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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기 여행지 물가는 바가지라고 부르고 246% 오른 상추가격은 받아들이는 이유

    <제시문 1>해양수산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전국 270개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22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바가지요금 등 성수기 해수욕장 준수사항 위반을 집중 점검·단속한다고 밝혔다. 해수부와 국민권익위원회 등이 지난 4년간 해수욕장 민원을 분석했더니 바가지요금 등과 관련한 민원이 327건이나 됐다.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엔 해수욕장에서 무허가 상행위, 해수욕장 이용 지장 초래 행위 등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이를 어기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린다.<제시문 2>가격 상승세는 상추와 깻잎 등 엽채류가 이끌고 있다. 상추 가격은 ㎏당 1만2433원으로 전주 평균 가격 대비 88.5% 상승했다. 전달보다는 246.0%, 전년 동월보다는 174.4% 급등했다. 이달 들어 7일까지 상추 평균 가격은 1만699원으로 집계됐다. 상추의 월평균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선 것 역시 10년 만에 처음이다. 깻잎 가격도 상추를 따라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당 7114원으로 전주 대비 69.9% 올랐다. 오이와 풋고추 가격은 전주보다 각각 70.1%, 60.8% 상승했다.<제시문 1>과 <제시문 2>는 가격을 주제로 다룬 신문 기사입니다. <제시문 1>은 성수기 때 나타나는 높은 해수욕장 비용을 바가지요금이라고 표현했고, 정부가 단속할 거라고 썼습니다. <제시문 2>는 상추와 깻잎 가격이 ‘바가지요금’에 버금갈 정도로 폭등했지만, 바가지라고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두 제시문을 읽고 가격에 대한 생각을 쓰라는 논술 문제가 나온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쓸 것인지요?우선 글을 쓸 포인트를 잡아야 합니다. <제시문 1>과 <제시문 2>가 다른 점을 지적해야 합니다. 1은 수요가 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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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물건 가격도 장소·시간 따라 달라지고 가격보다 친절 중시하는 소비자도 있어요

    가격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결정되는 과정은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있습니다. [1] 크리스마스카드크리스마스카드는 왜 12월 24일에 가장 비싸고 26일에 가장 쌀까요? 성탄절 하루 앞, 하루 뒤일 뿐인데 말이에요. 이브날인 24일 이런 불만이 제기된다고 해봅시다. “24일 크리스마스카드 가격을 규제해주세요. 너무 비싸요. 지나친 상술 아닙니까? 카드 제작 원가를 공개합시다.” 여러분이 이런 민원에 대응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면 어떤 설명을 할 수 있을까요?▷똑같은 카드지만 가격은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은 많이 존재합니다. 5월 8일 어버이날 전날 카네이션은 정말 비쌉니다. 9일에는 구매자가 확 줄어들고 가격도 급락합니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최종 가격만 오르는 게 아닙니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카네이션 도매가격도 들썩입니다. 메뚜기도 한철인 셈이죠. [2] A가게와 B가게똑같은 재화와 서비스가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A가게는 B가게 보다 조금 더 비싸게 팝니다. 소비자는 같은 재화, 같은 서비스인 것을 알고 있는데도 A가게 인기가 높습니다. 왜 그럴까요? 어떤 경우에 이럴 수 있을까요?▷A가게 주인은 B가게 주인보다 투자를 더 많이 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게를 더 아름답게, 시원하게, 고급스럽게 꾸미거나, 상냥한 어투와 전문지식을 가진 점원을 두거나, 고객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환불정책을 쓰거나 하는 것이죠. 이에 비해 B가게는 전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아마 적지 않은 고객이 A가게를 선호할 겁니다. A가게가 조금 더 비싸더라도 말이죠. [3] 시내와 외곽같은 식료품인데도 지역별로 차이가 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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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표면 70%가 물, 수구(水球) 아닌가요?…서울과 뉴욕은 댐·저수지·보 덕분에 돌아가죠

