나라, 수많은 생산요소, 수많은 욕망, 수많은 필요가 엮여 있으니 말이죠.이런 복잡계에서 투자한다? 쉽지 않을 겁니다. 생각하고 이해하고 분석하고 결정하려면 머리가 제법 아프죠. 수많은 변수를 알아내는 휴리스틱(heuristic), 즉 ‘발견법’은 우리 눈앞에 쉽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때론 어림짐작 혹은 직관으로, 때론 패턴 이해와 분석과 확률로, 때론 칠면조(추수감사절에 요리되는 걸 모르고 먹이를 기다리는)처럼 투자합니다.지식과 지능이 높은 사람이라고 투자를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투자 성공이 지능순이라면, 중력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이 주식 투자로 거의 전 재산을 날리진 않았겠지요? 투자할 때 잘 들여다봐야 할 거시 변수들을 정리해보죠.인플레이션, 경제 성장률, 금리, 실업률, 무역, 통화정책, 정부 성향을 핵심 변수로 살펴야 합니다. 이런 지표들은 1주일이나 한 달 만에 훅훅 바뀌는 게 아니어서 이해하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정부 발표, 신문·방송의 보도, 유튜브 전문가의 해설을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 현상을 말합니다. 물가가 계속 상승한다는 말은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죠.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요. 가장 큰 원인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많이 푸는 데 있습니다. 돈이 많이 풀려 흔해지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죠. 갑자기 공급 물량이 부족할 때도 물가는 오르지만, 이것은 곧 해소될 겁니다. 마스크 공급이 부족했을 때 가격이 올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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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를 확보하라",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한국·대만 파운드리 격돌, 미·중은 투자 경쟁

    세계는 지금 반도체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반도체를 구하지 못하면, 돈 되는 제품을 만들어 팔기 어려운 게 요즘 글로벌 시장입니다. 화석연료를 동력원으로 쓰는 자동차는 물론이고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기업·개인용 컴퓨터, 모바일 휴대폰, 인공지능, 빅데이터, 센서, 로봇, 태양광, 자동화 생산라인, 드론, 첨단 무기, 우주산업 등 반도체가 들어가지 않는 영역이 없습니다. 이런 4차 산업혁명 구조에서 반도체를 제때 확보하지 못한다? 그런 나라는 성장을 포기하고 도태할 겁니다.미국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반도체 공급 차질과 물량 확보 실패로 자동차 생산이 제대로 안 됐습니다. 정계와 산업계에 난리가 난 거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반도체 강국인 한국과 대만 기업 담당자를 워싱턴으로 불러들였습니다. 미국에 먼저 반도체를 공급하고,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어달라는 거였죠. 바이든 대통령은 집무실인 백악관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흔들면서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일전에 반도체를 못에 비유했어요. “For want of a nail, the shoe was lost. For want of a shoe, the horse was lost. And it goes on and on until the kingdom was lost.” 해석해봅시다. “못이 부족하면 편자가 사라지고, 편자가 사라지면 말이 사라지고, 결국 왕국까지 소멸된다.” 반도체가 없으면 국가가 흔들린다는 의미입니다.미국은 반도체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520억달러(약 62조원) 지원법을 의회에 올려놓은 상태입니다. 미국은 세계 반도체 공급 물량의 75~78%를 생산하는 한국과 대만에만 의존하지 않고 궁극적으로 60%를 자체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

  • 반도체 인력부족 '비상'…학생 ! 반도체 배워봐요

    삼성전자가 서울대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조건이 파격적입니다. 입학생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고, 졸업 후 삼성전자 취업을 보장한다는 겁니다. 계약학과는 대학과 기업이 1 대 1로 합의해 5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건데요. 삼성전자만 의견을 낸 건 아니군요.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제안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습니다.기업들이 이런 제안을 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반도체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과 연구소들은 매년 1500명가량의 전문인력을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배출되는 반도체 관련 졸업생은 연간 650명에 불과하답니다.반도체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선진 국가들이 사활을 걸고 기술 경쟁을 벌이는 영역입니다. 최첨단 기술과 반도체 물량을 제때 확보하지 못한 국가의 경제, 안보, 미래는 어두워집니다. 중국이 170조원, 미국이 62조원을 반도체산업에 쏟아붓기로 한 이유죠. 반도체는 컴퓨터, 휴대폰, 자율주행차, 메타버스는 물론 우주와 국방산업을 좌우합니다. 2등 기술이 살아남기 어려운 곳 또한 반도체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반도체 강국이 되었는지, 인력 부족은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봅시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 반도체 만들 고급인력 없으면 국가 '흔들'…10년간 모자랄 반도체 인력 3만명 "어쩌나"

    줄리언 사이먼 교수는 그의 저서 《근본 자원(The Ultimate Resource)》에서 ‘사람이 근본 자원’이라고 했습니다. “세상의 발전을 가속시키는 기본 연료는 사람의 축적된 지적 능력이다. 반대로 발전을 가로막는 것 역시 사람의 상상력 부족이다. 어느 것이든 근본 자원은 사람이다. 기술이 있고, 활기가 넘치며, 희망에 찬 사람이 근본 자원이다.” 교육된 인력, 기술력을 갖춘 인력이 없는 나라는 천연자원을 많이 가졌더라도 발전할 수 없다는 말일 겁니다.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는 천연자원이 아니라 바로 ‘근본 자원’의 차이로 갈린다는 것이죠.근본 자원론이 가장 잘 들어맞는 곳 중 하나가 반도체 영역입니다. 최고급 인력과 최첨단 기술이 집약되는 분야가 바로 반도체입니다. 반도체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요즘 반도체 인력은 태부족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대만, 유럽연합(EU) 등 세계 주요 국가가 반도체 인력을 키우는 데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죠.우리나라의 반도체 인력 부족은 심각합니다. 향후 10년간 모자랄 것으로 예측되는 인력 규모가 3만 명입니다. 특히 석·박사급 고급 인력의 부족은 우려할 만합니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급 인력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반도체 계약학과를 대학과 합의해 설치했습니다. 계약학과는 5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학과인데요. 이곳에 입학하는 학생에게 기업들은 생활비와 학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졸업생에게 채용을 보장합니다.우리나라에는 현재 7개 대학에 계약학과가 설치돼 있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세대와 성균관대에 50명과 70명 규모의 계약학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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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 출범…정부·국가는 무엇인가?

    우리는 10일 새로운 정부를 가집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바뀌는 것이죠. 정부가 바뀐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우리나라 정부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5년마다 바뀝니다. 대통령 임기가 5년이기 때문이죠. 선거를 통해 대통령으로 선출된 자는 정부를 구성합니다. 그래야 국가를 통치할 수 있죠.궁금증이 또 생깁니다. 정부와 국가는 다른 것인가? 네, 다릅니다. 정부는 국가의 일을 하는 조직입니다. 국가는 개별 국민 주권의 집합체일 뿐 직접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정부라는 인적(人的) 조직이 일을 대신하죠. 정부는 정기적으로 바뀌지만, 국가는 그렇지 않습니다. 고려에서 조선, 대한민국으로 정체(政體)가 바뀌지 않는 한, 국가는 단일한 주권으로 지속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부에 반대할 수 있지만 국가를 부정하진 못합니다. 반(反)정부 시위와 반(反)국가 시위가 완전히 다른 이유죠.인류는 왜 정부를, 국가를 만들었을까요?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는 말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홉스, 로크, 루소는 개인과 사회의 안전을 위해 사회계약으로 국가를 세우고 정부를 만들었다고 했어요. 정부와 국가를 공부해 봅시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