    우리가 사는 푸른 행성의 이름은 지구(地球)입니다. 한 학생이 반론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지구가 아니라 수구(水球) 아닙니까?” 옳은 질문일지 모릅니다. 지구의 70%가 물이니까요.물이 이렇게 많지만 인간 문명과 지구상의 생물에 없어선 안 될 담수(淡水: 염분이 없는 물)는 정말 적습니다. 지구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지구에 존재하는 물 중 2.5%만 담수입니다. 이것도 다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이 중 3분의 2가 얼음이나 빙하에 묶여 있습니다. 남은 3분의 1도 즉각 사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대부분은 암반층으로 덮인 지하대수층(수㎞ 지하에 고립된 호수) 아래 있어서 접근하기조차 어렵다고 합니다.그럼 이렇게 저렇게 갇혀 있지 않은 담수는 얼마나 될까요? 겨우 0.003%라고 합니다. 냉대 지역이나 토양 속 수분, 동식물의 몸속, 혹은 공기 중의 수증기 형태로 존재하는 것을 빼고 그렇습니다. 강과 개천, 시내에 존재하는 담수는 전체 물의 6만분의 1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계산했는지, 이것도 신기합니다.오래전부터 ‘정치’는 모든 계급에 물을 공평무사하게 공급하는 데 신경 썼습니다. 농토에 댈 물이 부족해지고, 저수지가 마르고, 땅이 갈라질 때 민심은 크게 흔들렸죠. 댐, 보, 저수지, 상수도, 정수 시설, 절수 기술 등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물의 보편 복지’는 어려웠을 겁니다. 댐, 보, 저수지를 없애자는 것은 깨끗한 물을 오로지 힘있는 자에게만 공급하자는 주장과 비슷합니다. 저소득 국민은 멀리서 물을 길어오거나 주변의 더러운 물을 먹어야 하죠.《물의 세계사》를 쓴 스티븐 솔로몬의 연구에 따르면 20세기가 끝날 무렵 인류는 약 4만5000개의 대형 댐을 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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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로도토스 "이집트 문명은 나일강의 선물"…세계 4대 문명·한강의 기적도 물 덕분이죠

    물은 생명을 낳았고 문명을 키웠습니다. 인류 역사상 농사를 시작한 문명은 물을 따라 나타났습니다. 세계 4대 문명을 보세요. 고대 이집트 문명은 아프리카를 종단하는 “나일강의 선물”이라고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말했지요.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 등장한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라는 쌍둥이강에서 일어났습니다. 메소포타미아라는 말 자체가 그리스어로 ‘강 사이의 땅’이라는 뜻이니 참 신기합니다. 인더스 문명 역시 물 문명이었습니다. 인더스강의 잦은 범람은 수리 시설을 끊임없이 자극해 발전시켰습니다. 이 문명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가 물 관리 실패 때문이었다는 설명이 있을 정도로 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문명이었습니다. 중국 문명은 거대한 물의 세계, 황허강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황허 문명이라는 것이죠. 고대 문명, 그러니까 기원전 수백, 수천 년 전에 나타난 거대 문명은 ‘물=문명’임을 역사적으로 증언하고 있는 거죠.이 등식은 훗날 등장하는 지중해 문명에도 적용됩니다. 영어로 표기되는 지중해(Mediterranean) 역시 그리스어로 ‘땅 사이의 바다’를 뜻합니다. 땅 사이에 놓인 바다를 지배한 것은 그리스와 로마였습니다. 지중해는 유럽 세계를 잇는 평평한 도로와도 같았습니다. 배를 띄우면 어디든 갈 수 있었죠. 이는 곧 지중해가 상업 중심로였다는 의미입니다. 자본과 물건, 사람이 오가는 바닷길을 장악하는 나라가 최강 국가가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습니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성장하면서 그리스 문명은 지중해의 ‘슈퍼 파워’가 됐습니다. 페르시아와 그리스 간 전쟁도 사실 해상패권을 둘러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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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콩·옥수수 생산 '뚝'…'식량 대란'은 오는가?

    ‘식량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전 세계가 식량 부족으로 재앙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외 언론들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상기온 탓에 밀, 옥수수, 콩 생산과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큰일이라고 보도했습니다.세계 식량 공급망에 이상이 생기면, 가난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고통을 받습니다. 잘사는 나라들은 비싼 값을 치러서라도 사 먹을 수 있지만, 못사는 나라들은 모자란 식량 탓에 대규모 기근을 겪을 수도 있답니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에 있는 저개발 국가들이 그런 나라입니다.식량 수급이 불안정한 상태에선 국제 원조도 잘 이뤄지지 않을 겁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 쌀독에 쌀이 차야 남을 도울 마음이 생기는 법이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세계는 밀, 옥수수, 콩, 쌀, 보리 같은 세계 5대 작물 부족 현상을 구조적으로 겪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일시적인, 단기적인 현상일까요? 식량 문제를 보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합니다. 크게 보면 “정치적 이유만 없다면 지구촌에 굶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란 시각과 “늘어나는 인구가 먹고살기 어려울 때가 온다”는 시각으로 나뉘어 있죠. 식량 이슈를 살펴봅시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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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식량보호주의에 묶인 밀·콩·옥수수…3억이 굶주리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죠

    “올해 대규모 굶주림 사태가 다수 발생할 위험이 있다.”(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된다면 3억 명이 기아에 직면할 수 있다.”(윤선희 세계식량계획 한국사무소장)“식량 문제 때문에 세계 빈곤율이 높아지고, 독재 정권이 더 억압적으로 변할 수 있다.”(베아타 야보르칙 유럽부흥개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하루 세끼 먹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가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적으로 불안하고 경제적으로 가난한 나라들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한 식량 부족과 굶주림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식량 문제가 최근 빠르게 악화한 이유는 세 가지 악재가 겹쳤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둘째는 이상 고온과 가뭄으로 인한 흉작, 셋째는 곡물 보호주의에 의한 공급망 위기입니다.첫째 이유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밀 공급망을 단번에 망쳐놓고 말았습니다. 러시아는 세계 밀 수출 1위 나라고 우크라이나는 2위입니다. 두 나라의 밀 수출량은 세계 전체 수출 물량의 3분의 1이나 된답니다. 이런 두 나라가 지난 2월부터 전쟁을 벌이고 있으니 밀 수출이 제대로 될 리 없는 거지요. 우크라이나는 흑해와 지중해를 잇는 남부 항구를 통해 밀을 수출해왔답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이곳을 점령한 뒤 수출 자체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 전쟁 중 농사조차 짓기 어려워져 올해 우크라이나의 밀 농사는 물 건너갔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는 씨앗만 뿌리면 밀이 쑥쑥 자랄 만큼 비옥한 토지를 자랑하는 나라인데 말이죠.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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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문제 해결 과정"이라고 카를 포퍼가 말했듯, 인류는 녹색혁명으로 '맬서스 함정' 해결했죠

    과학철학자 카를 포퍼(1902~1994)는 “삶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사는 동안 많은 문제에 직면하고 또 해결책을 찾으려 합니다. 문제를 해결할 때도 있고, 반대일 때도 있습니다. 그게 삶인 것이죠. 포퍼의 말은 참으로 음미할 만합니다.인류 문명도 그랬습니다. 인류는 인류 전체에 닥친 문제를 풀어가면서 진화해왔습니다. 식량은 가장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먹고사는 것보다 더 근원적인 게 있을까요? 영국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1766~1834)는 인류가 먹고사는 문제, 즉 식량 문제를 누구보다 깊이 고민한 학자였습니다. 그는 길을 걸으며 생각했습니다.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식량이 생산될 수 있을까?” 당시 영국에선 산업혁명으로 일자리와 소득이 증가하면서 인구도 급증했습니다. 먹고살기가 좋아지자 출산율이 높아진 겁니다.맬서스에게 ‘영국 사태’는 너무도 분명하게 보였습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1, 2, 4, 8, 16…)으로 증가하는데 식량은 산술급수적(1, 2, 3, 4, 5…)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인류는 결국 굶주림에 허덕일 것이다.” 그는 비관론을 묶어서 1798년 《인구론》을 썼습니다. 그는 인구를 줄이는 방법 하나를 제시했습니다. “빈민층을 대상으로 불임수술을 시키자.” 맬서스가 요즘 살았다면 ‘아웃’당했을 겁니다.그는 경제학으로 이 문제를 표현했습니다. ‘수확체감의 법칙.’ 수확체감은 ‘무엇인가를 생산할 때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 투입을 늘리면 총생산량은 증가하지만, 생산량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생산량 증가분 즉, 한계생산은 점차 줄어든다’는 걸 말합니다. 맬서스는 인구가 늘면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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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듯 모를 듯 기름값…세금이 그렇게 많아?

    자동차에 넣는 기름의 가격이 최근 견디기 힘들 정도로 올랐습니다. 휘발유와 경유의 전국 평균 가격이 L당 2100원으로 치솟았고 일부 주유소에선 2200원대까지 급등했어요. 사람들은 대체로 합리적이어서 기름값이 폭등하면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만, 불만은 휘발유처럼 타오르고 맙니다.기름값이 이 정도로 오르면 정부는 있는 대책, 없는 대책을 다 쏟아내야 합니다. “국제 원유(原油) 가격이 올라서 어쩔 수 없다”며 손놓고 있다간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십상이죠.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원유를 100% 수입하는 처지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해야겠지요.그래서 나온 대책이 기름에 붙는 유류세 인하입니다. 세금을 최대한 줄여서 가격 인하를 유도한다는 것이죠. 유류세 최대 인하폭은 37%. 지난 5월 1차로 30% 내렸다가 37%로 7%포인트 더 내리기로 했습니다.기름값을 구성하는 요소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기름에 붙는 세금 종류가 많은 데 우리는 놀랍니다. 또 주유소별로 가격이 다른 이유도 참으로 다양하다는 걸 배우게 됩니다. 핵심 에너지원인 원유 가격이 변하면 모든 것의 가격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기름의 세계로 미끄러져 들어가 봅시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